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최필선 웰니스병원 내과 원장
[ 시도때도 없는 화장실 신호…아빠는 술, 딸은 스트레스 때문 과민성 장 증후군 ]
- 소화기 환자 10명 중 3명 꼴 흔해
- 갑작스럽게 복통·불쾌감 느껴
- 연말엔 술 자주먹는 중년층 많고
- 시험 스트레스 수험생 10월 몰려
- 약물치료 아닌 심리적 불안 해결
- 장에 무리 사과·치즈 등 피해야
직장인 부장혁(33) 씨는 요즘 술자리가 잦아지면서 아랫배가 불편하고 설사가 지속되는 증상이 며칠 간격으로 반복되고 있다. 술을 많이 마시고 신체 균형이 무너진 것 같아 병원을 찾았더니 과민성 장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지난 17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고3 수험생 김유리(18) 양은 논술고사와 면접을 준비하느라 극심한 긴장과스트레스로 배변 습관에 변화가 생겨 병원을 찾았다. 역시 과민성 장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과민성 장 증후군은 복통, 복부 불쾌감, 배변습관 변화를 가져오는 질환이다. 이 증후군의 환자들은 갑작스럽게 배가 아파지는 등 시도 때도 없는 '신호' 탓에 일상생활에서 불편을 겪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2011~2015년 전 국민 진료정보를 분석한 결과, 해마다 150만 명 이상이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진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진료 인원은 158만 명으로 인구 10만 명당 3099명이 진료를 받았다. 소화기 증상으로 방문하는 환자의 28.7%가 과민성 장 증후군으로 진단될 만큼 흔한 질환이다.
■연령대별 진료시기 달라
연령대별로 진료인원이 많아지는 시기가 달랐다. 수험생 과민성 장 증후군 환자가 가장 많은 시기는 8~10월로 수능 시험을 앞두고 극심한 스트레스로 과민성 장 증후군 진료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취업 연령층은 연초에 진료인원이 크게 증가했다. 졸업, 취업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중·장년층은 연말이나 연초에 환자 수가 가장 많았다. 이는 송년회, 신년회 등 잦은 술자리의 영향이다. 과민성 장 증후군의 또 다른 원인이 음주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원인 및 증상
과민성 장 증후군은 소화기 질환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 전체 인구의 10~15%에서 나타나고 여자가 남자보다 배 가량 많다. 과민성 장 증후근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진 바 없지만, 과도한 음주와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과 자극적이고 기름진 음식, 만성피로 등에 따른 소화관 기능 약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복통과 복부 팽만감과 같은 불쾌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설사와 변비가 가장 흔한 증상이다. 하복부에 경련이 일어날 수도 있고, 복부에 바늘로 콕콕 찌르는 듯한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대변에 끈적한 점액질이 묻어 나오기도 하고 장에 가스가 찬 느낌이 들기도 한다. 또한 전신에 피로감이 들고 두통과 불면, 어깨 결림 등의 증상도 나타나지만 몸 상태에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이 과민성 장 증후군의 특징이다. 웰니스병원 내과 최필선 원장은 "특별히 검사상 원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 이지만, 만성적으로 지속될 때 대장내시경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의 동반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치료
과민성 장 증후군은 약을 먹는다고 해서 해결되는 질환이 아니다. 원인이 되는 심리적 불안과 갈등을 제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 환자가 본인의 병을 잘 이해하고 대장에 심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경험에 비춰 장이 편하지 않았던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이 좋다. 과식을 피하고, 규칙적으로 식사를 하며, 편안한 마음가짐을 가지는 것도 방법이다.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운동을 적당히 하고 휴식을 취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유의해야 할 음식
포드맵 성분이 많은 음식을 주의해야 한다. 포드맵은 많은 가스를 유발하는 당분이 들어간 식품을 말한다. 과민성 장 증후군 증상이 있다면 콩, 밀가루, 사과, 수박, 양파, 마늘, 양배추, 브로콜리, 우유, 치즈 등의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또 과민성 대장 증후군을 악화시키는 술, 탄산음료, 과도한 커피, 기름진 음식 등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016년 11월 29일
국제신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