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병원 전문진료 <1> 마더즈병원 유방암 치료 유방 절제·재건 한번에…환자 맞춤수술 10년
규모는 크지 않지만 지역을 기반으로 특정 질환에 매달려 오랫동안 연구·진료하면서 쌓은 전문화·특화를 통해 경쟁력을 갖춘 강소(强小)병원이 있다. 큰병이 걸렸다고 무조건 서울로 가고 보자는 편견 때문에 시간, 비용, 체력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 본지와 부산메디클럽은 우리 곁에 있는 강소병원을 소개하는 시리즈를 마련했다.
- 외과치료와 성형술 시차 두면
- 여성 자존감 잃고 심적 상처
- 풍부한 경험·노하우 축적으로
- 자가조직·보형물 이용한 시술
- 양성종양, 바늘구멍 통해 제거
- 불필요한 수술적 치료 지양
유방암은 전 세계 여성들을 가장 괴롭히는 암 중의 하나다. 우리나라에서도 매년 1만4000여 명에 달하는 환자들이 유방암과 싸우고 있다. 이는 여성 암 1위인 갑상선암에 이어 두 번째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2000년 여성 인구 10만 명당 26.3명이던 유방암 환자 수는 2013년 79.8명으로 13년 사이 3배나 늘었다.
마더즈병원 김상원 병원장이 진공흡인 유방종괴조직검사 및 절제술을 하고 있다.
■동시수술로 여성성 상실감 줄여
유방암 특화병원인 마더즈병원은 유방암 제거수술과 재건수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흔치 않은 병원이다. 대개 유방암 제거수술은 유방외과에서, 유방 재건수술은 성형외과에서 따로 한다. 두 번의 수술에 따른 시차가 발생해 유방을 도려낸 환자는 여성의 상징인 가슴 부재로 자존감을 잃고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이 병원은 유방암 수술과 재건수술을 동시에 시행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10년 전부터 유방암 수술과 재건수술을 동시에 하고 있다'는 김상원 병원장은 "암 수술과 재건수술을 동시에 하더라도 재발률을 높이지 않으며 피부를 최대한 보존하면서 유방을 절제하므로 재건수술 결과가 훨씬 더 좋다. 환자가 두 번 수술대에 올라가지 않아도 되고 유방 상실감을 겪지 않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유방 절제수술과 재건수술을 동시에 하려면 재건에 적합하게 절제수술을 해야 하고 재건수술의 숙련도가 필요하다. 수술 시간이 5~6시간 걸려 육체적으로도 힘들다"고 말했다. 마더즈병원은 유방암 절제 및 동시 재건수술에 관한 많은 경험과 노하우를 축적한 덕분에 환자 맞춤형 수술이 가능하다. 유방 재건수술은 환자 체형에 따라 ▷자가 조직 이용 ▷보형물 이용 ▷양자 혼합 등 세 가지 방법이 있다.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해 유방 일부만 제거하는 부분 절제수술이 가능해 재건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전체 60~70%이지만 유방 전부를 제거해야 하는 환자도 30~40%에 이른다. 특히 30, 40대 젊은 여성의 유방암 발병이 높아 재건수술 수요가 늘고 있다. 유방 재건수술은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풍부한 맘모톰 시술…과잉진료 안해
진공흡인 유방종괴조직검사 및 절제술(맘모톰 데비코어사 제조, 엔코어 바드사 제조)은 유방 양성종양을 조직검사하거나 제거할 때 보편적으로 사용된된다. 맘모톰·엔코어 시술은 3㎜가량의 가는 바늘구멍으로 제거하므로 전신 마취가 필요 없고 흉터가 거의 남지 않으며 시술 후 일상생활로 바로 복귀할 수 있다. 김 원장은 "초창기에는 혹이 크면 완전제거율이 떨어져 맘모톰·엔코어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노하우가 쌓여 4~5㎝ 크기의 혹도 출혈 없이 안전하게 제거할 수 있다"며 "암이 아닌 유방 양성종괴나 미세 석회화의 조직검사가 필요한 경우 대부분 맘모톰·엔코어로 제거한다"고 말했다. 그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게 진단해 암이 아닌 양성종양의 경우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되는 환자에게 불필요한 수술을 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마더즈병원 문화센터의 웃음치료 교실. ■유방암 문화센터, 마음까지 치유
마더즈병원은 2010년부터 암 수술을 받은 환우들을 위한 '유방암 문화센터'를 설립해 운영하며 유방암 수술 후 생존자 관리에 힘쓰고 있다. 이 병원이 매년 수천만 원의 예산을 들여 문화센터를 운영하는 것은 유방암 환자의 신체뿐 아니라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하겠다는 김 원장의 철학이 반영됐다. 학술연구 결과 유방암 수술 이후 다양한 사회활동을 하는 그룹이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생존율과 삶의 질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은 매주 문화센터에서 웃음치료, 노래, 요가, 생활습관·식이요법 개선 교실에 무료로 참가해 친목을 도모하고 서로에게 위안을 주고 있다. 김 원장은 "유방암에 걸렸다고 무조건 '서울행'을 선택할 필요는 없다. 부산에도 한우물을 파며 실력을 쌓은 의료진이 있으니 믿고 맡기면 완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더즈병원은 대학병원과 맞먹을 정도로 연 200회 유방암 수술을 하고 있고, 지금까지 1만 회 이상의 유방 양성종괴 치료로 진공흡인 조직검사 및 절제시술을 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2017년 2월 14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