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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운동 후 갈색 소변땐 횡문근융해증 의심을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6-08-23 (화) 11:35 조회 : 2188


[도움말 = 강효진 좋은삼선병원 신장내과 과장]


< 심한 운동 후 갈색 소변땐 횡문근융해증 의심을 >

- 근육 색소 미오글로빈 체내 방출…근육통과 함께 검붉은 소변 나와 -

- 심하면 권태감·발열·구토 동반
- 급성신부전·근육 괴사 합병증도

- 대부분 수액 치료로 호전 가능
- 단계별 운동후 충분한 수분 필요


평소 운동과는 담쌓고 지내던 회사원 이모 씨는 올여름 몸매를 만들기 위해 최근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식이요법만으로는 부족하다 싶어 가까운 운동센터에도 등록했다. 첫날 이 씨는 스피닝이라고 하는 고정자전거 위에서 음악에 따라 몸을 움직이는 고강도 그룹운동에 참여했다. 10분 뒤부터 지치기 시작했지만 몸을 만들겠다는 의지로 포기하지 않았다. 40분쯤 지나자 양쪽 허벅지가 터질듯한 통증이 왔으나 이를 악물고 끝까지 버텼다. 이 씨는 그날 저녁 허벅지에 손만 대도 아파 근육통 약을 먹었고 이후 콜라색 소변이 나왔다. 깜짝 놀라 가까운 응급실을 찾아 혈액과 소변검사를 한 결과 '횡문근융해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입원했다.

■ 넓적다리·종아리 등 주로 발생

횡문근융해증은 횡문근(striped muscle)이라는 근육의 파괴로 근육세포 내 물질이 체내로 방출돼 생기는 질환이다. 특징적인 증상으로 갑작스러운 근육통과 전신쇠약, 미오글로빈뇨(myoglobinuria)라는 검붉은색 소변을 보게 된다. 이는 근육을 구성하고 있던 색소인 미오글로빈(myoglobin)이 방출되기 때문이다. 미오글로빈은 근육세포 속의 적색 색소로 포유류나 조류의 근육을 붉게 염색하는 물질로, 혈액을 구성하는 붉은 색소인 헤모글로빈과 유사하다.

횡문근융해증으로 인한 근육통은 주로 넓적다리, 어깨, 허리, 종아리 등에 흔히 발생한다. 질환의 중증도는 매우 다양해 심한 경우 권태감, 발열, 빈맥, 구역, 구토와 같은 전신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수분 및 전해질 이상이 나타나기도 하며 급성신손상(신부전)이나 근육의 일부에 부종이 발생해 빠른 속도로 특정 구역의 근육이 괴사하는 구획증후군 등의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반면 아무런 증상 없이 혈중에 근육효소인 크레아틴키나아제(creatine kinase·CK)만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고전적인 횡문근융해증의 원인으로는 약물, 음주, 외상과 과도한 운동 등이 있으며 대사성 근육병증, 체온 변화, 감염, 전해질 이상, 내분비 질환 등도 원인이 될 수 있다.

1990년대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횡문근융해증의 원인으로 외상성 근손상이 61.6%, 과도한 운동은 1% 미만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운동과 체중 조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외상이 30.3%, 과도한 운동이 40.9%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피닝이 단독으로 16.7%를 차지하는 것으로 보고돼 발생 원인이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과도한 운동으로 인해 횡문근융해증이 생기는 경우는 근육의 에너지 공급량이 요구량에 미치지 못할 때로, 정상 근육에서도 횡문근융해증이 발생하게 된다. 특히 신체적으로 단련되지 않은 사람, 덥고 습한 날씨에 땀이 많이 나 체온조절에 문제가 발생한 경우, 저칼륨혈증 환자 등은 더욱 위험하다. 위험인자 없이 꾸준히 운동한 사람에서도 횡문근융해증은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 가벼운 증세, 수액 공급으로 호전

치료방법은 충분한 수액 공급이 기본이다. 경증의 경우 대부분 수액치료만으로 호전되며, 필요에 따라 중탄산염이나 만니톨, 고리 이뇨제 등의 약물이 추가적으로 쓰일 수 있다. 동반된 전해질 이상이나 급성신손상 등의 합병증이 있다면 별도의 치료가 필요하다.

초기에 치료하면 경증은 예후가 좋아 대부분 회복되며, 신장기능도 호전돼 후유증도 남지 않게 된다. 반면 중증은 원인과 동반질환에 따라 예후에 차이가 있어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경우 신세뇨관 괴사나 신부전이 생기거나 근육이 기능을 잃을 수도 있다. 따라서 횡문근융해증이 진단되면 가능한 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회복에 절대적이다.

좋은삼선병원 신장내과 강효진 과장은 "횡문근융해증을 앓고 난 뒤 다시 운동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며 "건강을 위해 운동을 하더라도 운동량을 서서히 적응해가며 증가시키고 적당한 영양과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운동으로 유발되는 횡문근융해증의 예방법은 개인의 능력에 맞춘 운동을 하는 것이다. 또 지나치게 덥지 않은 적정 온도의 환경에서 적절한 수분을 공급하며 운동을 해야 한다. 운동량은 단계적으로 늘이고 균형잡힌 영양과 휴식, 수면을 병행하는 것이 좋다.


2016년 8월 23일 화요일
국제신문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