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제한의원 이수칠 원장이 환자의 흉부와 복부를 직접 눌러 체내 상태를 상세하게 파악하는 복진을 하고 있다.
■ 한열조습 조화·노폐물 독소 빼기
이 원장은 “부적절한 온도와 습도, 부족한 자원, 많은 오염물질은 나쁜 자연환경을 만드는 것처럼 인체의 부적절한 한열조습(寒熱燥濕·차갑고 덥고 건조하고 습함)과 부족한 기운과 진액, 많은 노폐물 독소는 나쁜 체내 환경을 만든다”며 “나쁜 체내 환경을 침, 한약, 추나 교정을 통해 개인·연령별로 최적화되는 좋은 방향으로 바꿔주면 체질을 개선하고 성장기에 더 잘 크고 노화를 늦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부산과학고(현 한국과학영재학교)와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를 졸업한 뒤 동국대 한의학과에 편입해 한의사가 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로 정통 한의학에 지구과학, 물리학 관점을 접목하고 있다. 생명체가 적절한 온도와 습도와 오염물질 없이 쾌적하고 자원이 풍부하며 필요한 곳으로 이동이 잘 될 때 번창하듯이 체내 환경도 그러한 최적 상태로 올려줘야 세포가 번창하고 건강해진다는 게 이 원장의 지론이다. 이 원장은 은퇴한 김판규 원장을 이어 명제한의원을 운영하고 있다. 앞서 그는 부산 북구 화명동에서 기린한의원을 운영했다.
■ 배수력 증진
체내 환경을 최적화하려면 노폐물을 빼주면서 몸에 필요한 한약이나 음식을 소화기에서 제대로 흡수하는 배수력이 밑바탕이 돼야 한다. 땅이 너무 메마르면 물이 스며들지 못하듯 진액이 부족해져 체내 조직이 메마를수록 배수력이 떨어져 노폐물 독소는 점점 채이고 아무리 좋은 것을 먹어도 흡수가 안 돼 소용없다. 체내에 노폐물 독소가 가득 차 있으면 정작 필요한 진액이나 기운을 채울 공간이 없게 된다. 이 원장은 “양방의 변비약이나 이뇨제가 노폐물 독소를 인위적으로 빼내 조직을 더 건조하게 하고 배수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도 있는 것과 달리 한의 치료는 조직을 진액으로 촉촉하게 해 자발적 배수력을 증진하고 노폐물을 빼내 진액과 기운을 보충해 준다”고 말했다.
■ 복진(腹診)
이 한의원은 체내 최적화 치료와 관리를 위해 오장육부와 그 밖의 조직 및 공간의 부위별 상태와 환경을 복진(腹診)과 함께 맥진, 설진, 망진으로 정확하게 진단하고 혈액검사 등을 참고한다. 복진은 흉부와 복부를 부위별로 직접 눌러 오장육부를 포함한 체내 전반적인 상태를 상세하게 파악하는 진단법. 복진 과정은 배의 피부색을 봐서 피부의 허실 상태, 어혈이 있는지 등을 확인한다. 또 촉감으로 조습 상태와 피부에 노폐물 독소 축적 정도를 파악하고, 눌러서 ▷복부 탄력도 ▷흉부 ▷심하비(상복부 쪽에 뭉쳐진 것) ▷수분혈(배꼽 바로 위쪽 혈 자리로 배수 상태의 주요 진단 부위), 신경락 통증 ▷하복부, 계령괴(배꼽 좌측 심지·어혈을 보는 지표) ▷복직근(진액이 말라서 근육이 굳거나 액체 상태 노폐물이 근육에 축적돼 나타남) 등을 점검한다.
이 원장은 “복진을 하면 환자 개인별로 천차만별 차이가 나므로 1 대 1 맞춤형 한약 치료가 가능하다”며 “진단기 검사로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 문제점까지 정확하게 찾아내 근본 원인을 치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료 과정에서 복진을 통해 환자 개인별로 개선되는 단계에 맞춰 처방함으로써 최상의 상태로 신속·정확하게 끌어올릴 수 있다고 이 원장은 설명한다.
이 원장은 복진을 근거로 침, 한약, 추나 교정 치료를 한다. 침은 체내에 필요한 진액과 기운을 신속하게 분배하고 노폐물 독소를 제거하고 한열조습을 조절해준다. 한약은 음식만으로 공급하지 못하거나 부족한 진액과 기운을 체내에 공급해주고, 침 치료만으로 어려운 진액과 기운 분배, 노폐물 독소 제거, 한열조습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추나 교정은 척추와 디스크의 배열과 간격 등 구조적 변형을 바로잡아 이동로를 확보하고 진액과 기운 분배 및 노폐물 독소 배출을 촉진하며, 체형과 몸매도 개선해준다.
이 한의원은 체내 환경 최적화 치료법을 생리불순, 생리통 등 여성 질환, 난임, 여드름, 아토피·알레르기 질환, 근골격계 질환, 성장 및 학습능력 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화병, 비만 등에 접목해 효과를 보고 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