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말 = 곽현 아주재활병원 병원장]
- 파워워킹은 1시간에 6.4~8㎞, 발뒤꿈치→발바닥 순으로 딛어야 … 체중·혈압·혈당 조절에 좋아 -
'차량 이용 대신 걷기'. 가수 지세희(26)가 최근 27㎏ 감량한 모습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감량을 위해 자신의 승용차를 팔아치우고 평소 이동거리를 걸어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요즘은 점심시간에 잠깐의 낮잠보다 걷기로 건강을 챙기는 직장인들이 많다. 걷기 운동의 방법과 효과, 오해 그리고 걷기과 관련한 장비 선택, 상해 예방 등을 상·하편 두 차례로 나눠 알아본다.
■ 건강을 위한 운동의 첫걸음
아프리카에서 가장 날씬하고 건강한 부족으로 꼽히는 마사이족. 이들의 건강 비결은 하루에 수㎞를 오가는 '걷기'에 있다. 걷기는 착지할 때 발에 미치는 충격이 뛰는 것보다 3분의 1 내지 4분의 1에 불과해 상해 위험 없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근래에는 산보할 때 하는 느리게 걷기와 빠르게 걷기, 힘차게 팔을 저으며 걷는 파워워킹이나 폴(pole)을 이용한 노르딕 걷기, 발의 뒤꿈치가 아닌 발가락부터 바닥에 닿는 뒤로 걷기 등 운동방법이 다양해졌다.
자신의 어깨 너비 정도의 보폭을 유지하며 일상적인 속도로 산보를 한다면 1시간에 약 3.5~4㎞를 가고 약 180kcal를 소비하게 된다. 산보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노인들의 경우 심폐기능과 근지구력 등 체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체중을 빨리 줄이고 싶다면 파워워킹이 효과적이다.
파워워킹을 할 때는 보통 1시간에 6.4~8㎞를 가는 속도로 등과 허리를 똑바로 펴고 배 근육을 등 방향으로 당긴 다음, 팔을 90도 각도로 구부린 자세로 힘차게 흔들면서 걷는다.
무릎에 상해를 입었거나 통증이 있어서 적극적으로 걷기 힘들고, 운동으로 종아리가 툭 불거져 나오는 것을 염려하는 사람이라면 뒤로 걷기를 시도해 볼 수 있다. 발에 미치는 충격을 분산시켜 주고 부상을 예방해 주기 때문이다.
어떤 걷기의 방법이든 올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상체의 올바른 자세는 배를 당기고 등과 어깨를 곧게 펴며 시선은 전방을 향하는 것이다. 하체는 발뒤꿈치-발바닥-발 앞쪽 순서로, 발이 바닥에서 자연스럽게 구르는 동작이 이뤄지도록 한다.
■ 걷기의 운동 효과
혈압과 혈당을 조절해 준다. 걷기를 규칙적으로 계속하면 자율신경계의 긴장이 완화되고 혈류 흐름이 좋아지면서 혈압이 감소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세포의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낮아지기 때문에 내당능 장애를 가지고 있거나 초기 당뇨병으로 진단 받은 사람들은 빨리 걷기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체중을 줄여주고 '요요' 현상을 억제한다. 중저 강도로 주 4~5일, 하루 40~60분씩 규칙적으로 실시하면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또 걷기는 중·노년기에 효과적인 지구력 증진 운동이다. 고령의 나이가 되면 걷는 것 자체가 조심스러워지고 힘들어지게 된다. 노년기에는 근육이 감소하고 신경계의 퇴화로 움직임을 조절하는 능력이 둔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규칙적으로 걷기 운동을 해온 사람들에게는 이러한 노화현상이 지연되고 심폐와 근육의 지구력이 오랫동안 유지되어 내부 장기뿐 아니라 외모상으로도 생동감 있게 보인다.
골밀도를 유지해 준다. 뼈의 밀도를 높이는 것은 점프 동작이 많거나 근육 수축이 많은 운동들이다. 걷기는 체조, 배구 등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 운동에 비해 골밀도 상승 효과가 적지만 폐경기 또는 갱년기에 골밀도가 급격히 저하되는 것을 막고 근육량을 유지시켜 준다.
◇ 걷기 운동의 효과
● 우울증- 기분전환과 스트레스 해소에 좋다.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된다.
● 뇌졸증- 응고된 혈액에 의한 발생 가능성이 절반 가까이 낮아진다.
● 심장-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혈액의 정도를 낮춰 심장질환의 위험성을 반으로 떨어뜨린다.
● 폐- 폐활량을 증가시켜 폐질환 발병 가능성을 낮춘다.
● 체중- 체지방 분해는 하루 30분 이상 걸을 때 부터 나타나므로 오래 걷는 것이 중요하다.
● 골다공증- 온몸의 근육과 뼈를 강화시켜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성을 3분 1가량 낮춘다.
● 당뇨- 일정기간 동안 속보로 걸으면 혈당을 두배 가량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 관절염- 달리기와는 달리 관절의 부담을 몸무게 정도로 유지하면서 관절부위 근육을 강화시키고 관절염의 악화를 막는다.
# 걷기에 대한 오해와 진실
Q: 살을 빼려면 무조건 많이 걸어야 한다?
- 적어도 3개월 이상 주 3~5회 꾸준히 걷기를 해야 체중, 체지방량, 근육량 등의 변화가 눈에 띄게 나타난다. 체중 감소를 위해서는 1주일에 4회 이상 40~60분 정도 걷는다.
Q: 걷기가 무릎 관절염에 좋다?
- 평소 걸을 때 통증이 경미한 사람, 체중이 많지 않은 사람, 평지를 걷는 사람 등은 관절염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걸을 때마다 통증을 느끼고 체중이 많이 나가면 오히려 자전거 타기나 수영 등이 좋다.
Q: 빨리 걸을수록 다이어트 효과가 높다?
- 같은 시간에도 운동 강도가 높으면 그만큼 에너지 소비가 많다. 천천히 걷는 것보다 빠른 걷기가 체내 지방을 많이 사용해 살을 빼는데 효과적이다.
Q: 많이 걸으면 다리에 '알'이 생긴다?
- 다리의 알은 종아리 근육이 발달돼 도드라져 보이는 것이다. 운동을 안 했던 사람들이 장시간 반복해 걸으면 종아리 근육이 발달하겠지만, 크기가 그리 크지 않고 혈액순환 개선과 지방 감소로 날씬한 다리를 갖게 되는 경우가 많다.
Q: 걸으면서 물을 먹으면 살이 더 빠진다?
- 운동 중 물을 마시는 것은 신진대사를 돕고 노폐물 배출과 열 발산을 위한 것이다. 특히 더운 날 고강도 운동을 할 때는 1시간에 약 1ℓ 전후의 수분이 손실돼 물 보충이 필수다. 따라서 운동 중에 물을 마시는 것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2014. 04. 22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