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 = 강경숙 웰니스병원 여성클리닉 원장]
< 잠자고 일어나도 종일 피곤…혹시 부신기능 이상? >
- 모발검사로 영양상태 점검
- 걷기·단백질 식사로 개선을
사업을 하는 40대 후반의 남자 신모 씨가 너무나 피로해 보이는 얼굴로 병원을 찾았다. 잠을 자도 잔 것 같지가 않고 머릿속에 안개가 낀 것 같다고 한다. 집중이 안 되고 기운도 없이 자꾸 잠만 오고 한 지가 벌써 몇 달째였다. 식사는 잘 하는 편이나 속이 계속 불편했다. 끊임 없는 접대 때문이었다. 접대가 없는 날이면 그는 저녁에 헬스를 1시간씩 한 덕분에 여태 가벼운 지방간 말고는 괜찮았다. 하지만 최근 몇 달 새 몸이 너무 안 좋아 2주 전 대학병원에서 몸 전체 CT를 찍었지만 이상이 없다는 결과를 받았다. 그는 사업을 일구느라 거의 6, 7년을 명절 이외에는 휴가도 없이 살았다. 덕분에 사업이 어느 정도 안정됐지만 몸이 왜 이런지 알 수가 없었다.
■ 만성피로 방치하면 병 키우는 셈
만성 스트레스에 의한 부신 기능 실조증이었다. 이 증상은 혈액 검사상 병적인 것은 보이지 않거나 아주 경미한 변화가 보이는 정도지만 환자는 기운이 없어 죽을 지경이고 몸이 천근만근이다. 피곤은 한데 잠은 잘 오지 않고 너무 힘들다고 표현한다.
그럼 부신 기능 실조증이란 무엇인가. 말 그대로 부신의 기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부신은 콩팥(신장) 옆에 붙어 있는 콩알만 한 작은 기관. 여기서 활력 호르몬인 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인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아드레날린이 분비돼 인체의 기능을 자극하고 대사를 촉진시켜 그 상황을 이겨내도록 해준다. 즉 스트레스를 받으면 모든 기능이 과항진돼 그만큼 더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게 된다. 이런 상황이 장기화하면 에너지 생성과정에 조효소로 작용하는 여러 비타민과 미네랄의 부족현상이 야기돼 급기야 몸이 에너지를 더는 만들지 못해 피로감을 느끼고 무력해지는 것이다. 자동차가 언덕길을 올라가려면 페달을 더 밟고 휘발유를 더 많이 공급해야 하지만 휘발유가 충분치 못하면 멈추게 되는 원리와 같다. 스트레스는 또 우리 인체의 생리를 조절하는 자율신경계 중 자극호르몬인 교감신경을 자극해 피로해도 잠을 자지 못하고 신경이 예민해지면서 위와 장이 경직돼 소화흡수도 할 수 없는 상태로 된다.
피로하면 사람들은 설탕커피를 찾는다. 당이 섭취되면 반짝 힘이 조금 생긴 듯하지만 이내 다시 피로해진다. 정제된 단순 당의 섭취는 몸에 부족한 비타민과 미네랄 등 여러 조효소들의 결핍을 더 촉진시켜 증상을 더 악화시킨다.
■ 모발검사 후 맞춤형 영양치료해야
치료는 모발검사부터 시작된다. 환자의 영양 상태와 대사기능을 관찰하기 위해서다. 혈액으로도 비타민 함유량 검사가 가능하지만 혈중 수치는 어제 뭘 먹었느냐에 따라 수치가 급변할 수 있다. 머리카락은 자라는 속도가 아주 느려 최근 3개월 정도의 인체 대사에서 결핍된 것과 축적된 중금속, 인체 내 조절 불균형의 분석이 가능하다. 이 결과에 따라 내 몸이 부족한 영양소를 찾아 보충해줄 수 있어 맞춤형 영양치료가 가능하다.
사업을 하는 신 씨는 예상대로 심한 만성 스트레스와 부신기능 저하를 보였다. 이를 회복하기 위해 대사촉진과 부신기능 상승을 위한 영양치료를 한 달간 시행한 결과 피로감이 아주 줄었다. 이후 2개월간 더 영양치료를 지속하면서 가벼운 걷기운동과 양질의 단백질 식사 등으로 꼼꼼하게 관리하자 다시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왔다.
인체는 이상이 생기면 미리 신호를 보내준다. 과다한 스트레스에 노출되면 피로감이나 불면증, 무기력증, 현기증 등 다양한 신호를 보내 좀 챙겨달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이런 신호를 무시하면 만성적인 상태가 돼 기능이 완전히 떨어져 회복 불능 상태로 굳어진다. 해서, 초기에 이런 신호를 감지하고 불균형 상태를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강경숙 웰니스병원 여성클리닉 원장은 "우리 몸이 천근만근 무겁고 피로하면 구원의 메시지임을 판단하고 즉시 병원을 찾아 검사 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부신 기능 실조증 주요 증상
-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는다
- 항상 머리가 멍하고 맑지 않다
- 피로 회복 안 되고 몸이 항상 무겁다 - 자고 일어나도 몸이 땅에 붙은 느낌
- 잠을 자고 잔 것 같지 않고 항상 피로하다
- 만사가 귀찮고 무기력해진다
- 평소 기운이 없고 몸은 천근만근
2015년 10월 27일 화요일 국제신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