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 = 김훈 세바른병원 병원장 · 신경외과 척추전문의]
< 허리통증, 개인별 맞춤치료가 필요해 >
- 척추질환 복잡한 구조 -
- 직업·생활패턴 다르고
- 당뇨병 등 지병도 고려
- 경험 많은 의사 찾기 중요
직장인 김모(40) 씨는 며칠째 허리가 쿡쿡 쑤시고 아프다며 진료실을 찾았다. 그러면서 다짜고짜 주변의 한 지인이 추천해준 특정 시술을 해달라고 졸랐다. 증상과 검사 결과를 모두 종합해본 결과 그의 질환은 흔히 '허리가 삐끗했다'고 할 정도인 단순 염좌였다.
디스크는 이제 감기와 같은 흔한 질환이 돼버렸다. 그렇다 보니 검증되지 않은 다양한 정보가 쏟아지면서 잘못된 치료 정보 또한 난무하고 있다. 환자 스스로가 자신의 병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은 아주 바람직한 일이지만 자가 진단과 함께 병원을 찾아 치료법을 제시하는 데는 분명히 무리가 따른다.
■ 개인별 맞춤치료 중요하다
세바른병원 김훈 병원장은 "척추 질환은 개인차가 큰 질환"이라며 "척추야말로 개인별 맞춤치료가 아주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치열상태에 따른 성형수술과 치아교정만이 맞춤치료가 필요한 게 아니라는 것이다.
척추는 장삼이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로 구성돼 있으며, 관련 질환 또한 진행 속도나 범위의 개인차가 아주 큰 편이다. 같은 나이라도 직업이나 생활 패턴에 따라 질환의 경중이 다르게 나타나고, 여성이나 남성이냐 혹은 환자가 당뇨병이나 고혈압과 같은 지병을 갖고 있는가도 중요하다. 같은 증상을 보여도 질환이 다른 경우도 있고, 본인이 느끼는 고통과 불편이 반드시 검사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없지 않다. 인체가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에서 고통이 늘어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김 병원장은 "결국 의료진은 환자의 특성, 즉 나이나 성별, 사회 활동 범위와 치료 가능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해 치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병원장은 최근 병원을 다녀간 30대 중반의 환자 최모 씨를 예로 들며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는 운동선수 출신으로, 지금은 학생 선수들을 가르치는 운동코치이다. 그는 선수시절부터 시작된 허리통증이 최근 더 심해져 이제는 거동까지 불편해졌다고 호소했다. 여기에다 운동을 그만둔 후 비만에 당뇨병, 고혈압까지 앓고 있어 척추치료에 훨씬 더 부담감을 갖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운동을 업으로 하는 사람들은 척추가 아주 튼튼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오히려 척추뼈와 디스크가 오랫동안 혹사당해 망가진 경우가 더 흔하다.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이 이를 잡아주고 있을 뿐, 이후 운동을 쉬고 근육이 퇴화하면 뼈와 디스크에 이상이 드러나면서 급격히 통증이 시작되는 것이다. 요약해보자면 최 씨는 30대라는 나이에 비해 디스크는 아주 퇴화돼 있는 반면 상대적으로 근육 상태는 좋았다.
이어지는 김 병원장의 설명. 운동코치가 직업인 최 씨는 학생 선수들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병원을 자주 찾을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꾸준한 물리치료를 받기에도 무리가 있는 상황이었다.
검사 결과 튀어나온 디스크의 크기는 중간 정도였고, 위치는 허리뼈 5번과 꼬리뼈 사이였다. 병변은 꼬리뼈 구멍에서 접근하기에 가장 가까운 위치였기 때문에 김 병원장은 치료법으로 경막외내시경시술을 결정했다. 경막외내시경시술은 내시경을 통해 육안으로 병변을 확인하며 돌출된 디스크를 줄이는 시술이다. 자연 경과를 지켜볼 수 있었지만 환자의 통증이 심한 것과 안정을 취하면서 쉴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한 것이다.
(김훈 세바른병원 병원장(신경외과 척추전문의)이 척추질환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 환자들이 알아야 할 것은
어떤 병원을 찾아가 치료를 받고 몸에 좋은 운동과 건강습관을 챙기는 등 치료의 전 과정은 사실 환자 스스로의 몫이다. 하지만 풍부한 경험이 있는 전문의를 만나 치료 방향을 찾아가는 노력 또한 환자 스스로 개척해야 한다.
담당 의사의 역할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환자 스스로가 눈치채지 못한 몸의 변화와 증상들을 알아내기 위해 시의적절한 질문을 하는 것도 전문의의 축적된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김 병원장은 "환자가 병원을 선택하는데 있어 풍부한 임상경험을 가진 의사가 있는 곳인지 살펴보는 것이 치료법 못지않게 중요하기 때문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 3월 15일 화요일
국제신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