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병원 전문진료 <4> 청맥외과의원 하지정맥류 치료
고장난 혈관 맞춤치료…재발률 '1% 미만'
- 7년간 1만5000건 수술실적 기록
- 비보험 레이저·고주파 고집않고
- 발거술도 확대 환자부담 최소화
- 부·울 의료진 5명 매달 정기모임
- 최신 수술법 공유·사회봉사 매진
- 19일엔 '레이저 치료' 주제 발표
다리에 울퉁불퉁한 혈관이 튀어나오거나 거미줄 모양의 실핏줄이 보여서 무더운 여름에도 반바지나 치마 대신에 긴바지를 입고 다리를 숨기고 싶은 사람이 있다. 바로 하지정맥류 환자들. 적지 않은 사람이 이 질환을 단순히 보기 흉하다는 미용상 문제로 잘못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치료 후 재발률이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에서 심장으로 올라가야 하는 정맥혈이 혈관 고장으로 정상적으로 올라가지 못해 다리에 정체되면서 생기는 혈관질환이다. 방치하면 하지 부종, 피부염, 궤양, 혈전증 같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근본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고장난 혈관을 제거하거나 막아 다른 정맥으로 정체된 혈액을 우회시킴으로써 혈액 순환을 개선하는 게 치료 목적이다.
청맥외과의원 박용범 대표원장이 하지정맥류 환자에게 혈관초음파검사를 하고 있다. 이 검사를 통해 혈관이 늘어난 모양, 혈관 내 혈액이 역류하는 곳을 파악할 수 있다.
■복합치료로 뿌리 뽑는다
지난 7년간 1만5000건의 하지정맥류 수술 실적을 기록한 부산 청맥외과의원은 냉동수술(정맥 발거술), 레이저·고주파, 약물경화요법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식 복합치료로 재발률을 1% 미만으로 획기적으로 낮추고 있다. 흉터와 통증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로 주목받는 레이저 치료만 고집하지 않는다. 박용범 대표원장은 "밭농사를 지을 때 호미를 쓸 곳에 호미를, 괭이를 쓸 곳엔 괭이를 사용하 듯이 레이저 치료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며 "고장난 혈관의 크기와 기능 정도에 꼭 맞는 방법을 다양하게 써서 근본 원인을 발본색원해 재발하지 않게 하는 게 복합치료의 강점"이라고 밝혔다.
하지정맥류 치료 방법으로는 ▷냉동치료기 같은 수술 기계를 이용해 고장난 혈관을 제거하는 근본 제거술 ▷레이저나 고주파를 이용해 고장난 혈관을 폐쇄하는 정맥소작술 ▷가는 주삿바늘을 통해 약물을 주입해 아주 작은 혈관의 폐쇄를 유도하는 약물경화요법 ▷열을 이용하지 않고 생체접착제 성분의 약물을 주입해 혈관을 폐쇄하는 최신 베나실(VenaSeal) 시술 등 여러 방법이 있다. 이들 치료법은 저마다 장단점이 있다. 큰 혈관은 큰 혈관에 맞도록 근본 제거술을 해주고 가지혈관은 레이저·고주파·베나실 시술로 치료하고, 피부 가까이 있는 모세혈관은 약물경화요법으로 복합치료하면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박 원장은 설명했다.
■모든 것의 근본은 사람(以人爲本)
청맥외과는 '세상 모든 것의 근본은 사람(以人爲本·이인위본)'이라는 공자의 말씀을 받들어 환자가 우선이 되는 병원을 지향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환자가 모든 치료비를 부담해야 하는 레이저와 고주파 치료만 고집하지 않고 국민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정맥 발거술도 많이 시행해 환자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수술 당일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퇴원해 하루나 이틀 후 다시 방문하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 수술 후 1박 2일 입원한 뒤 가벼운 다리로 퇴원할 수 있는 입원집중치료제를 운영하고 있다.
■혈관전문병원 개원 목표
이 병원은 하지정맥류는 물론 동맥경화 당뇨발 경동맥협착증 복부대동맥류 동정맥류 질환까지 치료하는 혈관전문병원으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있다. 부산 청맥외과의원과 울산 청맥외과병원 의료진 5명은 매달 만나 최신 수술법을 공유·연구하고 그 성과를 학회에 지속적으로 발표하고 있다. 박 원장은 오는 19일 대한정맥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분지정맥류의 혈관 내 레이저 치료'에 관해 주제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의료진은 '하지정맥류 혈관 내 소작술-레이저 및 고주파 치료'를 포함해 일본 미국의 혈관외과 교과서를 3권을 번역·출간했다. 이뿐 아니라 박 원장과 울산 청맥외과병원 강병완 원장은 1억 원 이상의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에 가입하는 등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박 원장은 "혈관전문병원을 세워 '막힌 혈관을 뚫어주고 늘어난 혈관을 좁혀준다'는 원칙 아래 다양한 혈관 질환을 치료한다는 꿈을 이루기 위해 시간을 쪼개 진료·수술, 공부, 사회봉사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2017년 3월 7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