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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밀한 고통, 부끄럽다고 숨기지 마세요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6-05-10 (화) 09:27 조회 : 826


[도움말 = 강경숙 웰니스병원 원장]


< 은밀한 고통, 부끄럽다고 숨기지 마세요 >

- 최근 여성 치질 환자 급증 -

- 다이어트 인한 변비 최대 원인
- 임신·출산 때 항문압박도 요인
- 아이 가지기 전 반드시 치료를
- 규칙적인 식사·배변습관 중요
- 충분한 수분섭취·좌욕도 도움


치질은 우리 국민 중 75%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병이다. 치질이란 흔히 항문 질환 모두를 일컫는 말이지만 그중 가장 빈도가 높은 것이 치핵이다 보니 치핵을 흔히 치질이라 통칭한다.

치핵은 남녀 누구에게나 올 수 있으나 최근 여성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잦은 다이어트로 인한 변비,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산모의 호르몬 변화로 인한 변비나 조직 약화, 그리고 태아가 커지면서 복부 혈관을 눌러 혈액순환을 더디게 하는 것이 주 원인이다.

항문이 압력을 많이 받으면 항문강 내의 혈관이 늘어나게 되고, 이렇게 늘어난 혈관 속에 피가 정체되면 엉겨붙어 혈전이 생겨 이 혈전에 의해 혈관이 막히게 된다. 치핵은 크게 4단계로 나뉜다. 1기는 항문강 내에 혈관이 늘어나 혹처럼 된 상태, 2기는 혹이 더 커져서 쳐져 내려오는 정도, 3기는 배변 시 나왔다 들어갔다 하는 정도, 4기는 항상 항문 밖으로 탈출돼 있는 정도이다. 4기 치핵은 배변활동에 의해 심해질 수 밖에 없는 단계이다. 웰니스병원 강경숙 원장을 통해 여성 치질과 관련한 궁금증을 알아본다.

(웰니스병원 강경숙 원장이 여성 치질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Q : 실제로 여성에게 치핵이 많이 생기나.

A : 남성의 경우 주로 음주나 심한 육체활동, 사무실에서의 오랜 근무 등이 치핵의 주 원인이다. 반면 생활 패턴이 다르고 근육이 약한 여성에게 치핵 발생의 주 원인으로 임신과 분만을 꼽을 수 있다. 젊은 여성에서는 흔히 변비가 치핵 발생의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Q : 임신 중에는 왜 치핵이 생기나.

A : 임신 중에는 태아가 성장하면서 자궁의 크기가 점점 더 늘어난다. 이로 인해 주변의 혈관이나 장기가 압박을 받게 돼 혈액순환이 저하되며, 혈류 정체가 생기게 된다. 임신 중에는 또 난소의 황체에서 생성되는 호르몬인 항체호르몬이 활발해지면서 장운동이 저하되는 등 문제가 생기게 된다. 이것은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장운동이 떨어질 때는 더 많은 수분과 식이섬유를 섭취해 장운동이 촉진되도록 해야 한다. 만일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거나 변을 보기 위해 무리하게 힘을 주는 습관이 생기면 압력에 의해 항문 조직과 혈관이 손상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딱딱한 배변으로 인해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 생기거나 항문 압력을 많이 받아 혈관 혹이 항문 주변에 만져지는 치핵 등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Q : 임신과 관련해 치핵수술을 언제 받아야 하나.

A : 흔히 수술을 해도 임신을 하면 다시 치핵이 생길 수 있어 차라리 출산 후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미 치핵이 많이 커져 있는 상태, 즉 항문 혈관이 많이 늘어나 있는 상태로 임신하게 되면 기존의 치핵에 혈전이 생겨 부어올라 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출혈이 될 수 있다. 임신 초기에는 약을 쓸 수 없어 좌욕을 하며 참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임신 후반부에 통증을 방치하면 그 자극에 의해 조기출산이 될 수도 있고, 여기에 출혈이 문제가 돼 응급수술을 하게 된다. 따라서 탈출된 치핵이 있다면 임신 전에 치료를 하는 것이 여러 모로 도움이 된다.


Q : 다이어트와 변비가 치핵의 원인이 될 수 있나.

A : 식사량이 줄면 배변량 또한 줄어 변비가 생기기 쉽다. 원푸드 다이어트를 할 때도 섬유질 부족으로 마찬가지이다. 근본적인 치핵 예방을 위해서는 변비치료가 중요하며, 이는 올바른 배변 습관에서 출발해야 한다. 가능하면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화장실을 찾는 것이 중요하고, 신호가 오면 참지 말고 바로 화장실로 가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화장실에서 신문을 보는 등 오래 앉아 있는 것도 곤란하다. 변기에 앉으면 바로 변을 보는 행위가 조건반사처럼 습관화돼야 변비가 생기지 않는다. 장이 움직이기 위해서는 몸이 흔들리는 운동이 필요하니 가벼운 조깅이나 복부 마사지가 도움이 된다.

Q : 여성치핵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있나.

A : 역시 배변관리 습관이다.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운동을 꾸준하게 해야 한다. 규칙적인 식사도 중요하다. 흰 쌀밥보다는 잡곡밥을 주로 먹고, 끼니마다 두 가지 이상의 섬유질이 많은 채소반찬을 먹는 것이 좋다. 좌욕도 좋다. 야외에 오래 있는 경우 혈액순환이 잘 안 돼 혈전이 생기기 쉽다. 이럴 땐 좌욕으로 항문관리를 해야 한다. 스트레칭도 빼놓을 수 없다.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경우 항문이 압력을 받으면 혈액순환이 안 되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일어나 항문 쪽에 혈액순환이 되도록 관리해야 한다.

웰니스병원 강경숙 원장은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들은 하루빨리 치핵 치료를 서둘러야 하고, 증상이 있다면 부끄러워하지 말고 빨리 치료하는 게 고통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2016년 5월 3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