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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환자 43만 명 시대 - 지워지기 시작하면 멈출 수 없어요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5-04-21 (화) 13:42 조회 : 663


[도움말 = 신수미 좋은문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

- 환자 매년 10% 이상씩 증가, 발병 후 치료 없이 방치 대부분 -


- 기억 감퇴 등 자각 어려운 탓에 
- 진료땐 같이 사는 가족 동반해야 

- 생활 지장 없는 경도인지장애 
- 수년 내 치매 발전 가능성 높아 


교직으로 정년 퇴임한 이종희(여·70) 씨는 최근 다리 골절로 입원했다. 기억력 저하로 하루 한 번 먹어야 하는 고혈압 약을 두세 번 복용, 새벽에 소변보러 가던 중 어지러워 넘어진 것이다. 가족들은 이 씨가 이미 수년 전부터 물건을 어디 두었는지 자주 잊고, 했던 이야기를 또 하고, 사는 곳이 어디인지를 헷갈려 했으나 나이 탓이려니 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입원 후엔 인지기능 저하가 더 심해져 골절 사실 자체도 모른 채 밤새 안 자고 침대에서 내려오려고 떼를 썼다. 수술 후엔 좀 나아지려나 기대했지만 회복이 되지 않아 요양병원으로 모시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최근 노인 인구의 증가와 정신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 치매 문의가 부쩍 늘고 있다. 치매 수준은 아니지만 이보다 덜한 수준의 인지능력 감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검진이나 약물처방을 원하는 사람들도 많아지는 추세이다. 

■ 여전히 치매에 대한 인식 부족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총 치매환자수는 43만974명으로, 전년도 38만2017명보다 12.8% 증가했다. 2012년과 비교하면 24.8%가 늘었다. 지난해 기준으로 여성 환자가 전체의 70.8%로, 남성보다 2.4배가량 많았다. 

좋은문화병원 신수미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이 씨의 사례처럼 아직도 발병 후 치료없이 오랫동안 방치되는 치매환자가 많다"며 "치매에 대한 인식 부족 탓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치매의 주 증상으로는 인지기능장애, 일상생활기능의 장애, 우울·의심·환각·불면 등 정신행동증상이 있다. 가장 중요한 특징인 인지기능장애는 다시 기억력 저하, 언어능력 저하, 지남력 저하, 시공간능력 및 수행능력 저하 등으로 나뉜다. 최근 들은 말을 기억 못하거나, 사물이나 사람의 이름을 대기가 어렵거나 날짜와 시간에 대한 감각이 없거나 방향 감각이 없어지거나 늘 쓰던 집안 도구를 다루지 못하는 것이 단적인 예다.  

이 중 정신행동증상 영역이 치매 환자를 돌보는 데 가장 어려운 부문이다. 성격이 괴팍해지거나 갑자기 우울하고 불안·초조해한다. 밤에 잠도 잘 안자고 사부작거린다. 없는 소리를 듣기도 하고 자신의 돈을 누가 훔쳐갔다고 의심하기도 하며 주변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잃어 평소 좋아하던 경로당의 친구도 안 만나고 종일 집에만 있으려 한다. 

치매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기기 때문에 한 가지 검사로 진단을 내릴 수 없다. 뇌사진 한 장으로 판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치매 진단은 병력청취, 인지기능검사, 진단의학적 검사, 뇌영상검사 등의 과정을 종합하여 이뤄진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병력청취와 인지기능 검사이다. 진행된 치매의 경우 본인이 스스로 기억력 감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과거병력을 설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을 땐 본인을 가장 잘 아는, 같이 사는 가족이 반드시 동반해야 한다.

■ 잠재적 치매환자도 병원 찾아야

치료는 치매의 진행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초기에는 병원을 다니면서 꾸준히 약을 복용하고 가족들이 조금만 도와주면 얼마든지 생활이 가능하다. 혼자 살아도 가족이 자주 방문해주기만 해도 되는 경우도 많다. 이 씨의 경우 노인용 약 저장용기에 요일별로 고혈압약을 담아놓고 확인하면서 약을 복용하게 하는 방법 등이 필요하다. 중기가 되면 요리하기 등 일상생활 기능에 장애가 생겨 치료 외 일상생활 보조가 필요한 경우가 생긴다. 가족들이 환자를 모시거나 장기요양보험의 재가관리서비스를 이용할 필요가 있다. 후기에도 치료와 함께 요양보호사나 주간보호서비스를 받으면 어느 정도 집에서 모실 수 있으나 너무 심해지면 입원 혹은 요양원 입소를 통한 관리도 선택할 수 있다.

약물 외의 의학적 도움에는 심리적 안정과 두뇌활동에 도움을 주는 인지재활치료(작업·음악·미술·원예치료 등), 정신요법, 환경조절, 가족치료 등이 있다. 특히 입소에 따른 가족 내 갈등, 죄책감 등에 대해서도 의사와 충분히 상의해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ement)라고 하여, 주관적으로 인지하고 보호자들도 인정하는 기억의 문제가 있으나 일상 및 사회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신 과장은 "이 상태는 현재 치매는 아니지만 수년 후 치매로 발전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병원을 찾아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는 적극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신수미 과장 추천 치매 예방법

· 신문, TV를 매일 보며 두뇌활동을 유지시킨다.
· 자신에게 알맞는 운동을 꾸준히 한다.
· 세밀한 손동작이 필요한 취미를 갖는다.
· 친구들과 지속적 관계를 유지한다.
· 사회활동에 자주 참여한다.
· 과도한 음주와 흡연 삼가한다.
· 시기별로 고혈압 당뇨 뇌질환을 검진한다.
· 보건소 무료 치매선별검진을활용 한다.


2015년 4월 21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