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만 후 골반 이완 탓 ‘복압성’ - 나이 많거나 다른 치료 실패 땐 - 수술 시행… 환자 95% 재발 없어
여성 K(56) 씨는 5년 전부터 기침을 크게 하거나 줄넘기를 하면 요실금 현상이 나타났다. 1년 전부터는 계단이나 산에서 내려올 때도 요실금이 생겼다. 이 때문에 항상 패드를 착용하고 지내면서 스트레스가 컸다. 그런데 지인의 소개로 찾은 병원에서 ‘경폐쇄공 중부요도슬링’이란 수술을 받은 뒤로는 요실금이 말끔히 사라졌다. 그는 이렇게 간단히 해결되는 것을 왜 오랫동안 고생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나와서 속옷을 적시는 요실금으로 인해 생활에 고통을 받는 여성들이 꽤 많다. 정경우 스마일정경우비뇨의학과 원장이 진료실에서 중년 여성 환자와 상담하며 요실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생활하기 불편해도 겉으로 표현하기 힘든 질환이 요실금이다. 이는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나와 속옷을 적시게 되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연령이 높아질수록 빈도가 증가하고, 중년 여성의 절반 이상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분야에서 30여 년의 수술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 정경우 스마일정경우비뇨의학과 원장의 도움말로 그 원인과 종류,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중년 여성의 경우 절박성 요실금과 복압성(긴장성) 요실금이 대부분이다. 두 가지가 따로 생기거나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우선 절박성 요실금은 방광 내 신경이 예민해져 소변이 조금만 차도 배뇨감을 느끼고 참기가 힘들다. 심할 때에는 요절박과 동시에 혹은 직후에 소변이 나온다. 대부분 소변이 매우 급해서 빨리 화장실에 가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일쑤다. 그에 대한 1차적 치료에는 행동치료와 약물치료가 있다.
행동치료는 음식 조절 등의 요실금 예방법을 지키는 것이다. 약물치료에는 항무스카린제, 베타아드레날린작용제, 복합작용제, 삼환계항우울제가 주로 사용된다. 정경우 원장은 “만일 1차적 방법으로 낫지 않으면 체외자기장 자극법, 방광 내 보톡스주사법, 신경조절술 등으로 치료한다”면서 “체외자기장 자극법은 옷을 입은 채로 자기장 의자에 20분 정도 앉아 있으면 자기장이 골반 안에 흘러들어가는 것으로, 가장 간편한 치료법이다”고 말했다.
복압성 요실금은 골반근육이나 방광 경부의 힘이 약해져 기침이나 재채기, 줄넘기를 할 때 본인도 모르게 소변이 나오는 것이다. 분만 후 골반근육 약화와 골반 이완으로 방광 및 요도가 처지는 것이 주원인으로 꼽힌다. 가끔 요도괄약근 약화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복압성 요실금이 심하지 않은 젊은 여성이거나 물리치료에 적극적인 의욕을 가진 환자는 골반근육 강화 운동법, 전기자극 치료, 체외자기장 자극 치료법 등이 권장된다.
정경우 원장은 “요실금이 심하거나 나이가 많고 골반근육 수축 기능이 약한 여성, 장시간 자발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물리치료에 의욕이 없거나 다른 치료에 실패한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하게 된다”면서 “과거 수술법은 수술 이후에도 요실금 재발이 잘 일어났다. 그러나 요즈음은 ‘중부요도슬링’이란 수술을 주로 시행하는데, 수술 후 95%의 환자에서 재발이 생기지 않을 만큼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중부요도슬링의 대표적 수술법에는 긴장완화질강테이프수술(TVT), 경폐쇄공 중부요도슬링(TOT), 단일절개슬링수술(mini-sling)이 있다.
초기에 개발된 TVT는 치골 후부로 접근해 테이프를 중부요도에 걸어주기 때문에 일시적 혹은 영구적 요폐, 동통, 요로감염, 새로 발생한 요절박, 방광 손상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TOT는 폐쇄공으로 테이프를 통과시켜 중부요도에 걸어주기 때문에 그런 합병증을 크게 줄일 수 있고, 방광 손상 위험이 없는 등 여러 장점이 있다. 또 국소마취 후 20여 분이면 수술이 가능하다. 단일절개슬링 수술은 질내 한 곳에 절개를 하고, 수술 후 외부 상처가 없는 것이 장점이다. 반면 완치율이 다소 떨어지고 재수술의 빈도가 높은 편이다.
정경우 원장은 “요실금 수술과 함께 질전벽협축술, 음핵포피 제거술(여성 포경수술) 등을 시행하면 성 기능 증진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 “이런 수술은 고난이도의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뇨기계 해부 지식에 정통한 전문의의 시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구시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