이수칠 명제한의원 원장
건선은 병변과 정상 피부와의 경계가 분명한 은백색의 인설로 덮여 있는 홍반이 특징인 고질적이며 재발률이 매우 높은 피부 질환이다. 발병한 사람들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평생 고통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유병률은 전 인구의 1~2% 내외일 것으로 추정된다.
건선은 증상 형태에 따라 판상, 물방울, 농포성, 홍피증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가장 흔한 형태인 판상 건선은 이름대로 넓은 판 모양으로 생겼다. 작은 물방울 건선이 생긴 후 점차 합쳐지며 판모양으로 발전하여 생기는 경우가 많고, 각질이 두껍고 심한 편이다. 호발 부위는 자극을 많이 받는 팔꿈치, 무릎, 엉덩이, 두피 등이며 대칭적으로 발생한다.
물방울 건선은 이름처럼 작은 물방울 같은 피부 발진이 전신에 급속히 퍼진 형태이다. 감기·편도선염 등과 같은 상기도 감염 후 유발되는 경우가 많아 호흡기와 면역계 강화 치료가 중요하며 방치하면 판상 건선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으니 선제적 치료가 필요하다.
농포성 건선은 급성 형태로서 손·발바닥에 농포가 나타나는 국소성 농포성 건선과 전신에 나타나는 전신성 농포성 건선이 있다. 드물게 발생하지만 전신성인 경우 오한, 고열, 권태감, 관절통 등의 전신증상이 심하다. 건선 홍피증은 전신 피부에 걸쳐서 홍반과 인설이 동반되어 나타나는데, 인설이 심하고 표피가 벗겨지는 경우를 박탈성 건선이라고 부르며 진물이 나고 피부가 선홍색으로 부으며 고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단백질 대사에 이상을 일으켜 심부전, 저단백혈증,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는 가장 난치이자 위험한 유형으로, 가려움증이 심하기도 하며 얼굴에도 나타날 수 있다.
건선의 원인은 크게 유전 또는 환경 요인으로 인한 세포성 과도면역이다. 건선은 유전 요인이 강한 편으로 부모 중 1명이 건선이 있으면 자녀 유병률은 14%, 부모 모두 건선이 있으면 자녀 유병률은 41%이며, 유전과 무관하게 환경 요인만으로 발병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환경 요인에는 스트레스, 물리적 손상, 일조량 저하, 술·담배, 나쁜 음식, 약물 중 스테로이드, 인도메타신 등 진통소염제, 베타차단제 등 혈압약, 리튬 등 정신과 약, 무좀약, 항말라리아제 등이 있다. 건선은 T세포에 의한 자가면역으로 유발되며, Th1과 Th2 사이에 균형을 이루는 면역 건강상태가 깨져서 Th1이 Th2보다 과다해지는 경우 발생한다. 이러한 면역 이상으로 건선관절염이 동반될 수 있고, 급성심근경색, 중풍 등 심혈관질환 유병률도 높아진다고 한다.
건선의 치료는 매우 중요하다. 양방은 면역억제제를 다용해왔는데 간·신독성이 심하다. 요즘에는 사이토카인억제제도 활용하는데 부작용은 별로 없으나, 이 두 가지는 공통적으로 세균·진균·바이러스 등 감염을 방어하지 못해 피부 감염뿐 아니라 결핵 등 감염 질환에 걸릴 위험성이 높아 암 면역을 떨어뜨려 암 위험성을 높인다.
건선의 바른 치료는 앞서 언급한 환경 요인을 제거하면서 면역계를 최적화하는 한의치료로 가능하다. 의료용 맞춤한약, 침, 약침 등으로 체내 온도·습도가 적절해지도록 하고, 진액·기운을 보충하는 동시에 생성·보존·분배하는 효율을 높이고 과도면역을 유발하는 노폐물·독소의 자발적 제거 능력을 키워주는 방향으로 인체 레벨을 향상해 나간다. 이럴 경우 소화기 조직이 튼튼하게 재생되고 배수력이 정상화돼 장누수증후군이 치료되고, 부신기능이 강화되어 필요한 만큼 스테로이드를 인체가 스스로 생산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또 세포성 면역이 정상화되어 건선이 안 나타나는 인체 레벨까지 도달할 수 있다. 이후에는 건선이 나타나는 인체 레벨 밑으로 안 떨어지도록 생활관리를 잘 하면서 주기적으로 치료 관리만 잘 해주면 된다. 심신을 괴롭히는 고질적 건선에서 어서 벗어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