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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거한 디스크는 재생 안 돼…수술 후 다리 ‘쥐남’은 회복 신호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9-03-05 (화) 16:03 조회 : 3198

허리디스크 오해와 진실

- 사람마다 증상·원인 복합적
- 자가진단으로 방치하면 위험
- 디스크 탈출·파열로 통증땐
- 비수술 맞춤 치료로 개선 가능
- 꾸준한 근력운동으로 힘 길러야

허리디스크는 사람마다 증상이 전형적이지 않고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그만큼 ‘단계별 맞춤 치료’가 중요한 질환이지만 치료법이 다양해 환자 혼란이 큰 편이다. 허리디스크 치료에 관해 알려진 일반 상식이 의학적으로 맞는지 세바른병원 김훈 병원장의 도움말로 살펴봤다.
   
세바른병원 김훈 병원장이 허리디스크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세바른병원 제공
-비수술 치료만 꾸준히 받아도 탈출된 허리디스크는 점점 사라진다?(△)

터져 나온 허리디스크, 정확히 수핵은 마치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주변 신경을 누르고, 눌린 신경이 부어오르므로 심한 통증을 느끼게 된다. 이 수핵은 파열된 직후 서서히 다시 흡수된다. 바람이 가득찬 풍선을 그냥 그대로 두면 서서히 공기가 빠져 쪼그라들듯이 말이다. 하지만 문제는 흡수되는 시간이 사람에 따라 몇 달, 혹은 몇 년이 걸릴지 모르고, 그동안 신경이 버텨내지 못한다는 점이다.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와 같은 비수술 치료는 흘러내린 수핵을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아니지만 디스크에 눌린 신경의 부기와 염증을 가라앉히고, 주위의 손상된 관절이나 인대를 복원시켜 통증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꾸준한 비수술 치료는 디스크가 흡수되는 동안 버틸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이라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통증이 심하면 수술치료를 받는 게 좋다.
-수술로 파열된 디스크를 제거하면 없어진 만큼 새로 재생된다?(×)

수술로 제거된 정도만큼 새로 재생되지 않아 디스크의 양이 적어지니 생활하는데 지장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환자가 있다. 하지만 파열된 허리디스크 조각은 이미 정상적인 기능을 상실했으므로 제거해도 무방하다. 파열된 조각을 제거했더라도 그 부위에 정상적으로 기능을 하는 허리디스크는 아직 많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척추를 움직이는 건 단지 허리디스크만이 아니라 척추뼈 관절 인대 근육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는 것이므로, 수술을 해서 디스크의 양이 줄었다고 하더라도 실제 움직이고 활동하는 데는 전혀 지장이 없다. 파열된 순간부터 허리디스크가 약해진 것은 사실이므로 약해진 허리디스크엔 근력강화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디스크 탈출 소견이 있더라도 증상이 없으면 치료받지 않아도 된다?(○)

허리치료의 근본적인 목적은 단순히 흘러나온 디스크를 물리적으로 제거해주는 게 아니라 ‘통증’을 줄이는 것이다. MRI상 디스크 탈출 소견이 있더라도 증상이 없으면 치료받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경미한 탈출만으로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에게는 그에 맞는 응급치료를 실시하면 된다. 보존적 치료나 시술, 수술 모두 통증을 없애고 급성 증상을 해결해주는 치료일 뿐 척추의 노화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 따라서 척추질환을 유발했던 안 좋은 습관 및 생활 패턴을 반복할 경우 척추 질환은 언제든지 다시 찾아올 수 있으므로 꾸준한 관리가 필수다.

-수술을 결정할 때 마비 증상이 있느냐 없느냐를 보는데 발목을 완전히 움직일 수 없는 경우에만 수술하면 된다?(×)

요추 4, 5번 디스크가 파열되면 발목 마비가 생기는데, 누워서 양쪽 발목을 얼굴 쪽으로 꺾으면 정상인 발은 발목이 거의 90%까지 꺾이지만 마비가 온 쪽은 발목이 움직이지 않는다. 발목을 전혀 움직일 수 없을 때는 완전 마비, 움직이기는 하지만 정상보다 약하면 불완전 마비라고 부른다. 두 경우 모두 가급적 빨리 수술을 해야 한다. 신경을 심하게 누르는 파열된 디스크 조각을 완전히 제거해야 눌린 신경이 다시 숨을 쉬고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술 후 회복기간 중 다리에 쥐가 내리는 증상은 정상이다?(○)

치료 후 잘 지내다가 한두 달 후 갑자기 다리에 심하게 쥐가 나거나 밤에 자다가 다리 근육이 뭉치고 저릿하게 쥐가 나서 혼났다고 하는 분이 적지 않다. 재발한 게 아닐까 걱정하지만 이런 현상은 재발이 아니라 회복 반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술 전 오랫동안 신경이 심하게 압박돼 척추신경과 다리 근육 또한 100% 정상 상태가 아니였으므로 수술 전 비정상 상태였던 근육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쥐가 나는 현상이 뒤늦게 생기는 것이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호전되고, 쥐나는 현상 때문에 통증이 심하고 많이 불편하다면 병원에 방문해 약물과 수액주사 처방을 받으면 조기에 회복할 수 있다. 

도움말=세바른병원 김훈 병원장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