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뒷목 뻣뻣하다 등까지 통증 뻗쳐 - 심해지면 수면 방해 두통 증상도 - 증상 의심 땐 전문의 진단 통해 - DNA주사·도수치료 등 받아야
직장인 A(35) 씨는 평소 양쪽 어깨와 팔이 저리거나 쑤시는 증상에 시달려 왔다. 여기에다 뒷목이 뻐근하고, 어떤 때는 두통까지 일어났다. 심하면 고개를 좌우로 돌리기도 힘들고, 고개가 마치 나무처럼 뻣뻣하게 굳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처음에 그는 단순히 어깨나 팔에 문제가 있는 정도로 여겼다. 그런데 증상과 불편이 갈수록 심해져 검진을 받아 보니, 원인은 목에 있었다. 일명 거북목(일자목) 증후군으로 진단된 것이다.
화인마취통증의학과의원 서면점의 이윤찬 원장이 환자의 목 근육과 인대, 후관절 등의 경추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거북목증후군은 중년층 환자가 주류를 이룬다. 잘못된 자세 및 동작으로 인한 요인이 장기간 축적되면서 골격의 변형까지 일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컴퓨터나 휴대폰 사용의 일상화 등으로 근래에는 10~30대 젊은층 환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추세다. 주로 앉아서 일하는 사무직의 대표적 직업병 중 하나로도 불린다. 관련 통계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국내에서 거북목증후군으로 진료받은 인원 수는 약 1061만 명에 이른다.
화인마취통증의학과의원 부산 서면점 이윤찬(전문의) 원장의 도움말로 거북목증후군의 원인과 증상,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사람은 누워서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 대부분 서 있거나 앉은 자세로 지내는 까닭에 목 척추는 항상 머리를 지탱해야 한다. 머리는 인체에서 가장 무거운 장기로, 그 무게중심이 앞으로 1㎝ 나갈 때마다 경추(목뼈)에는 2, 3㎏의 하중이 걸린다고 한다. 그만큼 목 근육에 부담을 주는 셈이다.
대체로 건강한 사람의 목뼈는 C자 형태를 이룬다. 자연스러운 곡선이 머리의 무게를 목뼈와 디스크 쪽으로 적절히 분배하는 구조다. 반면 거북목증후군은 목뼈 형태가 거북이 목처럼 ‘일자형’이거나 역C자로 변형된 것을 말한다. 이로 인해 머리 무게의 분배가 무너지면서 근육과 인대, 관절 등의 부위에 정상보다 많은 부하가 걸리고 목이 앞으로 나오게 된다. 스마트 기기를 자주 사용하고, 오랜 시간 모니터를 주시하는 습관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이윤찬 원장은 “양팔을 몸에 똑바로 붙이고 맨발로 서 있는 모습을 옆에서 봤을 때 귀와 어깨, 골반, 무릎 그리고 발목이 수직으로 일직선상에 있으면 정상이다. 그렇지 않고 목이 앞으로 전진해 있으면 거복목으로 진단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0년 이후에는 허리 쪽보다 오히려 목 환자가 더 많아진 것 같다. 특히 거북목증후군을 보이는 젊은층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거북목증후군은 목 척추의 변형을 지칭하는 것이나, 목 부위의 문제만이 아니라 등뼈의 과도한 굽어짐이나 둥근 어깨 자세와도 연관이 깊다. 발생 초기에는 목이 뻣뻣해지고, 시간이 지날수록 어깨와 등 쪽으로 통증 부위가 넓어진다. 증상이 더 악화하면 팔과 함께 손가락까지도 저리게 된다. 게다가 상부 경추는 인체의 균형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에 여기에 문제가 있으면 어지럼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한다.
만일 거북목증후군을 가볍게 여기거나 그대로 방치하면, 더 큰 화를 부르게 된다. 목 부위 등의 통증뿐만 아니라 두통을 유발할 수 있고 나이가 들수록 더욱 심해진다.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의 극심한 통증이 생길 수도 있다. 특히 목 디스크(추간판탈출증)와 경추협착증으로 이어질 우려도 높다. 따라서 거북목증후군이 의심되면 빨리 전문의를 찾아서 진단과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이윤찬 서면점 원장은 치료방법에 대해 “물리·약물 치료 외에도 경추후관절 인대를 강화해 주는 DNA주사, 신경을 풀어주는 주사, 전문치료사가 근육을 완화해 주는 도수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다. 하지만 생활습관 교정과 재활적 치료 병행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시영 선임기자 ksyo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