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 = 정일권 영도병원 관절센터 과장]
< 여름철 복병 '건초염'…손목도 휴식이 필요해 >
- 손가락·어깨·무릎 등 반복 사용, 힘줄 둘러싼 건초에 염증 발생 -
- 여름 관절내부 압력 높아져 통증
- 중년 직장인·주부 등 발병 많아
- 소염제·찜질 등으로 증상 완화
- 체외충격파 치료 매우 효과적
40대 직장인 김모 씨는 2, 3년 전부터 여름이 두렵다. 본격적인 무더위와 장마가 시작되면 어김없이 손목에 이유를 알 수 없는 통증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올해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얼마 전부터 손목 통증 때문에 컴퓨터 작업이 힘들어 업무에 지장이 있을 정도다. 이전에는 파스를 붙이거나 진통제로 견뎠지만 올해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가까운 정형외과를 찾았다. 김 씨는 '손목 건초염' 진단을 받고 현재 치료 중이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이 되면 손목, 손가락 등 자주 또는 많이 쓰는 부위에 통증을 느끼는 건초염 환자가 증가한다.)
■ 고온다습 날씨에 통증지수 증가
최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손목이나 손가락, 어깨 등 관절 부위에 통증을 호소하는 건초염 환자들이 병원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08~2012년 건초염 누적 환자는 2008년 101만 명에서 2012년 136만 명으로 5년간 35만 명이 증가했다. 특히 진료인원을 월별로 살펴보면 5년간 여름철을 제외한 월 평균 진료인원이 14만6218명이었지만 여름철에 해당되는 6~8월 평균 진료인원은 16만1018명으로 다른 계절에 비해 1500여 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온다습한 여름철에 환자가 급증하는 건초염은 힘줄을 둘러싸고 있는 막 혹은 막 내부 공간에 염증이 생겨 부위가 붉게 변하거나 붓고 염증 세포가 다른 부위로 침입하면서 통증이 발생하는 질병이다. 힘줄은 근육 끝에서 뼈와 연결돼 관절을 움직인다. 힘줄을 싸고 있는 막을 건초 또는 건막이라고 하는데 이곳에 염증이 발생한 것을 건초염 또는 건막염이라 한다.
힘줄이 있는 곳이라면 인체의 모든 부위에서 발병이 가능하지만 주로 손목, 손가락 등이 가장 많고 어깨, 엉덩이, 무릎, 발목 등 비교적 움직임이 많은 관절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염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대부분 힘줄을 지나치게 많이 혹은 자주 사용하기 때문이다. 잦은 마찰과 이로 인한 막의 부분적인 파열 등이 주요 원인이며 류마티스성 질환도 건초염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건초염이 발병하면 관절을 움직일 때 염증이 생긴 힘줄 부위에 심한 통증이 생기고 이에 따라 관절의 움직임도 제한된다. 손가락, 손목 등을 반복적으로 오래 사용하는 중년의 직장인 및 가정주부 등이 건초염 진단을 많이 받는다.
주로 여름철에 건초염 환자가 증가하고 통증이 심해지는 이유는 다른 계절에 비해 기압이 낮고 습도가 높은 날이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환경은 관절 내부의 압력을 높이고 신경을 자극하기 때문에 관절 통증이 더 심해지게 되는 것이다.
■ 체외충격파 치료 효과적
초기 치료는 염증을 줄이는 것으로 소염제, 휴식, 냉찜질, 초음파 등의 물리 치료를 통해 상태를 호전시킬 수 있다. 특히 체외충격파 치료가 건초염에 매우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체외충격파 치료는 유럽 등 여러 선진국에서 사용하고 있는 치료방법으로 손목뿐 아니라 다양한 부위에 강력한 충격파를 연속적으로 전달해 증상을 치료하는 시술법이다. 이 치료는 외과적인 수술이나 절개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수술에 대한 부담감이 적고 마취가 필요 없다. 10분에서 20분 정도의 짧은 치료시간과 회복이 빠른 시술로 치료 후 다음날부터 바로 일상생활과 운동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방법으로 효과가 없다면 추가적인 수술 치료가 필요하다.
(영도병원 정일권 정형외과 과장이 건초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영도병원 정형외과 정일권 과장은 "건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반복적 동작을 취하는 관절의 무리한 사용을 자제하고 부득이하게 계속 사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스트레칭 운동과 충분한 휴식을 자주 취해줘야 한다"며 "통증이 있는 부위는 작업 후 온·냉찜질이나 마사지 등을 시행해 주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간혹 통증이 심하다는 이유로 관절 부위에 스테로이드 제제를 주입하기도 하는데 이는 장기적으로 힘줄을 약화시켜 파열에 이르게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16년 8월 2일 화요일
국제신문 20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