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임기 여성 4명 중 1명 발병
- 부정출혈·소화장애 등 삶의 질↓
- 비만·스트레스가 발병위험 높여
- 치료 미루면 자궁경부염 등 불러
- 고강도 초음파 치료 ‘하이푸’
- 출혈·흉터 없이 1, 2시간내 치료
박모(49) 씨는 근래 출혈이 많고 통증이 심해 병원을 찾아 검사한 결과 자궁근종이라는 말을 들었다. 근종 크기는 작지만 위치가 좋지 않아 자궁적출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두려움과 후유증이 심하다는 주위의 말 때문에 결정을 못 하고 있다. 50대 초반의 주부 허모 씨는 얼마 전 자궁근종으로 자궁적출을 했다. 적출을 하면 자궁근종으로 인한 증상이 없어질 줄 알았는데 이제는 ‘빈궁마마 증후군(자궁적출 후유증)’을 앓게 되어 우울감과 공허함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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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면 루이송여성의원 송근아 대표원장이 하이푸를 이용해 환자의 자궁근종을 제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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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근종, 최근 미혼 증가 추세
100세 시대, 인생의 후반이 시작되는 50대는 새로운 출발점이다. 이때 간과해선 안 될 여성 질환이 자궁근종이다. 평활근이라는 자궁의 근육층에 생기는 자궁근종은 가임기 여성 4명 중 1명, 35세 이상 여성의 40% 정도에 나타날 정도로 여성에게 흔한 질환이다. 최근 들어 혼인 시기가 지연됨에 따라 출산 경험이 없는 미혼 여성들의 발생 빈도가 점차 느는 추세다.
자궁근종은 자각 증상이 없어 우연히 발견되는 예도 있지만 질환자의 20~25% 정도는 근종 크기와 발생 부위에 따라 여러 증상이 동반된다. 근종 크기가 아주 크면 하복부에 혹이 만져지거나 팽만감을 느낀다. 근종이 차츰 커지면 방광을 압박해 빈뇨나 배뇨 곤란을 호소할 수 있다. 직장을 누르면 변비 증상과 배변통을 느낀다. 상복부까지 커진 근종은 소화 장애도 일으킬 수 있고, 월경 기간이 아닌데도 월경이 나오는 이상 자궁출혈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
자궁근종의 유병률은 여러 요인과 관계가 있다. 유병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교차 분석해본 결과 연령, 결혼력, 직업 활동량, 생활 만족도, 비만도, 분만력, 수유 경험, 유산 경험 및 방법, 피임 경험 등이 상관관계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함을 보였다.
자궁근종의 발생 빈도는 비만도가 증가할수록, 분만 횟수가 많을수록, 인공 유산 횟수가 많을수록 높게 나타났다. 스트레스도 발병 원인 중 하나다. ‘초음파 검사에 의한 자궁근종과 스트레스의 상관성 분석’ 연구에서 현대 여성의 자궁근종 발생 요인 중 스트레스가 자궁근종의 발병 원인 중 하나임이 밝혀졌다.
갱년기(폐경기) 여성은 심리적으로 불안감 우울감 등을 동반한 노화 과정을 겪으면서 대표적 질환인 골다공증, 심뇌혈관 질환이 나타난다. 이를 치료하기 위해 호르몬 대체 요법을 쓰면 자궁근종이 자라는 사례가 흔히 발생한다. 하지만 폐경 여성은 자궁근종이 자라지 않고 줄어든다고 여겨 치료를 받지 않아 병을 더 키우는 경향이 종종 있다.
병을 키우는 사례는 또 있다. 루이송여성의원 송근아 원장은 “자궁근종이 있지만 아주 작거나 증상이 없으면 치료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미루는 경향이 있다”며 “이처럼 안심하다가 2, 3년 뒤 갑자기 근종 크기가 10㎝로 커져 병원을 찾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치료 시기는 자궁근종 크기가 기준이 될 수 없다. 일상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 질 출혈, 생리통, 많은 생리량, 빈혈, 빈뇨 등의 증상 정도에 따라 치료한다.
다른 장기로 전이되지 않는 양성종양인 자궁근종이 암으로 발전할 확률은 0.3% 미만이다.
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자궁경부염, 자궁선근증, 난소종양 순으로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하이푸, 마취 없이 1, 2시간 내 치료
자궁은 제2의 심장으로 불리며 보존돼야 하는 소중한 장기다. 최근에는 자궁근종을 줄이고 증상을 없애는 비수술적 방법으로 호르몬이 들어 있는 자궁 내 장치를 하거나 호르몬 주사가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에서 신의료 기술로 지정된 고강도 초음파 치료인 ‘하이푸(HIFU)’는 마취와 수술 후유증 없이 출혈이나 수술 흉터를 걱정하지 않고 1, 2시간 내 치료가 가능해 소중한 자궁 보존과 함께 건강하게 일상생활을 영위 할 수 있다.
송근아 원장은 “자궁은 단순히 출산과 관련된 기관이 아니라 갱년기 이후의 삶의 질을 결정짓는 소중한 장기”라며 “평소 정기검진으로 자궁 건강을 체크하는 것이 건강한 미래의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