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병원 전문진료 <17> 한가족요양병원
노인환자 치유에 동서양·대체의학 총동원
- 암·난치성 성인병 연구소 운영
- 생 아름다운 마무리 교육·훈련
- 싸나톨로지 프로그램 특화
- 요양보호사 타병원보다 많아
- 세심한 보살핌으로 욕창 예방
의료법인 전일의료재단이 운영하는 한가족요양병원은 환자, 보호자, 의사, 간호사, 치료사, 요양보호사, 직원이 모두 말 그대로 '한가족'처럼 서로 아끼고 보살펴 '내 집보다 편안한' 재활요양병원을 지향하고 있다. 재단 한선심 이사장은 5일 "우리 병원이 비전을 '환자를 내 부모처럼·직원을 내 형제처럼 아끼고,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병원'으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고 말했다.
한가족요양병원 신동호 병원장이 노인 환자의 몸 상태를 청진기로 확인하고 있다.
■연구소 있는 요양병원
요양병원으로서는 드물게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전일의학연구소는 서양의학, 동양의학, 대체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에 생명의 사회적·영적 측면과 자연환경 우주 및 삶과 죽음의 현상까지 추가해 포괄적으로 연구하는 전일(全一)의학을 통해 암과 난치성 성인병 치료법의 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재단은 이를 위해 재활의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전세일 미국 펜실베니아대 의대 전 교수이자 차의과대학 석좌교수와 국제 싸나톨로지스트(임종치유사) 한국인 1호이자 의학·중의학·자연의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김근하 좌천의원 원장을 명예이사장으로 영입했다.연구소는 싸나톨로지, 에너지요법, 자율신경, 심신의학을 연구하고 있다.
환자와 가족들이 함께 임종을 맞는 싸나톨로지룸.■운영철학 'GRIT(노인·재활·통합·임종영성학)'이 병원은 '고품격 GRIT'를 실천하고 있다. G는 노인(Geriatric)의학, R은 재활(Rehabilitation)의학, I는 통합(Intergrative)의학, T는 임종영성학(Thanatology·싸나톨로지)를 뜻한다. 김근하 명예이사장은 "노인은 해부, 생리, 병리, 심리학적으로 일반 성인과 다를 뿐 아니라 진단 기준과 치료법 역시 달라야 한다는 개념이 우리가 초점을 맞춘 노인, 어르신 의학"이라며 "뇌줄중(중풍), 관절염, 치매는 물론 노화도 재활의학의 대상이고 환자의 바람직한 치유를 위해 서양의학, 한의학은 물론 보완대체의학까지 총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의사 5명과 한의사 1명이 협진하며 환자 199명을 돌보고 있다.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싸나톨로지 서비스
이 병원은 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게 가르치고 훈련하는 싸나톨로지 서비스를 특화하고 있다. 환자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에 가족들과 마지막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싸나톨로지룸'을 별도로 마련했다. 김 명예이사장은 "환자가 오랫동안 치료받다 보면 외로움, 불안, 죄책감을 느끼고 가족은 지친다"며 "환자가 죽음을 맞이하기 전에 싸나톨로지스트가 미리 영적·정서적·육체적으로 돌보고 심리상담을 해줘 가족과 화해하고 가족관계의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싸나톨로지는 요즘 주목받는 호스피스 완화의료보다 훨씬 더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한다. 한 이사장은 2015년 싸나톨로지를 쉽게 풀어쓴 '빛나는 삶을 위한 죽음 수업'이라는 책을 냈다. 한 이사장은 "죽음을 이해해야 삶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고, 멋진 삶 못지않게 멋진 죽음이 중요하므로 평소에 죽음준비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입원환자 욕창 없는 깨끗한 병원
이 병원은 병원 규모에 비해 요양보호사 인력이 많다. 요양보호사 36명이 의사와 간호사를 도와 거동이 불편해 누워 있는 환자의 자세를 2시간에 한 번씩 바꿔주고 하루 7~8회 기저귀를 갈아주고 있다. 환자 목욕도 자주 시켜주고 있다. 신동호 병원장은 "36명의 요양보호사가 199명의 환자를 1인당 5.5명꼴로 세심하게 돌본 덕분에 욕창에 걸린 환자가 없고 냄새가 안 나고 쾌적한 게 우리 병원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보살핌의 손길이 부족해 와상 환자를 한 자세로 오래 두면 혈액순환이 안 돼 욕창이 잘 생긴다.
넓은 복도도 이 요양병원의 또 다른 자랑거리. 층별 1848㎡ 면적 중 복도가 528㎡(28.6%)에 달해 널찍한 복도를 걸어도 어느 정도 운동이 된다는 게 김 명예이사장의 설명이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2017년 6월 6일
국제신문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