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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모르게 머리가 덜덜덜…체머리 증상 땐 파킨슨병 의심을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1-04-13 (화) 10:31 조회 : 1182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발병…몸의 오장육부 불균형이 원인


- 손발 떨리고 한쪽 발 끌고 걸어
- 도파민 보충하고 재활하면 호전
- 완치어렵고 고주파치료 사용도

내 의지와 상관없이 머리가 좌우로 흔들리는 체머리 증상은 예전에는 나이 들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인식됐다. 지팡이와 체머리만으로 젊은 연기자들이 노인 모습을 연기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방에선 이 ‘체머리’를 머리가 바람에 돌 듯 흔들린다고 해서 풍두선(風頭旋), 두선증(頭旋證), 요두증(搖頭證)이라 부른다. 과한 스트레스나 음주 피로감 등이 원인이지만 노년에 시나브로 시작되는 체머리는 ‘뇌’가 우리 몸에 보내는 SOS, 즉 이상신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체머리 증상을 호소하는 대다수는 초기엔 내 머리가 흔들린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지적을 받는다. 이후 증상이 심해지면 뒤늦게 병원을 찾고, 이 중 일부가 파킨슨병 진단을 받는다.

지난 11일은 세계 파킨슨병의 날. 영국 의사 제임스 파킨슨이 1817년 이 병을 최초로 학계에 보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후학들은 그의 생일인 이날을 ‘세계 파킨슨병의 날’로 정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미국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 전설의 복서 무하마드 알리, 영화배우 마이클 제이 폭스가 모두 파킨슨병 환자였다. 파킨슨병에 대해 좀 더 알아보자.


■가만히 있을 때 더 심해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뇌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2016년 11만 917명에서 2019년 12만 5607명으로 13% 증가했다. 2019년 기준 80대 49.5%, 70대 35.4%, 60대 11.4% 순이며 남자(32%)에 비해 여자(68%)에게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택시 기사 김모(70) 씨는 오랜만에 친정나들이를 한 딸과 식사 중 “아버지 왜 머리를 흔드세요”라는 걱정을 들었다. 이후 김 씨는 운행 중 자신의 모습을 휴대전화기로 촬영 해봤더니 정말로 운행 도중 또는 정차 중 머리를 흔들고 있었다. 그동안 뒷목이 뻐근하고 두통에 시달렸던 것도 장시간 운전이 아니라 체머리로 인한 문제였다. 김 씨는 결국 딸의 손에 이끌려 병원에 갔고, 검사 결과 파킨슨병 진단을 받고 한의원을 찾았다.

파킨슨병은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이 부족해 생긴 퇴행성 질환이다. 체머리와 같은 머리 떨림은 물론 손과 발의 떨림도 많이 나타난다. 단순 수전증과 달리 움직일 때보다 가만히 있을 때 더 심하다. 수전증은 상대가 따라주는 소주잔을 받고 있을 때, 연필을 들고 뭔가 메모를 할 때 심하게 떨린다.

반면 파킨슨병으로 인한 떨림은 가만히 앉아 TV를 보거나 상담을 받는 동안 더 심하다. 걸을 때 한쪽 다리를 끌거나 한쪽 팔만 흔들리는 모습도 보인다. 얼굴에 표정이 없어지고, 후각이 떨어지고, 잠꼬대를 부쩍 심하게 하기도 한다.

또 음식을 삼키는 연하기능이 떨어지고, 보폭이 좁아져 종종걸음을 하고, 몸의 균형이 무너져 중심을 잡지 못해 낙상 골절이나 뇌출혈이 발생하기도 한다. 지독한 변비, 잦은 소변으로 요로감염과 패혈증을 겪기도 한다. 병이 진행되면 치매와 우울증 등이 동반돼 가족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파킨슨병은 도파민 보충제 처방으로 치료를 시작한다. 대부분 진단 후 첫 3, 4년은 약물로도 증상이 쉽게 호전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노화와 함께 신경세포가 퇴화해 약물에 대한 반응이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한다. 적절한 약물 용량을 찾느라 애를 먹기도 한다.

특히 파킨슨병 환자는 근육 경직이 있어 통증을 많이 호소한다. 이런 경직을 완화하기 위해 보행훈련, 자세교정 등 재활치료 등을 꾸준히 해 근육이 경직되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 고주파 치료는 오랜 약물복용과 재활치료로 더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때 사용한다.

■오장육부 불균형이 원인

‘떨림’은 뇌가 보내는 이상신호다. 한의학에서는 뇌를 신체의 오장육부, 즉 심장(心)과 간장(肝) 신장(腎)과 긴밀하게 연관지어 생각한다. 즉 심허(心虛) 간풍내동(肝風內動) 기혈양허(氣血兩虛) 간신음허(肝腎陰虛) 등 오장육부의 불균형이 원인이라는 것이다. 실제 파킨슨병 환자 대부분이 간이 작고 폐가 큰 태양인-금음 체질, 대장이 길고 쓸개가 작은 태양인-금양 체질이다. 이들은 육고기 우유 유산균 요쿠르트를 피해야 하지만 장기간 복용하면 신체 오장육부의 밸런스가 무너지며 뇌기능에도 문제가 생긴다.

제세한의원 하한출 원장은 “파킨슨병의 한방치료는 섭생을 바로잡아 무너진 기혈의 흐름을 바로잡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며 “이를 위해 뇌를 자극하는 체질 침과 한방 약재들로 균형을 잡고 병원에서 처방해준 양약을 잘 복용하면서 음식 등 생활습관을 잘 관리하면 호전된다”고 말했다.

대동병원 신경과 신혜경 과장은 “파킨슨병 자체는 수명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진 않지만 방치하면 폐렴이나 낙상사고 등 합병증으로 수명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적절한 약물과 운동 등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흥곤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