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 2회 적당량 살코기 섭취해야 - 뽕잎·누에가루 등 효과 있지만 - 약제 동시복용 땐 부작용 우려
‘오징어 게임’에 당뇨발이 나온다. 주인공 기훈(이정재 분)은 ‘당뇨발’인 노모가 돈이 없어 치료를 못하자 다시 게임장으로 간다. 당뇨발은 당뇨병의 대표적 합병증이다. 당뇨 환자의 평생 당뇨발 발병 가능성은 약 15%로 높다. 상태가 심하면 발을 절단해야 할 수도 있다.
고령자에게 빈발하는 당뇨병은 국내 65세 이상의 유병률이 30%를 넘는 데다, 전체 진료 환자 수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인창대연요양병원에서 박순규 병원장이 입원 환자의 혈당을 측정기로 체크하고 있다.
당뇨병은 주로 고령층에서 빈발한다. 국내 65세 이상의 당뇨 유병률이 약 30%에 이른다. 더욱이 고령화 추세로 환자 수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인창대연요양병원 박순규 병원장(전 부산대병원장), 신하늬(가정의학과 전문의) 과장의 도움말로 당뇨병과 관련된 주요 사항에 대해 알아봤다.
우선 ‘인슐린을 한 번 맞으면 평생 맞아야 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체내에서 인슐린이 거의 생성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을 평생 맞아야 하는 것은 맞다. 그러나 한국인 당뇨병의 대부분인 제2형은 초기에 혈당 조절을 위해 인슐린을 이용했다가 혈당 조절이 잘 되면 인슐린을 언제든 중단할 수 있다.
당뇨 환자는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얘기도 반드시 그렇지 않다. 높은 콜레스테롤로 인한 합병증이 있으면 고기를 먹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 그러나 콜레스테롤 수치에 이상이 없으면 기름기를 제거한 살코기는 나쁘지 않다. 오히려 고기를 아예 안 먹으면 단백질 섭취가 부족해진다. 따라서 1주일에 1~2회 적당량의 살코기 섭취가 바람직하다. 뽕잎 누에가루 등의 자연식품들에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당뇨병 약제나 인슐린은 성분 함량이 일정해 체계적인 혈당 조절이 가능한데 비해 민간요법 식품은 성분 함량을 조절하기 어렵다. 게다가 약제와 동시 복용하면 부작용 우려가 있다.
박순규 병원장은 “당뇨병은 완치되는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당뇨가 있어도 잘 관리하면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 식습관 및 생활습관 개선과 운동요법, 체중 조절 등으로 먹던 약이나 인슐린을 중단하고 당뇨를 조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당뇨병에서 중요한 것은 역시 혈당 조절이다. 바람직한 목표는 식전 혈당 80~130㎎/㎗, 식후 2시간 혈당 180㎎/㎗ 미만, 당화혈색소 6.5% 미만이다. 이를 위해서는 섬유소 및 고품질 지방 섭취 늘리기, 순탄수화물 섭취 줄이기, 적절한 운동, 충분한 수분 섭취 및 수면, 스트레스 줄이기 등이 필요하다.
고혈당뿐만 아니라 저혈당도 큰 문제다. 이는 혈당이 70㎎/㎗ 이하로 낮은 것이다. 특히 50㎎/㎗ 밑으로 떨어지면 위험하다. 저혈당은 기운이 없거나 식은땀 창백 현기증 가슴 두근거림 두통 피로감 등이 흔한 증상으로 꼽힌다. 저혈당이 오래 지속되면 경련·발작뿐만 아니라 쇼크로 의식을 잃을 수 있다. 그럴 경우 즉시 응급실로 가서 포도당 공급 등의 조처를 해야 한다. 또 당뇨발이면 무리한 운동은 금물이다. 하루에 20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이 적당하다. 철저한 혈당 관리와 함께 발 상태를 자주 살펴야 한다. 굳은살을 손톱깎이로 자르면 안 되고 꽉 끼는 신발이나 양말도 좋지 않다.
박순규 병원장은 “과거 당뇨병은 성인병으로 불렸지만 지금은 생활습관병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건강한 식습관과 고혈압 및 고지혈증 관리, 정기적 건강검진, 적정 체중 유지 등이 중요하다”면서 “특히 유산소 운동은 혈당을 낮추고 적절한 근력운동은 혈당 조절능력을 높여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