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온 하락·체중 증가·변비 등 - 증상 있을 땐 전문의 상담 필요 - 혈액검사로 간단히 진단 가능 - 요오드 성분 과다 섭취 요주의
추위를 아주 많이 타는 주부 A 씨. 지난 연말부터 식욕이 뚝 떨어져 밥을 잘 못 먹는다. 게다가 평소보다 부어 보인다는 가족의 말에 신경이 쓰였지만 추위 때문이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런데 얼마전부터 감기몸살을 앓는 것처럼 몸이 무겁고 무기력해졌다. 감기약을 구입해 먹었지만 별다른 효과가 없었다. 이에 인근 병원을 찾은 그는 검사결과 갑상선 기능저하증 진단을 받고 현재 약물치료 중이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40~60대 여성에게 빈발하는 질환이다. 대동병원 내분비내과 조아라 과장이 이 질환으로 의심되는 중년 여성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갑상선 호르몬을 생성하는 내분비기관인 갑상선은 인체의 목 앞쪽에 있다. 갑상선호르몬은 우리 몸의 신진대사를 조절하는데 매우 중요한 호르몬이다. 에너지 대사를 통해 열을 발생시켜서 사람과 같은 정온동물의 체온 유지에 필수적 요소다.
또 뇌를 비롯한 신경계의 발달과 신체 성장에도 꼭 필요하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여러 원인 때문에 그런 호르몬이 잘 생성되지 않아 부족한 상태를 뜻한다.
대동병원 조아라(내분비내과) 과장은 이 질환에 대해 “갑상선 자체에 이상이 생긴 일차성과 뇌하수체 이상에 따른 이차성으로 나눠진다. 환자 대부분은 일차성이며, 그 중 70∼90%가 만성 자가면역성 갑상선염이다”고 설명한다.
가장 흔한 원인은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라 불리는 만성 갑상선염이다. 자가면역질환 중 하나로 갑상선에 만성적 염증이 반복되면서 조직이 파괴되고 기능 저하로 이어진다. 그 외 요오드 결핍 또는 과잉, 갑상선 호르몬 생산을 저해하는 약물 복용, 두경부암으로 경부방사선조사를 받은 경우, 과거 갑상선 기능항진증으로 방사성 요오드 치료를 받은 경우, 암 또는 결절로 갑상선 제거 수술을 받은 경우 등도 원인이 된다.
대표적 증상은 몸속 대사기능 저하로 체온이 떨어지고 추위를 심하게 타는 것이다. 또 입맛이 없는 반면 체중은 증가하고 몸속에 여러 물질이 축적되면서 얼굴이 붓거나 피부가 건조해진다. 개인에 따라서는 피로감 무기력감 무관심 등의 의욕 상실적인 모습을 보인다. 자율신경 둔화로 맥박 및 위장운동이 느려져 변비가 발생하기도 한다. 드물지만 정신활동이 느려지면서 기억력이 감퇴해 치매로 오해받는 경우도 있다. 갑상선 기능저하증은 결핍 정도 및 속도에 따라 증상이 나타나는데, 서서히 진행되는 것은 증상이 경미해 환자가 자각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 질환은 혈액검사를 통한 갑상선 호르몬 및 자극호르몬 수치 측정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갑상선조직의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초음파검사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부족한 갑상선 호르몬을 약물로 보충하는 약물치료가 진행된다. 내분비내과 전문의사의 진단에 따라 대사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용량을 조절해 일정 기간 복용한 뒤 혈액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다.
대동병원 조아라 과장은 “갑상선 기능저하증의 경우 겨울철에 감기와 비슷한 양상을 보여 감기로 오해하고 치료를 제때 못하는 사례가 상당수 있다”면서 “가족력이 있거나 다른 사람에 비해 추위를 많이 느끼고 자주 무기력해진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으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갑상선 기능 저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천일염 다시마 등 해조류에 풍부한 요오드 성분을 과다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영양제나 건강보조식품에도 과량의 요오드가 포함된 경우가 있기 대문에 성분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구시영 선임기자 ksyo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