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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선량CT 정기검진으로 '폐가망신' 조기 예방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4-11-04 (화) 10:02 조회 : 1752


[도움말 = 이홍열 동남권원자력의학원 호흡기내과 과장]

- 5년 생존율 18% 불과한 폐암, X-레이 검사로는 발견 어려워 -


- 일반 CT 매년 받기엔 방사선 우려
- 4분의 1로 피복 줄인 저선량CT 주목
- 식도·폐동맥 등 주변부까지 확인
- 폐암 판독률 93% 초기 진단 유용

우리나라의 암 사망자 중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게 폐암이다. 암 중에서도 고치기가 최고 힘들다. 지난해 전체 암 사망자의 22.8%인 1만7177명이 폐암으로 숨졌다. 폐암은 초기에도 증상이 없어 그냥 지내다가 뒤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폐암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에도 일반 감기와 비슷한 기참, 객담 등의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5년 생존율에서 폐암 1기는 80% 가량에 이르지만 2기와 3기는 50~60%, 30~40%로 떨어진다. 전체 폐암을 모두 합치면 5년 생존율은 18%에 불과하다.

연령대로 볼 때 65세 이후 남성은 암 중에서도 폐암이 가장 많이 생긴다. 그러나 이들 노년층 환자는 대체로 폐암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병원을 찾는다. 따라서 폐암은 조기 발견을 위한 검진이 관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5대 암 검진사업 중 폐암이 빠져있다. 또 2년마다 시행하는 국가건강검진의 X-레이 검사만으로는 폐암을 제대로 판독하기 힘들다. 이에 비해 CT 검사는 방사선을 많이 쐬는 게 걱정스럽다.

이런 점에서 주목받는 것이 저선량 폐CT 검진이다. 미국 국가암연구소(NCI)의 최근 발표 자료에 따르면 고위험군(55세 이상이면서 30년 넘게 흡연, 금연을 했더라도 15년 미만인 사람)의 경우 해마다 저선량 폐CT를 찍어서 폐암 검진을 하는 집단은 일반 폐 X-레이 검진 집단보다 20%의 생존율 차이를 보였다. 이는 높은 흡연력을 가진 사람은 55세부터 매년 저선량 폐CT를 찍으면 폐암을 조기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9월 폐암 검진 권고안이 처음으로 마련됐다. 폐암 고위험군은 방사선 노출량이 적은 저선량 CT 검사를 매년 받는 게 좋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이 가드라인이 미국 측 연구를 바탕으로 작성돼 우리나라의 특성에 맞는 자체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부와 국립암센터 등은 전문가 의견을 더 수렴해 올 연말까지 최종 권고안을 만들 것으로 전해졌다.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따르면 저선량 폐CT는 방사선량을 일반 CT의 4분의 1 수준으로 낮춰 방사선 피폭을 크게 줄인다. 도 조영제를 사용하지 않아 검사가 비교적 간단하고, 기존 CT 검사시간에 비해 빠르다. 일반 X-레이 촬영보다 자세한 영상을 얻을 수 있다.

특히 식도, 폐동정맥 등 폐 주변부까지 확인할 수 있다. 폐암 진단율이 93%여서 초기 폐암 진단에 유명하다. 저선량 폐CT 검사비용은 11만5000원 정도이다.

흡연은 폐암의 가장 강력한 위험요인이다. 약 90%의 폐암은 금연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또 여성 흡연은 남성보다 훨씬 더 위험하다. 1999년 헨쉬케 박사의 연구에 따르면 동일한 기간 같은 양의 담배를 피우더라도 여성이 남성보다 폐암에 걸릴 확률이 2.3배 높다.

물론 흡연한다고 다 폐암에 걸리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흡연을 계속 하면 폐기종 등 만성기관지염 때문에 평생 호흡 곤란으로 고생하고 폐렴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구강암, 후두암, 식도암, 신장암, 방광암, 췌장암, 자궁경부암에 걸릴 수도 있다.


2014. 11. 04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