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신장)은 아래쪽 갈비뼈 안쪽에 등쪽으로 두 개가 있다. 어른 주먹만 하다. 혈액 속의 노폐물을 걸러주기 때문에 몸속에서 정수기 역할을 한다. 이 여과기능을 돕는 것이 바로 사구체란 조직이다. 사구체는 미세한 모세혈관 덩어리로 구성돼 있는데, 혈액이 이곳을 통과하며 노폐물이 걸러진다. 콩팥 하나에는 백만 개의 사구체가 있다. 해서, 사구체여과율이 콩팥 기능을 판단하는 척도가 되는 것이다.
콩팥은 또 나트륨 칼륨 칼슘 등 몸속에 존재하는 전해질의 균형을 맞추고 혈압을 조절한다. 적혈구 생성을 자극해서 빈혈에 빠지지 않게 도와주는 호르몬 등을 만들기도 한다.
콩팥은 '침묵의 장기'로 불린다. 탈이 나거나 병이 생겨도 초기에는 대개 아무 증상이 없기 때문이다. 자각 증상이 나타나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병이 꽤 많이 진행됐거나 만성화된 경우가 많다.
(만성신부전 환자를 상담하는 좋은삼선병원 신장내과 이우철 과장)
■ 60세 이상부터 만성환자 급증
질병관리본부의 2013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만 30세 이상 성인에서 사구체여과율이 분당 60㎖ 미만인 중등도 만성콩팥병 유병률은 4.1%(남자 4.4%, 여자 3.9%). 연령대를 60대로 높여 중등도 만성콩팥병 유병률을 보면 남자 8.5%, 여자 7.3%이고, 70세 이상에선 남자 24.1%, 여자 17.7%로 나타나 60세 이상부터 급격히 늘고 있음을 보여준다. 4년 전인 2009년 유병률(2.8%)보다도 46%나 증가했다.
밤에 소변이 자주 마렵고, 발과 발목이 붓고 소변에 거품이 생기면 일단 콩팥의 기능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 좀 더 진행되면 혈압이 상승하고 빈혈이 발생하며 뼈에 이상이 생기고 영양상태가 불량해져 신경학적 이상 증상까지 오게 된다.
콩팥병에는 크게 급성신부전, 만성신부전, 사구체신염, 신장결석이 있다. 이 중 대표적 질환이 만성콩팥병인 만성신부전이다. 놀라운 점은 만성신부전 중 말기인 경우 5년 생존율이 40%를 밑돈다는 것이다. 이는 암보다 낮은 수치다.
■ 주 원인은 당뇨·고혈압 때문
대한신장학회에 따르면 말기신부전 환자의 원인이 당뇨인 경우는 48%, 고혈압인 경우는 21.2%, 만성사구체신염이 원인인 경우는 8.2%로 나타났다. 당뇨병 및 고혈압 환자는 특히 만성콩팥병을 예방하기 위해 적극적인 혈당 조절과 혈압 조절을 해야 한다. 이와 함께 주기적으로 소변검사와 신장 혈액검사를 해야 한다.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조기 발견하여 생활습관을 변화시키고 필요하다면 약물치료를 적극적으로 시작하는 것이 민성 콩팥 질병상태로의 진입을 억제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사는 내내 고통을 주고 급기야 치명적인 합병증으로 죽음까지 불러들이는 만성신부전 환자는 어떤 치료를 받아야 할까. 혈액투석과 복막투석 그리고 이식수술이 그것이다. 환자에게 어떤 방법이 적합한지는 반드시 전무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대한신장학회에서 조사한 2014년까지의 말기신부전 환자는 총 8만674명이며, 이 중 혈액투석 환자는 5만7256명이며, 복막투석 환자는 7423명으로 나타났다. 콩팥이식수술은 1만5995명이었다. 이식의 경우 국내 평균대기 기간은 6년 정도이다.
좋은삼선병원 신장내과 이우철 과장은 "만성신부전은 암처럼 단기간에 생명을 빼앗지는 않지만 평생을 괴롭기기 때문에 병을 다스리는 지혜가 필요하다"며 "정기검진과 규칙적인 생활습관을 지키며 관리를 잘하면 콩팥병 환자도 자연수명이 다할 때까지 거의 문제없이 지낼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