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총 게시물 560건, 최근 0 건
   
그 간(肝) 안녕하십니까…B형 간염 수시검진 않으면 낭패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5-07-28 (화) 11:56 조회 : 1379


[도움말 = 황상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소화기내과 과장]

< 그 간(肝) 안녕하십니까 … B형 간염 수시검진 않으면 낭패 >

- 오늘은 세계 간염의 날 -

- 만성 간질환 60~70% 차지 
- 간암 유발 '침묵의 살인자'로 
- 확실한 예방은 백신 접종 

- 건강한 보균자라 하더라도 
- 6개월마다 검사 바람직


간염은 글자 그대로 간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원인에 따라 바이러스성 간염과 지방간염 등으로, 염증 지속시기에 따라 급성 및 만성으로 분류된다. 현재 국내에는 만성 간질환의 60~70%가 만성 B형 간염이 차지한다.  

28일은 세계 간염의 날이다. 이날은 B형 간염 바이러스를 발견해 노벨의학상을 탄 블룸버그 박사의 생일이다. 그만큼 간염 중 만성 B형 간염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전체 국민의 3%가 만성 B형 간염 환자이다. 남자(3.4%)가 여자(2.6%)보다 비율이 높다.  

연령별로 보면 남녀 모두 30대부터 늘어 남자는 50대(6.7%), 여자는 40대(3.8%)가 가장 높다. 만성 B형 간염이 지속되면 간이 딱딱해지는 간경변증이나 간암이 생길 수 있다. 5년 누적 발생률은 각각 23%, 3% 정도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11년 만성 B형 간염으로 인한 진료비용은 3004억, 급여비는 1916억이었다. 

■ 산모-신생아 수직 감염 대부분

만성 B형 간염의 진단은 혈액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표면항원 검사가 양성이면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만성 B형 간염도 여러 단계가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만성 B형 간염의 자연사를 알아야 한다. 

한국의 만성 B형 간염 환자의 대부분은 B형 간염 산모로부터 출생한 신생아가 수직 감염되는 경우이다. 이럴 경우 90%정도가 만성 간염으로 진행한다. 감염된 B형 간염 바이러스는 간세포 안으로 들어와 숨게 된다. 어릴 때는 면역계가 성숙하지 못해 바이러스를 제거하려고 하지 않는다. 이처럼 면역계가 바이러스를 파괴시키지 않고 봐주는 시기를 '면역 관용기'라고 한다. 면역계가 바이러스를 처리하는 과정 중 간세포가 파괴되고, 이로 인해 간에 염증이 생기고 GOT, GPT라는 간수치가 상승한다. 면역 관용기에는 간세포가 파괴되지 않기 때문에 간수치는 정상이지만 바이러스의 증식은 계속된다. 

20, 30대가 되면 성숙한 면역계가 바이러스를 처리하기 위해 간세포를 파괴하면서 간수치가 상승한다. '면역 제거기'다. 이때 면역계가 확실히 바이러스를 죽여 거의 없어지게 되면 전쟁을 멈춰 간수치가 정상이 되는 시기를 흔히 보균자라고 불리는 '건강 보유기'라고 한다. 만일 바이러스 제거가 부진해 전쟁을 계속하게 되면 '만성 활동성 시기'가 된다. 건강 보유자라고 해서 모두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3분의 1 정도는 바이러스에 돌연변이가 생겨 바이러스가 다시 증식하게 된다. 이 시기를 '재활성기'라 한다. 

만성 B형 간염의 치료는 '만성 활동성 시기'와 '재활성기'에 한다. 치료는 크게 경구용 항바이러스제와 주사제(페그인터페론)로 분류된다. 주사제의 경우 내성의 발생이 없고 치료기간은 1년이다. 치료 효과가 있을 경우 치료를 중지하고도 바이러스 제거 효과가 유지될 수 있지만 발열, 근육통 등 부작용이 있다. 하지만 한국인의 경우 치료 효과가 있을 확률이 낮다. 경구용 항바이러스제는 부작용이 적고 바이러스 치료 효과가 탁월하지만 중지 후 바이러스가 재활성화될 확률이 주사제에 비해 높다.

(황상연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소화기내과 과장이 환자와 상담을 하고 있다.)

간염도 급성으로 심하게 오면 간부전이라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대부분 간염 자체보다는 간염이 지속돼 발생하는 간경병증 및 간암과 같은 합병증이 문제가 되는 경우가 많다.

흔히 간은 '침묵의 살인자'라 불릴 정도로 둔한 장기여서 증상이 발견됐을 땐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가 대부분이다. 만성 B형 간염은 비록 건강보유자라 할지라도 간암 발생의 고위험군으로, 6개월마다 정기검진(복부초음파 및 혈액검사)을 통해 간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근한 예가 회사원 김모(45) 씨다. 3개월 전부터 잦은 피로감과 상복부 불편감을 호소하며 병원을 방문한 그는 모친과 형이 B형 간염 환자였고, 학창시절 자신도 B형 간염이 있긴 하나 보균자이니 걱정하지 말라는 설명을 들었다. 이후 바쁜 직장생활로 인해 간 검사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복부 CT검사 결과 간의 오른쪽에 8㎝ 크기의 거대 간암이 발견돼 수술적 절제를 받아 현재 회복했다. 만성 B형 간염이 있을 경우 간암 발생률을 예측하는 무료 애플리케이션(간암발생 위험 예측)을 이용하면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 예방접종이 근본 해결책

근본적인 해결책은 B형 간염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다. 1980년대 초 발표된 한국인의 B형 간염 표면항원 양성률은 6.6~8.6%였지만 2011년 3.0%로 계속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는 B형 간염 백신이 국내서 개발돼 국가적인 예방접종사업을 꾸준히 시행한 결과이다. 생활 속 습관도 중요하다. 간에 손상을 줄 수 있는 음주, 미상의 약초 및 식물 등의 섭취는 되도록 삼가고 규칙적이면서 위생적인 생활 습관과 균형 있는 영양섭취를 하는 것이 간에 도움이 된다.


2015년 7월 28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