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 = 해운대부민병원 백승석 소화기내과 과장(위), 조재영 척추센터 센터장(아래)]
< 과식 · 과음 피하고, 가사분담 통해 아내 배려해야 >
- 건강한 추석 연휴 보내기 -
- 장시간 쪼그려 있으면 허리 통증
- 앉고 일어서기 반복도 무릎 상해
- 적어도 한시간에 10분 정도 휴식
- 소화불량·가슴 답답한 화병 증상
- 스트레스성 질환 앓는 주부 급증
- 남편이 평소보다 많은 관심 줘야
- 기름진 음식 고혈압·당뇨환자 毒
- 지방 줄이고 채소 위주 식단 권장
- 식후 바로 눕지 않고 운동도 자제
언제부턴가 '명절'하면 자연스럽게 '명절증후군'이라는 단어가 동시에 떠오른다. 오랜만에 만나는 친척과 푸짐한 음식을 생각하면 분명 명절이 기다려지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지 않다. 이 기간 동안 겪는 스트레스와 정신적 육체적 피로 그리고 과식으로 인한 갑작스러운 위장 장애 등 자칫 방심하다가 건강상 문제를 초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 건강한 명절은 음식에서부터 시작
명절 음식은 생각보다 열량이 아주 높다. 갈비찜, 잡채, 각종 전 등은 대부분 음식을 기름에 굽고 지지고 볶기 때문에 지방이 많다. 고혈압, 당뇨, 신장질환 등 만성질환 환자에게는 되레 독이 될 수 있다. 특히 만성 신장질환으로 혈액투석을 받는 환자나 당 조절이 안 되는 당뇨환자는 과식으로 고혈당 혼수에 빠질 수도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가족 중 당뇨환자가 있으면 음식준비 단계부터 기름기를 줄이고 채소를 이용한 음식 위주로 식단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고혈압이나 심장질환 환자는 짠 음식을 과다 섭취할 경우 혈압 상승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성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소금양을 줄여야 한다.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의 과도한 섭취는 나쁜(저밀도·LDL) 콜레스테롤을 증가시켜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식물성 식용유를 사용하고 고기는 삶아 편육으로 먹는 게 좋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소화 장애를 불러올 수 있다. 튀김이나 전류 등 기름기가 많은 음식은 소화되는 시간이 길고 역류성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다. 평소 소화장애가 있다면 자제할 필요가 있다. 식후 바로 눕지 않고 1시간 내 운동을 가급적 하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해운대부민병원 소화기내과 백승석 과장은 "다양한 음식을 종류대로 먹다 보면 1일 섭취 권장량을 넘어 과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당연히 체중 증가뿐 아니라 혈당 상승으로 당뇨환자들에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중독도 간과해선 안 된다. 한꺼번에 많이 한 음식을 가을이라고 실내에 오래 보관할 경우 생각보다 빨리 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아내를 위해 충분한 배려 필요
명절만 되면 스트레스로 소화가 안 되고 가슴도 답답해 고통을 호소하는 주부가 많다. 밤엔 잠을 잘못 이루고 신경이 예민해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낸다. 숨이 쉽게 차거나 화가 날 때 얼굴과 온몸에 열이 오르기도 한다. 특히 결혼 초년생이나 시댁과의 갈등이 있는 며느리는 이런 증세가 더 심하다. 주부들의 명절증후군이다. 이는 명절 전후 정신적 육체적 피로 때문에 발생하는 일종의 스트레스성 질환으로 '명절 화병'이라고도 한다.
부산부민병원 유영선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이 증후군은 최근 발병연령도 낮아지고 증가하는 추세"라며 "명절에는 가사노동이 많은 아내를 위해 남편이 평소보다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절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선 온 가족이 모여 음식준비를 함께하면서 심리적 불안과 갈등을 제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함께하는 가벼운 운동도 엔도르핀을 생성해 긍정적인 마인드를 갖게 해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 음식 장만은 바닥보다 의자에서
추석 명절 후 손목, 목, 허리, 무릎 등 관절에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주부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관절을 굽히고 펼 때마다 강한 통증이 나타나고 붓거나 열감이 느껴지는 등 불편을 호소한다.
주로 음식을 만들거나 상차림을 하면서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면 무릎 관절에 무리를 주게 된다. 전을 부칠 때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쪼그려 앉아있으면 등이 구부정해지고 얼굴이 앞으로 빠져나오는 거북목 증후군과 허리디스크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허리나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자세로 일하고 가능한 한 바닥이 아닌 의자에 앉아 일하는 것이 좋다. 한 시간에 한 번꼴로 자리에서 일어나 10분 정도 휴식을 취해야 한다.
최근에는 출산 후 직장을 다니는 워킹맘이 늘면서 부모나 시부모가 딸과 며느리 대신 명절 준비를 하다 보니 허리나 무릎통증이 악화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생긴다. 소위 '황혼명절증후군'이다.
무거운 물건을 들 때는 본인의 가슴에 붙이고 다리의 힘으로 일어나야 허리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만약 바닥에 앉아 일할 경우 반드시 벽에 등을 기대고 한쪽 무릎을 세워 다리의 혈액순환을 도와야 한다. 장시간 서 있어야 하는 경우 한발씩 번갈아 가며 10㎝ 정도 되는 발받침에 올리고 서 있는 자세가 허리통증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다. 허리보호대나 손목보호대를 미리 착용하는 것도 통증을 예방하는 방법 중 하나이다.
해운대 부민병원 척추센터 조재영 센터장은 "앉으면 서 있는 것보다 허리에 무게가 30% 증가해 몇 시간 연속으로 앉아 있으면 허리에 좋지 않다"며 "음식준비가 끝날 때마다 틈틈이 손목과 무릎, 허리 등을 펴주는 간단한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좋다"고 충고했다.
2015년 9월 22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