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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내장 환자 10명 중 2명은 우울·불안증세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6-04-05 (화) 09:19 조회 : 785


[도움말 = 박효순 누네빛안과 대표원장 / 김정림 인제대백병원 안과 교수]


< 녹내장 환자 10명 중 2명은 우울·불안증세 >

- 초기엔 증상 없다가 시야 좁아져…불편 느껴 내원할땐 대부분 말기 -


- 40대 이상 100명 중 6명 꼴 발병 
- 시력 안 좋을수록 불안감 가중 
- 눈 CT 촬영·시야검사 통해 진단 


주부 김모(50) 씨는 3년 전 녹내장 진단을 받고 현재 정기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그동안 김 씨는 시력 1.0에 안과적으로 전혀 불편이 없어 안과 검진의 필요성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1년에 한 번씩 하는 정기 건강검진에서 녹내장 의심으로 안과 검사를 권유받은 그는 정밀 검진 결과 녹내장 말기 진단을 받았다. 녹내장은 치료가 되지 않으면 계속 진행해 실명에 이른다는 설명을 들은 김 씨는 이후 밤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불안과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녹내장은 안구 내부의 압력인 안압의 상승으로 시신경이 눌리거나 혈액 공급에 장애에 의해 생기는 질환이다. 

■ 잠재적 실명 그래서 불안

인제대부산백병원 김정림 안과 교수팀이 12개월 이상 약물치료 중인 녹내장 환자 72명을 분석한 결과 20.8%(15명)가 우울과 불안 증상이 동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안압이 21㎜Hg(정상 10~21㎜Hg) 이상이면서 12개월 이상 진행소견이 없는 녹내장 의심환자는 72명 중 우울증상이 15.3%(11명), 불안증상이 6.9%(5명)로 조사됐다.  

시력이 0.5 이상인 환자의 경우 17.2%에서 불안감정을 보인 데 비해 0.5 미만 환자인 경우 3배 정도 많은 50%에서 불안을 느꼈다. 우울도 0.5 미만 환자가 37.5%로 0.5 이상 환자(18.8%)보다 2배 이상 높았다. 한 번 손상된 시신경은 회복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녹내장은 잠재적으로 실명이 될 수 있어 시력이나 시야가 좋지 않은 환자들이 더 불안감을 느낀다는 게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우울 증상이 있는 경우 환자의 치료 순응도 및 치료 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며 "병에 관한 적절한 정보 제공 등 환자가 불안함을 느끼지 않도록 정서적인 치료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림 인제대백병원 안과 교수가 세극동현미경을 통해 안구검사를 하고 있다.)

■ '완치'가 아니라 '관리' 필요

녹내장은 초기 증상이 없고 중심 시력은 정상으로 유지되며 시야가 좁아진다. 이러한 변화는 환자가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진행되다가 불편을 느껴 안과병원을 방문할 땐 말기 단계가 대부분이어서 '소리 없는 암살자'라 불린다. 이는 최근 수치로도 입증됐다.

한국녹내장학회는 최근 국민건강영양조사(2008~2011)를 통해 녹내장 실태를 분석한 결과 녹내장 진단을 받은 10명 중 9명은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하면서 자신이 녹내장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간 녹내장 정기검진을 받은 적이 없었다는 말이다. 또 녹내장 환자 중 20%는 본인의 질환을 인지하고도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녹내장 진료 환자수는 2011년 52만5614명에서 2015년 76만7342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 중 40세 이상 녹내장 유병률은 3.6% 정도이다. 녹내장 의심환자까지 포함하면 5.7%로 100명 중 6명에게 발생하는 흔한 질환이다.

대개 눈이 침침해서 노안이겠거니 하고 병원을 찾았다가 녹내장으로 진단받는 경우가 태반이며, 주변부 시야가 어둡게 보이는 시력장애 증상이 생겼을 때 녹내장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이기 때문에 40대 이상이면 정기 안압 검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최근에는 20~30대에서 시력교정술에 따른 눈 정밀검사를 받다가 녹내장을 우연히 발견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녹내장 초·중·말기 환자의 시야 장면)

누네빛안과 박효순 대표원장은 "녹내장의 원인으로 대부분 높은 안압을 들지만 이는 잘못 알고 있는 상식 중 하나"라고 말했다. 높은 안압이 시신경을 눌러 손상시키므로 녹내장의 원인이 될 수도 있지만 안압이 높아도 녹내장성 변화를 보이지 않는 고안압증과 안압이 정상인데도 녹내장성 시신경 변화를 보이는 정상 안압 녹내장이 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특히 녹내장 환자의 70%가 정상 안압 녹내장이므로 높은 안압이 꼭 녹내장의 원인이라고 볼 수 만은 없다"고 말했다.

녹내장은 안압검사 외에 시신경모양 검사, 눈 CT를 이용한 시신경 단층촬영, 시신경 주변의 섬유층 두께검사와 시야검사를 종합해 진단을 내린다. 약물치료와 레이저치료 그리고 수술치료를 통해 진행 속도를 최대한 지연시키고 현재 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이 치료의 목표이다. '완치'의 개념이 아니라 '관리'의 개념이 필요한 질환인 것이다.


2016년 4월 5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