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범 청맥병원장 치료 조언
정맥 혈액 역류해 생기는 질환
- 방치땐 피부 괴사·합병증 유발
- 근본 원인 제거 재발률 1% 미만
- 보험 적용 정맥발거술도 시행
- 기존 수술 단점 보완해 특허도
부산 서면에 있는 청맥병원은 하지정맥류 등 정맥과 동맥 질환을 중점적으로 치료하는 혈관 특성화 병원이다. 박용범 병원장은 학회(대한혈관외과학회)에서 의사들을 상대로 최신 이론과 기술을 가르치는 학술위원이다. 통상 서울 등 수도권과 대학병원 중심으로 이뤄지는 학회에서 박 원장은 부산의 병원에서 온라인을 통해 ‘라이브 수술’을 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외국에서도 입소문이 나 매년 국내 유수 병원의 혈관외과 의사들뿐만 아니라 10개국이 넘는 나라의 의료진이 청맥병원만의 선진 치료법을 배워간다.
박 원장은 개원 후에도 양산부산대병원 혈관외과를 비롯한 여러 대학병원에서 다양한 수술법과 시스템을 교수들과 논의하고, 미국 아이오와 병원 등 세계 유수 혈관병원에서 자비로 연수를 하는 등 공부하는 의사이기도 하다.
평소엔 자매병원인 울산 및 대구 청맥외과 의료진과 수시로 최신 수술법을 공유하고, 일본과 미국의 혈관외과 교과서를 번역 출간하기도 했다. 매년 국내외 학회에서 발표도 빠지지 않고 있다. 특히 여름철이면 급증하는 하지정맥류의 경우 지금까지 주로 이뤄지던 레이저치료만 고집하지 않고 환자 상태에 따라 맞춤형 복합치료로 재발률 1% 미만이라는 성과를 내고 있다. 지금까지 3만 건이 넘는 하지정맥류 수술을 한 박 원장과 함께 이 질환에 대해 문답 형식으로 알아본다.
-하지정맥류가 생기는 이유는.
▶하지정맥류(瘤)는 다리에 울퉁불퉁한 혈관이 튀어나오거나 실핏줄이 거미줄 모양으로 퍼져 있는 질환이다. 다리에서 심장으로 올라가야 하는 정맥 내 혈액이 여러 원인으로 다리 쪽으로 역류해 정체되면서 생긴다. 처음엔 다리가 무겁고, 붓고, 저리고, 경련이 생기고, 아프고, 쑤시고, 피로하고, 가려움을 동반한 피부염이 생기기도 한다. 문제는 적지 않은 사람이 단지 보기 흉하다는 미용상의 문제로만 잘못 인식한다는 것이다. 방치하면 다리 속 정맥 순환시스템이 무너져 만성 정맥부전증이 생기고 나아가 피부 괴사 및 궤양, 혈전증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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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청맥병원 박용범 원장이 하지정맥류 환자를 상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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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고장난 혈관의 크기 등 상태에 따라 맞춤형 복합치료를 한다. ▷냉동치료기 등을 이용, 고장난 혈관을 직접 제거하는 정맥발거술 ▷레이저나 고주파의 열에너지를 활용, 고장난 혈관을 폐쇄하는 정맥소작술 ▷주사로 약물을 주입해 작은 혈관의 폐쇄를 유도하는 약물경화요법 ▷생체접착제 성분의 약물을 넣어 혈관을 폐쇄하는 정맥폐쇄술 등이 있다. 고장난 혈관의 크기와 기능 정도에 꼭 맞는 방법을 다양하게 적용해 근본 원인을 확실히 제거, 재발하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이다. 환자의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정맥발거술도 많이 시행한다.
-하지정맥류 예방법은 있나.
▶혈액 순환이 안 되는 건 혈액이 한 쪽 방향으로 치우치기 때문이다. 주로 서서 일하는 낮에 다리로 혈액이 몰린다. 결국 피가 쏠리지 않게 하면 된다. 밤에 누울 땐 다리 베개를 사용하여 다리를 심장보다 높게 두고, 낮엔 의료용 압박 스타킹 착용을 권한다. 제2의 심장이라 불리는 종아리 근육은 꾸준한 운동과 마사지 등이 도움된다. 너무 뜨거운 환경(반신욕, 족욕, 찜질방, 사우나, 온천 등)에 노출되는 것은 정맥 건강에 도움이 안 된다. 가급적 다리를 서늘하게 하면 정맥의 탄력을 높여준다.
-최근 하지정맥류 수술 키트 및 이를 이용한 수술방법을 특허 냈다.
▶하지정맥류 수술은 고가에다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리고 통증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현장에서 얻은 임상 결과와 1년여의 실험을 통해 지난 2월 ‘BEST(Ballon Expansion Sclero-Therapy)’ 치료법을 특허 등록했고, 이를 바탕으로 더욱 발전한 ‘LAST(Laser Assisted Sclero-Therapy)’ 치료법이 이달 특허 등록됐다. 이는 기존 하지정맥류 치료법들의 모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최적의 수술법이 될 것이다.
-하지정맥류 외 다른 진료 영역은.
“2년 전 도시철도 서면역 인근으로 확장, 이전하면서 혈관외과, 영상의학과, 마취과 전문의를 영입해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혈관 특성화 병원으로 거듭났다. 하지정맥류 치료를 비롯해 혈액투석을 하는 만성신부전증 환자의 동정맥류 수술 및 혈관중재시술, 경동맥협착증, 당뇨발 등 혈관 관련 다양한 질환을 치료한다. 자궁근종을 일으키는 혈관을 막는 자궁근종 색전술까지도 다룬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