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 = 김형주 킴스피부과의원 대표원장]
< 매일 때 빼고 광냈는데…쩍쩍 갈라진 피부 >
- 너무 깨끗해도 피부건조증 -
- 겨울 잦은 목욕과 강한 세정제
- 각질층 파괴해 수분 손실로
- 심하면 가려움·수면방해까지
- 지성 보습제 함께 써야 효과
#1. 75세 할아버지가 양다리와 등, 배 등이 심하게 가렵다고 내원했다. 특히 밤에는 잠을 못 이룰 정도로 증세가 심하다며 눈이 충혈된 채 하소연을 했다. 그러면서 3년 전부터 딱 이 시기만 되면 재발한다며 왜 그런지 모르겠다고 했다. 비교적 건강한 그는 혈압약만 15년째 복용 중이라고 했다. 의사는 이렇게 물었다. "혹시 달목욕을 하십니까."
#2. 35세 된 여자 환자는 일주일 전부터 얼굴이 붉어지면서 땡기고 화끈거려 불편함을 호소했다. 얼굴에는 전에 없던 여드름 비슷한 뾰루지도 생겼다고 했다. 알고 보니 클렌징 효과가 큰 새 폼클렌징을 사용하고 있었다.
초겨울 피부과를 찾는 환자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이 두 환자의 공통점은 너무 깨끗한 것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피부도 나이가 들면서 자주 씻지 않아도 건조해지는 계절성 환경 때문에 각질이 생기고 가려워진다. 그런데도 매일 한 차례 이상 깨끗하게 목욕이나 샤워를 하니 피부건조의 정도가 훨씬 심해져 점차 붉어지고 가려워진다. 특히 잠들려고 하는 늦은 밤이 되면 더 심해진다.
젊은 여자 환자의 경우 얼굴 세안 때 좋다고 하는 폼을 이용하여 매끈해질 때까지 깨끗하게 씻고 또 씻는다. 이는 피부에 자극을 줘 피부가 예민해지고 붉어지며 결국 피부 트러블을 일으키게 된다. 초겨울에 피부건조증으로 불편함을 겪는 환자들이 갑자기 증가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김형주 킴스피부과의원 대표원장이 피부건조증 부위를 살펴보고 있다.)
■ 피부 수분 10% 이하일 때 건조증
피부건조증은 피부 수분이 10% 이하의 부족한 상태로, 피부가 차츰 붉어지며 가렵고 화끈거리며 비늘처럼 각질이 생기는 질환이다. 꼭 건조증으로 불편함을 겪지 않더라도 거의 매일 샤워를 하면서 과도하게 비누와 때타월 사용해 피부의 정상적인 수분과 기름을 제거할 경우 피부가 예민해지고 건조해진다. 특히 차고 건조한 날씨까지 가세하면 피부건조증을 유발하며 피부 트러블을 호소하게 된다.
피부는 약 0.01㎜ 정도의 얇은 각질층으로 덮여 있으며 이 각질층이 수분 보호의 주된 역할을 한다, 따라서 무리한 목욕, 특히 때를 밀게 되면 각질층이 파괴되어 수분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 한 번 파괴된 각질층은 최소 1, 2주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므로 심하게 때를 밀었다면 그 기간 정도는 과도한 목욕을 삼가야 한다. 해서, 겨울철 피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선 샤워 및 목욕 횟수를 주 2, 3회로 줄여야 한다. 비누는 지방분이 포함된 약산성 내지 중성제품을 사용해야 하며 항생제나 냄새 제거기능이 있는 비누는 과도한 자극을 유발할 수 있어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또 비누나 클렌저 같은 세정제를 이용하면 일시적으로 피부가 미끈해지나 수분을 유지할 능력이 없으면 곧 건조해진다. 결국 세정제가 피부를 정상적으로 유지시켜 주는 피지를 제거해 오히려 피부를 건조하게 만든다.
(피부건조증으로 각질이 생기고 붉어진 피부)
■ 건조증 치료는 이렇게
건조 피부 관리의 첫 단계는 세정이다. 가능한 한 자연함습 인자의 손실을 막고 계면활성제의 피부 잔류를 적게 하여 피부에 자극을 최소화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각질층에 수분을 공급하고 유지시켜줘야 한다. 보습제는 크게 습윤제와 밀폐제로 구분한다. 습윤제는 수분에 강한 친화성 물질로서, 수분에 의해 소실되기 쉬운 자연함습 인자를 대치할 수 있지만 저온, 건조한 환경에서 수분 손실을 방지하는 효과는 밀폐제보다 낮다. 글리세린이 대표적인 습윤제이다. 습윤제는 각질층 내의 단백질이나 지질과 결합하므로 경표피 수분 손실을 억제한다. 호호바, 코코아버터, 올리버오일 등이 대표적이다. 밀폐제는 지성 물질로서 피부 표면에 수증기 불투과막을 형성해 수분 손실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밀폐제로 주로 사용되는 물질은 호호바 오일, 코코아 버터, 올리버 오일 등과 지방 혼합제(lipid mixture)등이 가장 흔히 쓰인다. 또 피부 보습제를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친수성의 습윤제와 소수성의 밀폐제를 혼합한 유화물(W/O 이멀션·O/W 이멀션)이 많이 사용된다.
약물요법도 한 방법이다. 소양증 및 이차적인 피부 변화가 동반되면 항히스타민제를 취침 전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를 바르거나 약으로 먹으며 광선치료를 시행한다.
2015년 11월 17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