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선·CT·MRI 촬영 등 종합검사, 신경 손상 체크·전신체열검사 등 허리질환 발병률 낮추는데 효과
- 척추 근육 강화엔 바른 자세 중요 - 플랭크·브릿지 운동 등은 도움돼 - 디스크 등 초기엔 약물·물리치료 - 심하면 최소 절개 내시경 수술을
여성 A(77) 씨는 오랜 기간 허리·엉덩이 통증에 시달렸다. 이에 척추 검진을 받아 보니 초기 협착증으로 진단되었다. 하지만 그것으로 통증의 원인이 명확하지 않아 척추 기능검사를 추가로 받았다. 그 결과, 척추 주변 근육이 지방으로 변성되고 척추근력이 매우 낮은 상태로 나타났다. 결국,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의 약화가 통증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파악된 것이다.
허리 건강을 위해서는 평소 척추 근육 강화와 바른 자세 유지, 정기적 검진·관리가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사진은 척추 관절 분야 전문가인 손상규 박원욱병원 병원장이 환자의 척추근력 측정 및 운동용 장비(3D 센투어)를 통한 검진법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원욱병원 제공
의료진은 이를 토대로 다음과 같은 처방을 내렸다. 지팡이로 허리를 펴서 걷도록 하고, 척추근육 운동법을 따라하도록 했다. 소염진통제나 근이완제는 통증이 심할 때만 복용하고, 근육 생성에 필요한 단백질류의 음식을 많이 먹도록 권했다. 또 A 씨는 병원에서 정기적으로 바른 자세 및 척추운동에 대해 교육받았다. 그런 후 3개월까지는 통증에 큰 변화가 없었으나 4개월이 지나면서 호전되었고 6개월 후에는 통증이 없어졌다고 한다.
척추는 우리 몸의 기둥이다. 건물 기둥에 문제가 있으면 건물이 위험해지듯이, 척추에 생긴 질환은 통증과 불편을 초래하고 생활 전반에도 악영향을 준다. 척추·관절 분야 전문가인 손상규 박원욱병원 병원장은 A 씨의 경우를 한 사례로 들면서 허리 건강을 위한 정기적 검진과 관리의 중요성에 방점을 찍었다. 손 병원장으로부터 그와 관련한 얘기를 들어봤다.
일반적인 건강검진은 ‘내과’ 계열 검사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척추에도 정기 검진이 필요하다고 그는 강조한다. 척추는 죽을 때까지 체중을 짊어지고, 사람은 거의 모든 일을 허리 힘으로 한다는 점에서다. 감기 재발 방지를 위해서는 약 처방뿐 아니라 면역력을 높여주는 것이 근본적 치료이듯이 척추병도 마찬가지다. 자동차가 노후해 고장이 나면 고쳐서 사용하는 것처럼, 신체 노화는 어쩔 수 없지만 척추 관리를 잘하면 발병률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손 병원장은 설명한다.
그렇다면 척추 검진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흔히 촬영하는 X-선과 CT, MRI 등은 척추 구조를 검사하는 것이다. 그 외 척추신경 손상의 정도를 체크하는 신경전도검사나 전신체열검사, 척추근육의 근력 자체를 점검하고 신체의 바른 자세를 판별하는 것 등은 척추 기능검사로 불린다.
허리 건강을 위해서는 척추근육과 바른 자세가 핵심적 요소다. 허리의 힘은 뼈 주변 근육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또 허리를 제대로 펴서 체중에 대한 척추의 부담을 줄이고, 허리근력을 강화해 신체 기둥을 다잡아 줘야 한다. 특히 척추의 심부(코어) 근육인 횡경막, 복횡근, 다열근, 골반기저근 등에 대한 관리가 중요하다. 이를 단련하는 것으로는 플랭크 운동과 브릿지 운동이 꼽힌다. 또한 바른 자세는 이렇다. 허리를 세우고 배를 약간 앞으로 내밀면, 발바닥 앞쪽에 체중이 약간 더 실리고 정강이뼈 앞으로 약간 긴장감이 느껴지는 것이 본인 체형에 맞는 바른 자세다. 걸을 때도 그런 자세를 만들어 걷는 것이 좋다.
허리 통증이나 디스크 등의 치료를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초·중·말기에 따라 치료가 달라진다. 초기인 경우에는 통증을 줄이기 위한 약물, 주사, 물리치료 등의 보존적 방법이 사용된다. 통증이 줄어들면 관리 모드로 전환해 병원을 주기적으로 방문한다. 중기인 때는 시술을 받고 증상의 경과에 따라 관리 혹은 수술 여부를 결정한다. 말기 상태는 조기 수술이 권유된다. 수술을 미루는 것은 신경회복에 불리하기 때문이다. 수술 후에는 바른 자세와 걷기에 대한 교육을 받고, 퇴원 후에도 그에 대해 지속적으로 점검한다.
손 병원장은 “수술을 할 경우에도 요즘은 척수근육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절개를 최소화하는 최소 침습 내시경 수술법이 시행되고 있다. 기존의 절개 수술보다 더 정밀하게 신경감압을 할 수 있다”면서 ”최소 칩습 수술이란 용어도 따지고 보면, 힘 쓰는 근육을 최대한 살린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척추 질환과 통증의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 치료하고, 환자 개인에 맞는 생활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