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김병수 웰니스병원 대표원장·외과 전문의
사타구니가 불룩?…당일 수술·퇴원 가능해요
소아탈장 증상 및 치료
- 혹·종괴물 만져질때 의심해봐야
- 배꼽·복벽탈장 자연적으로 호전
- 서혜부탈장 땐 빨리 수술해야
- 탈장 방치하면 장 괴사 등 위험
- 소아 최소 절개하고 흉터 없어져
주부 김모(31) 씨는 이달 초 두 살배기 아들이 울 때 배 밑 사타구니 부분이 불룩 튀어나온 것을 발견했다. 걱정스러운 마음에 병원을 찾은 김 씨는 의사로부터 ‘소아 서혜부 탈장(脫腸)’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진단 후 바로 수술했고 수술 시간이 짧고 경과도 좋아 당일 퇴원했다.
웰니스병원 김병수 대표원장이 소아탈장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10세 미만이 탈장 환자 23.4% 차지
탈장은 말 그대로 장이 탈출하는 증상을 말한다. 임신하면 태아가 자궁에서 자라기 시작하면서 여러 가지 장기가 생긴다. 아이가 크면서 장기가 제 자리를 잡는데 자궁 속에서 아이가 자랄 때 남자 아기의 고환과 여자 아기의 난소는 배속에 위치한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까지 음낭 쪽으로 이동해 제 자리를 찾아 위치하게 된다. 소아탈장은 90% 이상이 남자 아이에게서 발생한다. 고환이 복강 안에 있다가 음낭으로 내려오는데, 다 내려온 뒤에 막혀야 할 고환길이 막히지 않고 그쪽으로 배에 있는 장이 내려와 탈출해 소아탈장이 생기게 된다. 대부분 소아탈장은 고환에 물이 고이는 음낭수종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내놓은 2015년 연령별 진료인원 점유율을 보면 10세 미만이 23.4%로 70세 이상(24.8%)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60대 17.4%, 50대 13.4%, 40대 7.6%, 30대 6.4%, 20대 4.5%, 10대 2.5%였다.
■소아탈장 종류
소아탈장은 크게 소아 서혜부탈장, 소아 배꼽탈장(제대탈장), 소아 복벽탈장 등 세 가지로 구분된다. 위치에 따라 진단명이 달라지는데 그중에서 빨리 수술해야 하는 탈장이 있고, 기다리면 자연적으로 없어지는 탈장이 있다. 서혜부탈장은 진단이 되면 가능한 한 빨리 수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탈출한 장이 장구멍에 끼여 피가 통하지 않으면 괴사를 일으킬 수 있어 응급수술이 필요한 경우가 더러 있다. 배꼽탈장은 서혜부탈장보다 많은 아기에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배꼽 아래 쪽의 근막이 완전히 아물지 않아 울거나 배에 힘을 주는 등 압력이 가해지면 배꼽 부위로 장이 탈출하는 증상을 말한다. 소아의 경우 배꼽탈장은 바로 수술할 필요 없이 4~5살까지 기다리면 자연적으로 근막이 아무는 경우가 있다.
복벽탈장은 배꼽 아래 근막이 아니라 다른 위치에 배 근막이 덜 아물었으면 드물게 생긴다. 이 경우에도 배에 압력이 가해지면 장이 탈출하기도 하며 통증이 나타난다. 역시 배꼽탈장과 마찬가지로 5살까지 기다리면 대부분 완치된다.
■진단과 치료
탈장은 육안으로 보는 것만으로도 진단할 수 있다. 아이가 울거나 배에 힘을 줄 때나 주로 서 있을 때 양쪽 사타구니, 즉 서혜부 쪽이 볼록 튀어 나오거나 혹이나 종괴물이 만져지고 잘 때나 누워 있을 때 혹이 없어지면 일단 탈장을 의심해야 한다. 심하면 고환 쪽으로 밀려 내려와 한쪽 고환이 갑자기 커지면서 음낭수종이 동반된 서혜부탈장이 생겼을 가능성이 크다.
소아탈장 중에서 배꼽탈장과 복벽탈장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적으로 치료가 되는 경우가 많아 5세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크기가 크거나 5세 이후에도 교정이 되지 않으면 수술로 바로잡아야 한다. 성인은 배꼽탈장수술할 때 봉합법이 복잡하지만 소아는 간단하다. 단순하게 벌어진 근막을 3,4회 봉합하면 된다.
서혜부탈장은 감돈과 교액 가능성이 있어 진단되면 가능한 한 빨리 수술하는 것이 원칙이다. 감돈은 장기가 탈장 구멍에 낀 상태를 말한다. 감돈이 지속되면 결국 피가 통하지 않아 빠져 나온 장기가 썩는 교액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한 번씩 서혜부 쪽이 돌출만 되고 크게 아프지 않으면서 신생아인 경우 전신마취를 하는데 부담이 없을 정도의 나이까지(대체로 만2세 이상) 기다렸다가 수술을 받는 것도 괜찮다.
성인탈장은 탈장 주머니에 고위 결찰술(고무 밴드나 링으로 난관이나 정관, 동맥을 묶는 수술법)을 한 뒤 탈장 부위 근육과 인대를 끌어당겨 복벽을 강화하는 2차 시술이 필요해 수술 후에도 조금 땅기는 통증이 며칠 있을 수 있다. 이와 달리 소아탈장은 탈장 주머니 고위 결찰술만으로 충분해 1~2㎝ 의 최소 피부절개만으로도 가능해 수술 시간이 짧고, 수술 후 당일 퇴원할 수 있고 흉터는 자라면서 없어진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2017년 8월 29일
국제신문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