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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재발·전이돼도 치료 포기하지 마세요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6-05-17 (화) 10:07 조회 : 2810


[도움말 = 김상원 마더즈병원 병원장]


< 유방암 재발·전이돼도 치료 포기하지 마세요 >

- 신약 잇단 개발로 치료법 다양화…평균 생존기간 30개월로 늘어나 -

- 표적치료·호르몬 억제 약물로
- 환자들 삶의 질 개선에 큰 도움
- 건강보험 적용 한계, 개선 필요

50대 황모 씨는 2008년 당시 3기 유방암 판정을 받고 유방절제 수술에 이어 항암치료, 방사선 치료까지 받았다.

이후 2010년 정기검사에서 유방암이 뼈로 전이된 것을 발견했다. 황 씨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절망했지만 담당의의 권유에 따라 다시 항암치료를 시작해 다행히 새로 생긴 종양이 점점 줄어드는 효과를 봤다. 이후 암세포가 다시 자라는 일이 반복됐지만 새로운 약물과 표적항암치료 덕분에 재발된 지 5년이 지난 지금까지 일상생활을 잘하고 있다.

유방암학회에 따르면 유방암 환자가 수술 후 5년 내 유방암이 재발할 확률은 21%이며, 한 번 재발된 환자가 치료 후 또다시 재발될 확률은 50% 이상이다. 암이 다른 부위에 전이됐을 땐 상당수가 완치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재발된 유방암 환자들은 면역기능 저하와 항암치료에 대한 내성이 생겨 치료에 어려움이 따른다. 수술을 통해서도 완전히 제거할 수 없는 경우 항암약물로 암세포를 완전 제거하는 것 또한 쉽지 않다.

그렇다고 치료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최근 10년간 유방암에 대한 신약 개발이 급속도로 이뤄졌고 다양한 치료방법을 이용해 재발 및 전이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거 6개월에서 1년가량을 생존기간으로 여겼으나 현재 전이된 유방암 환자의 평균 생존기간은 30개월 정도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10년 이상 생존하는 경우도 종종 나오고 있다.

(마더즈병원 김상원 병원장이 유방암 수술 후 재발한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 잇단 신약 개발…치료법 다양화

전이성 유방암 치료의 생존기간을 늘리고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되는 치료방법은 항암화학치료 외에도 다양한 표적치료와 호르몬 억제 치료제가 있다. 재발 및 전이성 환자의 치료 방향은 기존의 독성이 강한 항암화학치료법에서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대신 정상세포에는 해를 주는 않는 표적치료방법으로 옮겨가고 있다.

표적치료약물은 유전자 재조합에 따른 항체 의약품(인체적용 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치료효과를 발휘하는 바이오의약품)으로, 항암화학치료와 달리 정상세포에는 해를 주지 않고 암세포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런 약물 중 대표적인 것이 '허셉틴(Herceptin)'이다. 유전자 돌연변이에 의해 과발현된 인간상피세포성장인자를 억제하는 항체의약품으로 1998년 처음 사용된 후 지금까지 널리 사용되고 있다. 동일 계통의 약물로는 라파티닙, 퍼제타 등이 있다.

호르몬 억제치료 방법도 있다. 유방암은 70%가 호르몬 의존성암이다. 말 그대로 여성호르몬이 과다 분비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암세포 표면에 여성호르몬 수용체를 많이 발현하는 호르몬 양성암이 재발된 경우 호르몬 억제제를 통해 암이 더는 자라는 것을 막을 수 있다. 호르몬 억제제로는 '선택적 호르몬 수용체 저해제'로 불리는 약제와 아로마타제 억제제, 난소기능 억제제 등이 있다. 이들을 이용한 호르몬 치료는 항암화학요법에 비해 부작용이 훨씬 적어 암환자의 삶의 질 개선에 큰 도움을 준다.

이런 약을 사용하고 난 뒤 내성이 생겨 재발된 경우에는 표적치료제인 '아피니토'와 같은 약을 사용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세포분열의 세포주기를 관장하는 효소를 억제하는 약으로, 호르몬 억제 치료에 실패한 경우 사용하는 표적치료 약제인 '아이브란스'가 미국 FDA(식품의약국)의 승인을 받았다.

전이성 유방암의 치료제인 '캐씨엘라'는 항체-항암제 복합제로 개발된 약이다. 항체의약품에 화학합성의약품인 항암제를 결합하면 항암제가 암세포만 파괴할 수 있다. 이는 항암약을 표적치료제와 함께 작용함으로써 항암제의 세포독성작용이 종양세포에만 미치도록 해 기존의 치료보다 32%나 사망률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위에서부터 표적치료제인 허셉틴과 타이커브, 퍼제타)

■ 건강보험제도 개선 필요

이렇게 효과적인 약이라 하더라도 가격이 너무 비싸고 건강보험 적용이 이뤄지지 않으면 당장 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인정하는 유방암 표적치료제는 허셉틴과 타이커브 두 가지다. 이들 약제를 사용할 땐 보험에서 인정하는 용법으로만 사용해야 하는 제약이 있다. 효과가 인정됐다 하더라도 인정요법 외의 방법으로 사용하면 불법 진료가 되는 셈이다.

마더즈병원 김상원 원장은 "돌연변이 양성 유방암환자의 경우 항암치료 시 탁솔과 허셉틴, 퍼제타를 동시에 모두 사용하는 것이 효과가 우수하다고 증명됐으나 아직 국내 건강보험에서는 적용이 되지 않는다"며 "치료의 트렌드가 변화하고 점점 진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건강보험정책도 발빠르게 변화해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16년 5월 17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