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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증하는 성조숙증…한약치료 효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3-04-12 (수) 10:48 조회 : 259

김주현 웅진한의원 원장

성조숙증(性早熟症)은 또래 아이들보다 ‘2차 성징’이 일찍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여자 아이의 경우 8세 미만에, 남자 아이는 9세 미만에 사춘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성조숙증을 나타내는 아이들의 경우 처음에는 자신의 연령에 비해 키가 큰 경우가 많지만, 성장판이 일찍 닫히게 되어 결국에는 다른 아이들보다 키가 작아지게 된다. 또한 일생 중 에스트로겐과 테스토스테론 등의 ‘성 호르몬’에 노출되는 기간의 증가로 인해 유방암 자궁내막암 고환암 같은 성 호르몬과 관련된 암 발생률이 증가할 수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러한 성조숙증의 발병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추세인데 일반적으로 남자 아이보다 여자 아이에게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대부분의 환아들은 특발성 성조숙증으로, 뚜렷한 원인이 없다. 이에 따라 한방 치료가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다. 게다가 사춘기 지연 호르몬의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과 인위적인 치료에 대한 거부감으로 인해 한의원을 찾는 사례들도 많아지는 양상이다.

한의학에서는 성조숙증의 원인을 음양기혈(陰陽氣血)의 실조(失調)로 보았다. 허증(虛證)인 경우에는 신양부족(腎陽不足)을 원인으로 보고, 실증(實證)인 경우에는 간울기체(肝鬱氣滯)를 원인으로 보고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개개인의 체질과 발병 원인 등에 따라 다르게 치료하기도 한다. 비만 또한 성조숙증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지고 있다. 그래서 비만한 아이들은 비만의 원인을 잘 조절해 주거나 체중을 관리시켜 치료하기도 한다. 이처럼 특발성 성조숙증은 다른 성조숙증과 달리 먼저 진단·치료해야 할 다른 원인 질환이 없기 때문에 한방적인 진단 및 관리가 대안이 될 수 있다. 그 효과와 만족도 또한 매우 높다.

하지만 근래 여러 매체에서 한약이 성조숙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소아 한방 진료에 대해 부모님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 ‘인삼이나 당귀 같은 여성 호르몬과 유사한 성분이 함유돼 있는 약재들이 성조숙증을 오히려 악화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 것인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진성 성조숙증은 뇌에서 분비되는 성선 자극 호르몬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여성 호르몬을 외부로부터 섭취한다고 해서 성조숙증이 악화되지는 않는다. 또한 일반적인 용량으로 사용된다는 가정 아래 생체 내에서 인삼의 에스트로겐 유사 작용이 직접적인 영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근거는 아직까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일부 한약재는 특발성 성조숙증의 원인으로 생각되는 비만 및 비스페놀A 등 내분비계 장애 물질에 대해 유의미한 효과를 가져 성조숙증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있다.

하지만 인삼이나 기타 한약을 복용할 경우에는 적절한 용량과 복용 시기를 준수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한약 복용 전에는 전문가인 한의사나 한약사와의 상담으로 해당 한약의 복용 방법 및 용량 등에 대해 충분히 이해한 후 복용해야 한다. 적절한 용량과 용법을 잘 지켜 복용한다면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한방 치료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