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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40 위암의 습격…조기발견 땐 완치율 95%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5-02-04 (수) 09:32 조회 : 1093


[도움말 = 최석렬 부산항운병원 의무원장 · 소화기내과 전문의]

- 한국 발병 2위 암 예방은 -

- 80~90%가 이상증세 못 느껴 
- 젊은층 급증…검진만이 최선책 

- 가족력·위염 있으면 고위험군  
- 싱겁게 먹고 매년 내시경 검사 
- 술잔 돌리는 습관도 버려야 


"암일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간혹 속이 좀 쓰리고 소화가 안 되는 더부룩함을 느낄 때 근처 약국에서 소화제 하나 달랑 복용하면 속이 편해 신경성 위장병 정도로 생각했는데 위암 말기라니…." 40대 주부 김모 씨가 위암 진단을 받고 주위 사람들에게 한숨을 쉬며 던진 말이다. 

그렇다면 위장병과 위암을 구분하는 증상은 따로 있을까. 부산항운병원 최석렬 의무원장(소화기내과 전문의)은 "조기 위암 환자 중 80~90%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증상만으로 조기 위암을 진단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석렬 부산항운병원 의무원장이 40대 환자의 위내시경을 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보건복지부가 지난해 발표한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위암은 2012년 전체 암 발생의 14%로 2위로 보고됐다. 성별로 보면 남성암 중 1위, 여성암 중 4위로 나타났다. 문제는 최근 40대 전후의 젊은 층에까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사망한 가수 겸 배우 유채영이나 배우 장진영도 모두 위암으로 사망했다. 


■ 위암, 맵고 짠 음식은 절대 피해 

위암 발생이 많은 원인은 식습관과 관련이 있다. 특히 맵고 짠 음식을 주로 먹고 음식을 소금에 절여 보관하는 전통이 있는 한국인에게 위암이 많이 발생한다는 생태학적 연구도 있다. 일본에서도 이와 유사한 연구 결과가 있다. 10년 동안 식생활 습관과 암 발생률에 대해 조사한 결과 생선 알이나 젓갈 등 소금에 절인 어패류를 매일 먹는 사람은 거의 먹지 않는 사람보다 위암에 걸릴 위험이 3배나 높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암물질로 규정한 헬리코박터균 감염도 위암 발생과 관련이 있다. 위점막에서 활성산소(유해산소)를 유도하여 직접 암을 발생시키기도 하고 다른 발암물질의 발암성을 강하게 해 위암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위암은 뚜렷한 특징적 증상이 없어 조기진단이 어려워 검진만이 대안일 수밖에 없다. 특히 위암 검진이 꼭 필요한 고위험군으로는 가족력 이 있는 경우이다. 직계가족은 일반 환자에 비해 위암이 2~3배 높게 발생한다. 비근한 예로 나폴레옹 집안은 아버지, 동생, 누이동생 등 6명이 위암으로 사망한 것으로 유명하다. 같은 음식, 같은 생활 습관 등 공통된 환경적 요인도 있겠지만 이 같은 가족성 위암의 빈도가 전체 위암 환자의 5~8%정도로 보고돼 있을 만큼 유전적 영향을 무시할 수 없다. 

위궤양 등으로 위장 절제술을 받은 환자도 정상인의 경우 보다 위암 발병률이 50~70% 높다. 통계적으로 위절제술 후 2~5년, 11~15년 사이에 위암 발생 빈도가 높아지기 때문에 이 기간에 특히 주의를 요해야 한다. 흡연자도 비흡연자보다 위암 발생률이 2배가량 높다.

위암의 선행 병변으로 간주되는 위축성 위염, 장상피화생이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 위축성 위염으로 진행되면 위가 위축되고 재생력이 떨어진다. 만성 위축성 위염은 위암 발생률이 6배 정도 높다. 일반적으로 위암으로 진행되는 데는 15년 정도가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장상피화생은 위장의 세포가 소장의 세포로 바뀌는 것이다. 이 중 불완전형은 위암 발생 위험도가 정상인의 20배 정도로 높다. 위선종(용종)으로 진단받은 경우 위암으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신의 위선종이 어떤 단계인지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위험도가 낮은 저등급의 이형성인 경우는 5~10년 사이에 위암으로 발전될 확률이 10%미만이지만 위험도가 높은 고등급은 30~85% 정도로 아주 높아진다. 

최석렬 의무원장은 "상복부 팽만감, 통증, 토혈, 혈변, 오심, 구토, 체중감소, 빈혈과 음식물을 삼키기 힘들면 위암이 어느 정도 진행됐다고 봐야 된다"고 말했다. 다만 위암이 조기에 발견됐다면 완치율이 95% 이상인 단순 질환이 된다고 덧붙였다.


■ 40세 이상이면 매년 위내시경 해야

위암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예방법으로는 우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무엇보다 짜게 먹는 습관을 고쳐야 한다. 한국인들은 WHO에서 권장하는 하루 소금 섭취량(5g)의 4배나 섭취하고 있다. 소금의 일부는 몸 안에서 '아질산염'으로 바뀌어 위벽에 상처를 내고 음식물의 단백질과 섞이면서 강력한 발암물질인 '니트로조아민'을 발생시킨다.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을 땐 소금으로만 인한 위암 발생률보다 10배 이상 높아진다. 인간은 위장에 헬리코박터균이 없는 상태로 태어나지만 집단생활을 하면서 타인의 타액으로부터 옮겨진다. 술잔을 돌리거나 찌개를 여러 명이 함께 떠먹는 습관은 꼭 고쳐야 한다. 탄 음식도 피해야 한다. 단백질이나 지방질을 태우면 '벤조피렌'이라는 강력한 발암물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선의 예방은 정기검진이다. 특별한 증상이 없어도 40세 이상이면 매년 한 번씩 위내시경을 하는 것이 좋다. 1년 간격으로 내시경 검사를 한다면 설혹 위암이 발견되더라도 대부분 조기 상태여서 완치가 가능하다.  


◇ 위암 예방을 위한 십계명 

- 개인 접시를 반드시 사용하라
- 술잔은 절대 돌리지 않는다 
- 야채와 과일을 자주 먹어라 
- 가공식품 섭취를 줄여라 
- 염장식품을 적게 먹어라 
- 훈제식품을 줄여라 
- 불에 태운 고기는 먹지 마라 
- 패스트푸드 섭취를 줄여라 
- 담배는 술보다 더 해롭다 
- 가급적 충분히 씹어 천천히 먹어라


2015. 02. 03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