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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무릎·허벅지 통증이 엉덩이뼈 때문이라고?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6-06-13 (월) 16:15 조회 : 2021


[도움말 = 조세현 해운대부민병원 의무부원장 · 고만석 부산부민병원 관절센터 과장]


<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 무릎·허벅지 통증이 엉덩이뼈 때문이라고? >

- 관절 연결된 근육 많아 '연관통', 혈액순환 장애로 골수세포 괴사 -

- 고관절 골절·음주 과다 등 원인
- 스테로이드 약물 남용 피해야

평소 애주가로 소문난 김모(48) 씨. 평소와 다름없이 회식을 즐기던 중 갑자기 무릎과 허벅지가 쑤시는 통증을 느꼈다. 처음엔 컨디션 문제로 생각했지만 며칠동안 이런 통증이 이어지자 고민 끝에 병원을 찾았다. 그의 진단명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였다.


우리 몸에서 가장 큰 관절인 고관절은 어깨관절 다음으로 운동범위가 넓어 다른 부위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관절 질환에 쉽게 노출돼 있다. 하지만 고관절이 엉덩이 깊은 곳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밖에서는 잘 만져지지 않아 상대적으로 다른 부위보다 건강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다.

해운대부민병원 관절센터 조세현 의무부원장은 "고관절 질환 환자들의 일부는 처음에 무릎 통증으로 병원에 오지만 막상 검사를 해보면 고관절에 이상이 있는 경우가 많다"며 "이는 고관절과 무릎관절이 동일한 대퇴골로 구성되어 있고 두 관절을 연결하는 근육들이 많아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를 '연관통'이라 한다"고 말했다.

■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원인은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란 대퇴골두 부위에 혈액순환 장애가 생겨 골수세포가 죽어가는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이다. 특히 한국인에게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으로, 30대부터 50대까지의 중년층에 많이 나타난다. 주 증상은 엉덩이와 더불어 무릎과 허리로 이어지는 통증으로,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양반다리할 때 고관절 부위나 사타구니에 통증이 더 심하게 나타난다. 가랑이를 벌리는 각도가 두 다리 중 한편이 반대편보다 제한되어 있다면 우선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의심해봐야 한다.

(해운대부민병원 관절센터 조세현 의무부원장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무혈성 괴사의 원인 중 30%는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특발성에 해당된다. 원인이 알려진 경우는 외상성과 비외상성으로 나눌 수 있다. 외상성은 대퇴골 경부 골절이나 고관절 탈구에 의해 골두로 가는 혈관이 손상을 받아 발생한다. 비외상성은 과도한 음주와 부신피질 호르몬(스테로이드) 과다 투여가 주요 원인이며 잠수병, 방사선 조사, 화학요법 등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의 만성적 섭취는 간과 골수에 지방세포가 침입해 통증을 유발하고 이것이 골수강(뼈조직에 둘러싸인 빈 공간) 내 정맥압을 증가시키고 지방의 색전, 출혈 등이 반복되어 골세포가 죽어감으로써 무혈성 괴사로 진행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발병 원인이 모두 밝혀진 것이 아니므로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스테로이드 호르몬 투여 시 의사의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일단 괴사가 발생하면 초기에는 안정을 취하고 약물요법과 함께 방사선 촬영이나 MRI(자기공명영상)로 병의 진행여부를 정기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2, 3기에는 자신의 뼈와 관절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다발성 천공술(대퇴골두에 여러 개의 작은 구멍을 뚫어 혈액순환을 돕는 것), 혈관이나 근육 부착 골이식술, 대퇴골 절골술(대퇴골 변형을 교정하는 수술) 등을 시도한다. 상당수의 환자들은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3, 4기에 병원을 찾아온다. 하지만 이때는 인공고관절 치환술을 피하기 어렵다.

■ 최소침습 인공고관절 치환술

최근에는 최소침습 인공고관절 수술법을 많이 시행하고 있다. 예전에는 광범위하게 절개해 삽입물을 이용해 고관절을 재건하는 수술을 진행했지만 이 수술법은 작은 절개로 근육과 힘줄을 자르지 않고 보존한 상태에서 진행돼 이전보다 안전하고 편리하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외에도 중년에 발생할 수 있는 대표적 고관절 질환인 퇴행성 고관절염, 고관절 비구 이형성증(고관절이 빠져나오거나 잘못된 상태로 형성되는 질환), 대퇴부 경부골절도 심한 경우 이 수술을 시행한다.

부산부민병원 관절센터 고만석 과장은 "특히 최소침습 인공고관절 수술은 기존 고관절 수술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탈구의 위험률을 현저히 낮춰 재수술의 부담도 줄였다는 것이 큰 장점 중 하나로 꼽힌다"고 말했다.

기존에는 수술 후 6주 이상 탈구 예방을 위해 앉는 자세나 화장실 사용을 제한했지만 최소침습 인공고관절 치환수술을 받으면 행동에 제약이 줄고 수술 다음 날부터 휠체어나 의자에 앉는 것을 비롯해 보행이 가능하다. 극심했던 통증이 사라지고 절룩거리던 걸음걸이도 정상적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

고관절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음주나 스테로이드 약물을 남용하지 않아야 한다. 평소 햇빛을 받으며 걷기, 조깅, 등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운동을 통해 뼈와 관절, 근육을 강화시키고 관절 통증이 있으면 바로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2016년 6월 7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