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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드득 빠지직' 이갈이, 주범은 스트레스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3-05-14 (화) 10:38 조회 : 1523


[도움말=방민기 굿윌치과 병원장]

- 심리적·구조적 문제로 추정
- 보톡스 주사·스플린트 껴 치료
- 심리상담 병행하면 더 좋아



결혼한 지 한 달이 된 박모(여·31) 씨는 요즘 남편과 따로 잔다. 결혼 후부터 생긴 박 씨의 이가는 소리 때문이다. 남편은 신혼인데도 숙면을 취하기 위해 잠자리를 거실로 옮겼다. 박 씨가 더욱 미안한 것은 정작 자신은 이가는 사실을 모른다는 점이다. 게다가 박 씨는 여자가 이를 간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병원에도 가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박 씨처럼 이 가는 버릇을 장기간 내버려두면 치아와 턱관절에 손상을 준다며 정확한 진단과 근본적인 치료를 권한다.

■방치하면 치아·턱관절 손상 우려


(보톡스 등 이갈이 치료에 대해 상담하는 의료진. 굿윌치과 제공)

이갈이는 특별한 목적 없이 윗니와 아랫니를 맞대고 갈아대는 행위를 말한다. 이갈이는 대부분 수면을 취하는 도중에 나타난다. 간혹 낮에도 자신도 모르게 이갈이를 하는 사람도 있다. 이 때문에 이갈이는 단지 나쁜 습관이라며 대충 넘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갈이는 무심코 넘어가거나 부끄러워할 질환이 아니다. 사람은 자면서 이갈이를 할 때 평소에 줄 수 있는 힘의 몇 배까지 발휘된다. 깨어 있는 상태에서는 억지로 이를 가는 소리를 내려고 해도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갈이는 치아의 표면을 마모시켜 치아안의 신경이 드러나고 시린 증상으로 이어지며 치아를 파손시키거나 흔들리게 만들 수 있다. 보철물이 떨어져 나가거나, 치아 임플란트가 망가질 수 있다.

이갈이가 심각한 단계까지 간다면 개구(입 벌리기)와 저작(씹는 행위), 말하기, 삼키기 등의 활동에 어려움이 생기는 턱관절 장애까지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이갈이가 치아의 건강에 해를 미치기 전에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좋다.

이갈이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지만 심리적인 요인과 구조적인 문제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심리적인 원인으로는 불안과 스트레스가 이갈이를 일으킨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다. 복잡해지고 변화가 빠른 사회를 사는 현대인들이라면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질환이란 것이다. 또 위아래 치아의 맞물림이 맞지 않아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정서적인 문제가 선행하는 것인지, 얼굴이나 구강 구조의 문제로 생기는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생활자세 개선 등 예방적 치료 중요

원인이 정확하지 않은 만큼 치료방법도 정석처럼 정의되어 있지 않다. 따라서 치료는 증상을 완화시키는 데에 목적이 있다.

이갈이는 주로 물리적 요법과 행동조절 요법 등의 치료를 한다. 먼저 물리적 치료법으로 보톡스 주사요법이 있다. 보톡스는 일종의 근육 이완제로 근육 속의 신경전달 물질을 차단해 근육을 부분적으로 마비, 이완시키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보톡스를 저작근육(음식을 씹을 때 사용하는 근육)인 교근과 측두근에 적당량 주입하면 턱이 과도한 힘을 받지 않고 근육긴장이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

스플린트라는 이갈이 방지 장치를 사용하는 치료법도 있다. 스플린트는 환자의 구강상태에 맞게 제작한 뒤 잠 잘 때 끼고 자게 함으로써 치아들이 부딪혀서 마모되는 것을 막아주고 장기적으로는 근육의 긴장도를 줄여 이갈이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행동조절 요법으로는 심리적 안정을 위해 상담하거나,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활동을 통해 치료하는 방법이다. 무엇보다 이갈이는 근본적인 치료방법이 아직 제시되지 않았으므로 이갈이 문제를 발생시키는 요인들을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부드러운 음식을 섭취하거나 바른 자세로 수면을 취하며 턱을 괴는 나쁜 습관 개선하는 등을 실천하는 게 좋다. 또 운동 사교활동 음악감상 여행 등 자신에게 맞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만들고 긍정적인 생활 자세를 가져야 한다.


2012. 10. 23 국제신문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