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병원 전문진료 <26> 동남권원자력의학원
다학제 통합진료… 암 환자 치료효과 높인다
- 분야별 전문의 한자리 모여
- 정확한 진단·치료계획 설계
- 4세대 ‘사이버나이프’ 활용
- 수술 불가능 환자 치료 성과
-‘수지상세포’ 항암 면역치료
- 미세 암 제거로 재발률 낮춰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은 국내 최고 수준의 암 병원과 방사선의학 연구센터를 갖추고 암 생존율을 높이는 치료와 연구를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암에 특화된 강소병원으로 통한다. 의학원은 우리나라 인구의 3%에 해당하는 ‘암 생존자 150만 명 시대’를 맞아 암 환자 삶의 질을 고려한 정확한 암 치료는 물론 치료 중·치료 후의 체계적인 관리까지 고민하고 있다.
여러 진료과 전문의들이 다학제 통합진료를 위해 한자리에 모여 암 환자를 위한 최적의 치료법을 토론하고 있다.
■부산 울산 유일 사이버나이프
의학원이 부산과 울산지역에서 유일하게 보유한 4세대 사이버나이프 방사선치료기는 고정된 틀로 방사선을 쪼이던 종전 방사선 치료기와 달리 움직이는 로봇 팔로 정상 조직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암세포에만 고용량의 방사선을 조사(照射)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환자의 움직임과 호흡에 따라 암세포의 위치도 변하는데 호흡까지 감지해서 위치를 추적하며 치료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무통, 무혈 수술의 장점이 더해지고 최근에도 국민건강보험의 적용 범위도 확대됐다. 사이버나이프 적용 대상은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 ▷이전에 방사선 치료를 받아 일반 방사선 치료가 어려운 환자 ▷방사선 치료 부위에서 암이 재발한 환자 등이다. 양광모 의학원장은 7일 “사이버나이프는 이런 강점을 살려 국소 진행된 췌장암과 같은 난치 암뿐 아니라 재발 암, 특히 전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부위에서 재발한 암에도 탁월한 치료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양광모 의료원장이 사이버나이프를 활용해 암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를 하고 있다
■‘수지상세포’ 활용 항암 면역치료
의학원은 수지상세포를 이용한 항암 면역치료로 암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수지상세포 항암 면역치료는 인체의 면역시스템을 이용해 암을 제거하는 치료법으로, 수술과 방사선치료, 항암화학요법 같은 표준치료가 끝난 뒤 재발방지 목적에서 이뤄진다. 치료 원리는 수술할 때 떼낸 암세포를 환자 자신의 혈액에서 만들어진 수지상세포에 반응시켜 수지상세포가 암의 정보와 특징(항원)을 인식하게 한다. 이 수지상세포를 환자의 몸에 다시 주입해 림프구에 공격해야 할 암 정보를 전달하면 이 림프구가 암을 공격한다. 이런 면역치료를 통해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았지만 혈액이나 인체 다른 곳에 혹시 남아있을지도 모를 미세 암까지 제거해 재발률을 낮출 수 있다. 의학원은 2012년부터 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적용한 데 이어 지난해부터 진행성 위암 2기 이상의 환자와 전립선암 및 전이 암에 대해서도 확대 적용하고 있다.
의학원은 한술 더 떠 올해부터 삼중음성 유방암의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자가 유래 수지상 세포를 이용한 면역 치료’에 관한 임상연구에 착수했다. 삼중음성 유방암은 에스트로겐 수용체(ER), 프로게스테론 수용체(PR), 인간 상피상정인자 수용체(HER-2) 등 세 가지 수용체가 발현되지 않아 항호르몬 치료나 표적 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고 재발이 잘되고 예후가 좋지 않아 난치병으로 꼽힌다.
■다학제 통합진료로 ‘크로스 체크’
의학원은 치료가 어려운 암일수록 의사의 단독 접근보다 다학제 통합진료를 통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환자가 한 분야 전문의의 진료만 받거나 몇 개 진료 과를 옮겨 다니며 진료를 받던 종전 방식에서 벗어나 내과, 외과를 비롯한 여러 임상 과와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등 여러 전문의가 한자리에 모여 진료한다는 의미다. 다학제 통합진료는 종전 의사 중심의 진료에서 벗어나 환자 중심의 진료 패러다임이다. 환자와 보호자, 전문의들이 한자리에 모여 수술, 방사선치료, 항암 약물치료 등의 순서와 방법을 정하고 여러 가지 치료법의 병용을 검토한다. 전이와 재발, 과거 병력, 체력 등을 고려해 최적의 방법을 신속하게 찾고, 수술 후 잔존 암까지 없앤다는 게 다학제 통합진료의 목표다. 양 원장은 “여러 전문의가 함께 고민해 최선의 치료법을 찾으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치료 중이나 치료 후 환자 삶의 질까지 높일 수 있다”며 “재발 암은 미세한 차이를 초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고 치료 기전이 복잡하므로 협진이 더욱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 양광모 원장이 알려주는 암 조기 진단법
1. 신체 특정 부위에서 이전에 없던 비정상적인 몽우리가 만져진다.
2. 이유없이 몸무게가 갑자기 줄어든다.
3. 음식을 삼키기 힘들거나 소화 불량이 지속된다.
4. 기침이나 목쉼 증상이 지속된다.
5. 화장실에 갈 때 통증이 있거나 화장실 이용 패턴이 크게 바뀌었다.
6. 충분한 휴식을 취해도 지속적으로 피로감을 느낀다.
7. 전에 없던 두통과 허리 통증이 계속된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