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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 올바른데 좌우 S자로 휜 척추…80%는 원인 모르는 ‘특발성’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9-08-13 (화) 08:59 조회 : 1428

척추측만증 원인과 치료


- ‘기능성’은 신체 불균형이 원인
- 운동·교정치료로 바로잡아

- 구조적으로 변하는 ‘구조성’은
- 10세 전후 발병해 점차 악화
- 일반치료·교정기 효과 제한적
- 방학 맞아 수술 고려해볼만
- 신경근육성 등 일부는 유전도

- 성인 휜 각도 50도 이상땐 수술
- 수술 후 70% 이상 교정률 보여

과도한 공부와 게임으로 자녀의 척추가 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부모가 많다. 이미 심하게 삐뚤어져 여름방학을 맞아 수술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다. 부산시교육청과 부산시결핵협회의 ‘척추측만증 케어 서비스 병원’으로 지정된 박원욱병원 박원욱 병원장으로부터 척추측만증 증상과 치료법을 들었다. 이 사업은 학생 폐결핵 검진 때 촬영하는 흉부 엑스선 사진으로 척추측만증 유무를 확인한 뒤 시교육청이 유소견자를 통보하면 해당 학생은 박원욱병원 등 부산지역 4개 지정병원에 가서 무료로 검진받을 수 있는 사업이다.
박원욱 병원장이 척추측만증을 앓는 청소년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박원욱병원 제공
■기능성과 구조성

척추가 옆으로 휘어지면서 회전되는 병인 척추측만증은 크게 ‘기능성’과 ‘구조성’으로 나눌 수 있다. 척추측만증은 주로 학생에게서 발견된다. 대부분은 아이의 자세가 좋지 않아서 생기는 병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기능성 척추측만증’이라고 하며, 바른 자세 유지와 운동으로 없어진다.

반면 척추측만증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구조성 척추측만증’은 척추가 구조적으로 변하는 질환이다. 일단 발생하면 거의 악화한다. 구조성 척추측만증은 원인이 따로 없는 ‘특발성’이 대부분(80%)이다. 만 10세 전후 발병해 성장기 동안 점차 진행한다. 특발성 측만증은 뇌의 송과선에서 나오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 및 다른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다고 알려졌지만 의학적으로 아직 명확하게 밝혀진 바 없다. 선천성 또는 신경근육성, 신경섬유종성 등 원인으로 구조성 측만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척추측만증은 대부분 유전되지 않지만 신경섬유종성과 일부 신경근육성 측만증은 유전된다. 특발성 척추측만증 중에서도 약 5%는 유전 소인을 보인다.

■증상과 진단

특발성 척추측만증 수술 전(왼쪽)과 후.
척추뼈에 생기는 양성종양인 유골골종 또는 허리 디스크로 인한 ‘통증성 척추측만증’이나 ‘퇴행성 척추측만증’을 제외하고는 기본적으로 통증이 없다. 간혹 근육 뭉침으로 인해 가벼운 통증이 생기며, 신체 불균형으로 인해 피로감을 자주 호소하기도 한다. 또한 한 쪽 등이 튀어나오는 늑골고와 어깨 또는 골반 높이 차이가 발생한다. 여학생은 가슴이 비대칭이 되는 사례가 흔하다. 이런 증상이 심하면 폐가 압박돼 폐 기능이 저하되며, 압박된 폐의 압력이 높아져 이차적으로 심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면밀히 상태를 관찰해야 한다. 여학생에게서 척추측만증이 생기면 골반 불균형으로 이어지므로 결혼 후 임신·출산에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많지만 치료를 받으면 큰 문제는 없다.

■치료는 어떻게

구조성 척추측만증은 성장기(일반적으로 남아 만 16~17세, 여아 만 14~15세) 측만증 각도가 20도 미만이라면 정기적으로 엑스선 촬영을 하며 경과를 관찰한다. 관찰 도중 각도가 20도 이상이 되거나 처음 진단 때 20도가 넘으면 보조기를 착용하고, 40도가 넘으면 수술한다. 성장기가 끝났다면 보조기를 착용하지 않으며, 각도가 50도 이상일 때 수술한다. 보조기는 교정기가 아니므로 각도를 줄이지는 못하며, 단지 악화를 막는 역할을 한다. 성장이 왕성할 땐 보조기를 착용하더라도 증상이 나빠지는 환자가 있으나, 착용하지 않는 때보다는 적게 악화하므로 보조기는 하는 것이 낫다. 보조기 종류와 착용시간은 성장 정도, 각도, 측만증의 형태, 원인에 따라 다르다. 흉요천추보조기가 일반적이지만, 낮에 착용하는데 불편이 커 잠자는 시간에 수면용 보조기만 착용할 수도 있다. 척추측만증이 악화하는 시간은 성장이 일어나는 수면시간이라고 알려졌기 때문이다.

추나 카이로프랙틱 등 척추 치료법으로는 척추측만증이 개선되지 않는다. 시중에 나온 척추교정 의자도 구조성 질환에는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일명 ‘거꾸리’라고 하는 장치는 견인하는 동안 일시적으로 측만증 각도를 줄일 수 있지만, 구조성 측만증을 영구적으로 낫게 한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

보조기 착용 후에 하는 운동은 보조기로 인해 약해진 근육을 강화하고, 척추의 유연성을 좋게 해 치료에 도움을 준다. 수영 요가 등 상체를 많이 움직이는 운동을 지속해서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도수치료와 슈로스 운동법은 휘어진 척추를 바로잡는 것은 아니지만 척추측만증으로 인한 근육과 인대의 불균형을 호전시키는 데 효과적이다.

■수술은 이렇게

수술은 금속 나사를 척추에 고정한 뒤 금속봉을 끼워서 교정하고 뼈이식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발성 척추측만증의 수술 후 교정률은 대개 70%이고, 각도가 작은 경우는 90% 이상이다. 수술 후 신경손상이나 감염, 불유합(뼈가 제대로 붙지 않음) 등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하지만 이 중 가장 심각한 합병증인 신경손상은 매우 드물다. 수술 2주 뒤 퇴원한다. 수술 부위 통증 외에도 옆구리에 가벼운 통증이 생길 수 있는데, 이는 휘어진 척추를 바르게 함으로써 근육이나 감각 신경이 자극돼 생기는 증상으로 2, 3주 내 사라진다. 수술 3주째부터 등교가 가능하며, 가끔 가벼운 통증이 한 달 가까이 지속될 수 있다. 수술 후에는 보조기를 2, 3개월 착용하며, 수술 6개월 후부터는 체육활동을 할 수 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도움말=박원욱병원 박원욱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