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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햇살 그냥 즐기다간…군데군데 자외선 자국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3-05-14 (화) 09:49 조회 : 1406


[도움말=남종택 아름다운 피부과 원장]

- 차단제 SFP 15이상 30분 전에
- 자기전 야채나 과일 섭취도 효과

지난주 찾아 왔던 막바지 꽃샘 추위가 물러 가면서 봄 기운이 완연한 계절이 됐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은 밖으로 한번 나가 보자고 재촉을 한다. 자연히 야외 활동도 늘어난다. 그런데 '호사다마'라고 즐거운 일에는 늘 불청객이 숨어 있게 마련이다. 따사로운 봄 햇살이 마냥 좋은 것 만은 아니어서다. 그 속에 숨어 있는 강한 자외선이 산과 들로 나오는 나들이객을 괴롭힌다. '며느리는 봄볕에 내 보내고, 딸은 가을볕에 내 보낸다'는 옛 말이 그냥 나온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늘 이롭지만은 않은 햇살


(자외선은 기미를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다. 자외선에 자극을 받은 피부 속의 멜라닌 세포는 색소를 만들게 되는데 이것이 기미로 이어진다.)

봄철 햇볕에 노출되면서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피부질환은 기미다. 뺨이나 이마, 턱 등에 색소가 침착해 발생한다. 모양은 불규칙하며 크기는 다양하다. 색깔은 연한 갈색이나 청회색이 많다. 색소가 얼마나 피부 속으로 깊이 침착되었는가에 따라 기미의 색은 달라진다. 표피에 색소침착이 이뤄졌다면 대개 갈색을 띠며, 진피까지 파고들었다면 청회색이 주를 이룬다.

기미의 원인 가운데 가장 큰 몫을 차지하는 것은 자외선이다. 피부 속에 있는 멜라닌 세포를 자외선이 자극하게 되면 색소가 만들어지면서 기미로 이어진다. 과하게 생성된 멜라닌 색소가 표피층에 많이 분포한 것을 '표피형 기미'라 부르고, 진피 쪽에 많으면 '진피형 기미'라 한다. 두 가지가 섞인 것은 '혼합형 기미'라 일컫는데 기미 중 가장 흔하다.

의료계에서는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기미가 많이 생기는 것으로 미뤄볼 때 여성 호르몬도 증상 발생에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임신 4~5개월쯤이 되면 대부분의 여성에게서 기미가 나타난다. 보통 출산과 함께 기미가 사라지지만 1~2년 이상 지속되는 수도 있다. 경구 피임제 속에 들어 있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도 멜라닌 세포를 자극해 기미를 악화시키는 요소다. 약 복용을 중단하더라도 증상이 쉽게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여성의 기미 발생 연령은 여성 호르몬 생성이 활발한 20~40대다. 폐경기로 접어드는 50대 이후에는 잘 생기지 않는다.

스트레스도 기미와 관련이 있다. 정신적으로 압박을 받으면 부신피질 호르몬이 증가돼 멜라닌 색소를 심하게 건드리게 된다. 만약 만성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상황은 더 고약해진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완전히 없어지기 전까지는 변성된 피부의 복귀가 힘들게 된다.

기미가 생기는 데는 유전적 요인도 작용을 한다. 어머니에게 기미가 있으면 딸의 기미 발생확률도 높다. 자매 간에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난다. 자신의 피부와 맞지 않은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 역시 증상 발현에 관여를 한다. 화장품으로 인해 생긴 접촉성 피부염의 치료 도중 자외선에 노출되면 기미가 만들어질 수 있다. 피부를 민감하게 만드는 약제 또한 기미를 악화시키기도 한다.

피부과에는 찜질방이나 사우나를 자주 이용하다가 기미가 심해졌다는 환자가 종종 찾아 온다. 전문의들은 과도한 열이 멜라닌 색소를 더 많이 생산하는 데 일조를 하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간혹 간이나 난소, 갑상선의 이상으로 기미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경우는 아주 드물다.

■꾸준한 관리만이 해법



모든 질환이 그렇듯 원인을 알면 해결책은 명확해진다. 기미는 자외선이 주요 발생 요인인 까닭에 이를 막아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외출 시는 모자나 양산, 차단 크림 등을 이용해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피해야 한다.

크림은 되도록이면 자외선 A, B를 모두 막아주는 제품을 택하는 것이 좋다. 시중에 판매되는 자외선 차단 크림은 피부에 바른 뒤 대략 30분이 되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준비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반적으로 크림의 자외선차단지수(SPF)는 15가 넘으면 충분한 효능을 발휘한다. 하지만 자외선의 강도가 세거나 피부가 남들에 비해 약해 기미 발생이 걱정된다면 SPF 30 이상의 크림을 발라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과로를 피하되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자외선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주는 비타민 C가 많이 포함된 야채나 과일을 먹는 것도 기미 예방에 좋다.

의학적인 치료로는 미백 연고제 사용, 화학 박피술, 바이탈이온트 요법, IPL, 레이저 토닝, 세포재생술 등이 있다.

이 가운데 바이탈이온트 요법은 활성비타민 C 용액에 미세한 전기를 흘려 이온화시킨 뒤 피부세포에 주입, 멜라닌 색소 형성을 억제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IPL은 다양한 파장대의 빛을 동시에 강하게 쬐어 피부색소를 개선하는 치료법이다. 레이저 토닝은 광선을 피부에 쏘아 진피층의 멜라닌 색소를 파괴하는 것으로 근래 많이 이용되고 있다. 세포재생술은 피부세포의 기능을 좋아지게 하는 용액을 피부에 흡수시켜 탄력과 보습력을 키움으로써 기미제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기미 치료기간은 환자에 따라 다르나 보통 주 1, 2회씩 5~10회면 호전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일단 변형된 피부는 완치가 어려운 까닭에 더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꾸준한 관리와 치료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012. 03. 20 국제신문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