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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4분에 한 명꼴 발병…미리 손써야 막는다.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3-05-14 (화) 10:09 조회 : 1379


[도움말=이병준 미즈웰 산부인과 대표원장]

-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주 원인
- 30세 이후 발병↑… 50대 정점
- 성경험 많으면 노출위험 커져
- 혈변·배뇨곤란·하지통증 유발
- 사망률 높지만 원인도 알려져
- 제때 예방접종·정기검진 효과



의학기술이 크게 발달했다는 요즘도 암은 환자들에게 여전히 공포의 대상이다. 어떻게 생기는지를 알기가 힘들고, 그렇기 때문에 대처 또한 어렵다. 여성들을 위협하는 자궁경부암도 환자를 힘들게 하기는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 질환은 다른 암과는 조금 차별성이 있다. 100% 단정할 수 없지만 바이러스에서 비롯된다는 발병 원인이 밝혀져 있어서다. 이 말은 다시 말해 사전예방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사망률 아주 높은 질환



자궁경부암은 자궁입구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일컫는다. 전 세계적으로 4분마다 한 명꼴로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여성암 가운데 두 번째로 사망률이 높다. 주로 후진국에서 많이 생긴다. 선진국에서는 경부암 대신 자궁내막암이 흔하다. 우리나라에서의 발병률은 대략 인구 10만 명당 15명 선이다.

이 질환은 피부 접촉으로 감염되는 인유두종바이러스(HPV)가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대부분 자연 소멸되는 바이러스의 특성상 HPV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암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궁경부암 환자의 90% 이상에게서 특정 HPV가 확인된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바이러스는 자궁경부암 발생에 직접적으로 관여를 한다. HPV는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으로 분류되는데 당연히 고위험군이 자궁경부암으로 갈 확률이 높다.

자궁경부암은 30세 이후부터 발병률이 증가하며 50대가 정점이다. 비위생적인 환경에 노출된 저소득층에서 많이 나타난다. HPV는 성행위를 통해 쉽게 감염이 된다. 그러므로 조기에 성경험을 하거나 성교 대상자가 많으면 질환에 노출될 위험도 더욱 커진다. 유흥업소 종사 여성의 3분의 1이 HPV에 감염되어 있다는 통계도 나온 적이 있다.

가장 흔한 증상은 성행위 후 질 부위에 출혈이 비치는 것이다. 처음에는 상태가 그렇게 심하지 않지만 암이 진행되면 출혈과 분비물의 양이 많아지며 심한 궤양이 오기도 한다. 종양이 방광이나 직장, 골반 등 주변 장기로 옮겨지게 되면 배뇨가 힘들어지고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혈뇨, 직장출혈, 하지통증 등이 동반된다.

자궁경부암은 초기에 발견되면 다른 종양과 마찬가지로 거의 완치가 가능하다. 그렇지만 발견시점이 늦어지면 그만큼 생존확률도 줄어든다. 말기(4기) 환자는 치료 후 5년 내에 사망할 확률이 85%에 이른다.

■신경 쓰면 병을 막는다

자궁경부암은 원인이 알려져 있는 까닭에 미리 손을 쓰면 발병을 막을 수 있다.

가장 확실한 대응책은 예방접종이다. 6개월 동안 3차례에 걸쳐 접종을 하는데 보통 3차 접종 전에 항체가 만들어진다. 주사를 맞는 시기는 9세부터 26세까지가 많이 권장된다. 주로 성교에 의해 HPV가 옮겨지므로 성경험을 갖기 이전에 접종을 하면 가장 효과가 있다. 여성의 나이가 26세가 넘었더라도 예방백신의 효과는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얼마전 영국의 한 의학저널은 이미 HPV에 감염된 환자라도 HPV 백신을 맞으면 이후에 생길 수 있는 자궁경부 관련 질환이 크게 줄어든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최근에는 남성에게도 예방접종이 권장된다. HPV는 곤지름이라고 불리는 생식기 사마귀를 비롯해 남성의 항문암, 생식기암 발병과 관련이 있어서다. 남성들 역시 26세 이전에 접종을 하면 좋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임신 중에는 접종을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모나 태아에 해를 끼치는 것은 아니지만 만일의 경우를 생각해야 한다. 만약 1, 2차 접종 뒤 임신을 했다면 최종 과정은 출산 후로 미루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예방 주사를 맞아도 모유 수유에는 영향이 없다.

우리나라에서 자궁경부암 백신 접종은 아직 필수예방접종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그렇지만 다른 암에 비해 쉽게 예방이 가능하므로 조금만 신경을 써도 발병을 막는게 가능하다. 또 접종 후에도 되도록이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야 뒤탈이 없게 된다.

※자궁경부암 예방 9대 수칙

① 만 9세 이상이 되면 성관계를 시작하기 전에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을 맞아라.
② 가능하면 첫 성관계를 늦게 시작하라.
③ 성 상대수가 많은 사람과는 될 수 있는한 성관계를 피하라.
④ 혼전 성교 때에는 콘돔을 사용하라.
⑤ 성관계가 시작됐다면 예방 백신과 조기검진에 대한 교육을 받아라.
⑥ 성관계가 시작됐다면 3년 내에 정기검진을 받아라.
⑦ 마지막 검진 시기가 3년이 넘지 않도록 하라.
⑧ 금연을 하라.
⑨ 외음부의 위생관리를 철저히 하고 적절한 운동과 균형있는 식생활을 하라.


2012. 06. 19 국제신문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