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 = 조형래 좋은삼선병원 어깨관절스포츠센터장]
< 욱신욱신 어깨통증…참다가는 병 키운다 >
- 오십견은 전체 환자 중 31%…힘줄 염증·파열 40%로 더 많아 -
- MRI 검사, 환자 증상따라 선택
- 약물·주사 등 비수술요법 우선
- 회전근개파열도 수술 신중히
최근 날씨가 풀리며 활동량이 늘면서 어깨통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3, 4월은 1년 중 어깨통증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이다. 운동이나 자세에 관계없이 당뇨병, 갑상선, 심혈관 질환 등의 대사성 질환 역시 어깨 힘줄과 관절막에 염증을 유발해 오십견이나 석회화건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어깨통증의 원인은 단순 염증에서 힘줄 파열까지 다양하다. 참고 견디며 지내기보다 원인을 잘 파악해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좋은삼선병원 조형래 어깨관절스포츠센터장이 등속성 종합관절 평가 및 운동시스템기인 BIODEX를 통해 어깨질환 환자의 근력을 평가하고 있다.)
■ 40대 이후 여성이 1.4배 많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어깨통증 환자는 최근 5년(2010~2014년) 새 20% 늘어 바야흐로 2014년 기준 200만 명을 넘어섰다. 젊었을 때 어깨 주변 힘줄은 부드럽고 탄력이 유지되다 50대부터 소위 퇴행성 변화가 시작돼 굳은 살처럼 힘줄이 두터워지고 푸석푸석해져 쉽게 상처를 입게 된다. 연령별로 보면 어깨 관절질환은 50대에 가장 많이 발생, 전체 환자의 30%(63만 명) 이상을 차지한다. 어깨질환은 30대까지는 남성이 더 많지만 40대 이후는 여성이 1.4배 많다. 반복적인 가사노동, 육아, 여성 호르몬, 갑상선 질환, 골다공증 등이 원인으로 추측된다.
어깨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 흔히 오십견으로 알려진 유착성 관절막염으로, 전체 환자의 31%를 차지한다. 오십견은 어깨를 감싸고 있는 관절막에 염증이 발생해 통증이 생기고 관절이 굳는 질환. 대개 특별한 원인 없이 발생하지만 경미한 외상 이후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어깨관절은 인체 관절 중 유일하게 360도 회전이 가능한데, 이러한 회전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회전근개 힘줄이다. 과도한 어깨 사용이나 불량한 자세 등으로 인해 회전근개 힘줄에 염증이 생긴 경우를 어깨충돌증후군(17%), 염증이 악화돼 힘줄이 끊어진 경우를 회전근개파열(23%)이라 한다. 결국 어깨통증 원인 중 40%는 충돌증후군이나 회전근개파열과 같이 회전근개 힘줄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므로 오히려 오십견보다 더 흔하다. 어깨통증의 21%는 원인불명인데, 이는 어깨 관절 자체보다 목디스크나 승모근과 같은 어깨 주위 근육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 MRI, 환자 증상과 일치 여부 중요
어깨통증으로 병원을 찾으면 흔히 MRI(자기공명영상) 검사를 권유받는다. 고비용이지만 X레이 검사에서 보이지 않는 어깨관절 속의 인대, 회전근개힘줄, 관절막, 뼈상태 등을 상세히 관찰할 수 있다. 특히 회전근개힘줄 파열 여부를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단순 오십견 환자는 MRI를 찍어도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의사의 진찰이나 간단한 초음파 검사로 진단된다. 오십견 환자의 MRI 검사에서 보이는 경미한 어깨관절의 퇴행성 변화를 통증의 원인으로 잘못 판단해 수술까지 받는 경우가 있다. 이럴 경우 수술 후에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거나 오히려 통증이 심해지고 관절이 뻣뻣해져 오랫동안 고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MRI에서 보이는 비정상 소견이 환자가 느끼는 증상과 일치하는지 정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 어깨통증, 비수술적 치료 우선
오십견이나 회전근개 질환 등 중장년층 어깨통증의 치료 원칙은 안정, 약물, 주사요법, 재활요법과 같은 비수술적 보존 요법이다. 특히 오십견은 진단만 정확하다면 일정 기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좋아지는 경우가 90% 이상이다.
어깨질환은 특히 밤에 누우면 통증이 심해지는 야간통이 특징이다. 이럴 땐 소염진통제를 먹거나 온탕 후 병원에서 관절 내 주사요법을 받으면 급성기 통증은 어느 정도 조절된다. 이후에는 가벼운 스트레칭부터 시작해 굳은 관절을 풀 수 있도록 꾸준히 자가 운동요법을 해야 한다. 처음에는 재활요법을 병행하면서 운동하는 법을 배워 실시하는 것이 좋다. 회전근개 힘줄이 퇴행성 변화를 일으켜 석회물질이 생기는 석회화건염도 소염제 주사요법이나 간단한 주사 흡인 시술로 좋아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회전근개파열 수술 신중해야
어깨충돌증후군, 회전근개파열, 석회화건염은 모두 어깨 회전근개 힘줄에 발생하는 병이라 통틀어 회전근개 질환이라 한다. 이 중 수술이 필요한 경우는 회전근개파열이다. 최근 국내에서 어깨 힘줄 봉합수술은 한 해 5만6000건 정도이며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어깨 회전을 담당하는 4개의 회전근개 힘줄 중 한 두 개가 파열돼도 남아 있는 힘줄이나 어깨 주변 근육의 보상작용으로 통증이 없는 경우가 많아 힘줄 파열이 진단됐다고 꼭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70대 이후엔 힘줄 파열이 있어도 절반 이상이 증상이 없다는 보고도 있다.
하지만 회전근개파열은 오십견과는 달리 저절로 좋아지는 질환은 아니다. 진단이 되면 질병을 잘 이해하고 병이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통증을 유발하는 노동이나 운동의 정도를 줄이고 파열되지 않고 남은 힘줄을 강화시키는 회전근개 근력강화 운동이 필요하다. 힘줄 파열이 심하지 않은 경우 약물요법 같은 보존적 치료면 대부분 호전된다. 만일 힘줄 파열이 많이 진행돼 힘줄에 변성이 많이 온 경우에도 봉합수술을 하면 되레 재파열될 확률이 높으므로 일단은 비수술적 치료로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좋다.
수술은 갑작스런 외상으로 인한 급성 파열이나 3개월 이상의 보존적 치료로 통증이 지속되는 활동적인 50, 60대 환자의 경우 생각해봐야 한다. 수술 결정은 신중을 기하는 것이 좋다.
2016년 4월 19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