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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와 꽉 끼는 옷이 ‘질염’ 부른다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1-04-27 (화) 10:43 조회 : 303

여성 75%가 앓는 흔한 질환…면역력 저하로 균 증식해 발병


- 조이는 옷도 통풍 안돼 원인
- 냄새 나고 질 분비물이 특징
- 심하면 급성 골반염 올 수도
- 부끄러워 말고 제때 치료를

#1. 종일 앉아서 공부하는 수험생인 A 양은 “도저히 공부에 집중할 수가 없어요”라며 내원했다.

#2. 요가강사 B 씨는 “간지럽고 분비물이 많아 너무 불편하고 힘들어요. 혹시 성병은 아닌지요”라고 물었다. B 씨는 몸에 딱 붙는 옷을 입고 종일 운동과 코칭을 하다 보니 온몸이 땀으로 젖은 상태로 지낸다.

#3. 폐경을 맞은 50대 중반의 C 씨는 질 건조증과 더불어 성교통을 호소하며 찾아왔다.

민감한 여성들은 스트레스나 면역력 저하, 호르몬 변화 등으로 여성질환에 쉽게 노출된다. 질염이 대표적이다. 흔히 ‘여성의 감기’라 불리는 질염은 여성 75%가 앓고 있다. 대부분의 여성은 수치심 때문에 불편하고 아파도 참는다. 하지만 질염은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있다.

질염은 대개 가임기 젊은 여성에게 흔히 발생하지만 청소년기나 폐경기 전후의 여성에게도 나타날 수 있다. 질염은 질 내부의 pH 균형이 무너지면서 원인균이 증식해 생긴다. 주로 분비물의 색이나 냄새 양 등의 변화 이외에도 질 주위의 가려움증, 따가운 증상, 성교 및 배뇨 때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세균과 칸디다 곰팡이로 인한 것이 70~80%를 차지한다.

■심할 땐 급성 골반염 증상도


세균성 질염은 우선 심한 냄새가 나는 질 분비물이 특징이다. 성병은 아니어서 상대편에게 전염은 안 된다. 드레싱을 깨끗이 하고 약제를 사용하면 대부분 며칠 내 좋아진다. 특히 임신 초기에 감염되면 냄새가 심한 노란 냉이 나오며, 조기 진통이나 조산 가능성이 있을 수 있어 치료를 해야 한다. 세균 감염이 심할 땐 자궁 내부까지 균이 들어가고 더 진행되면 나팔관과 난소 등 골반 전체에까지 퍼져 급성 골반염 증상이 나타나 심각한 상태에 이르기도 한다.

곰팡이균(진균)에 의한 칸디다성 질염도 있다. 이 질염은 모든 여성의 45%가 일생에 두 번 이상 경험할 정도로 흔하다. 질 분비물이 하얀 치즈와 같은 양상을 띠며, 가려움증 혹은 통증이 있다. 항진균제를 사용하면 2, 3일 내에 증상이 해소된다. 임산부나 당뇨 환자는 치료 후에도 재발이 잘돼 유의해야 한다.

기생충의 일종인 트리코모나스에 의해 생기는 질염은 성관계를 통해 전파되는 성병이다. 전파력이 매우 강하다. 물 같은 냉이 흐르면 트리코모나스 질염을 의심해야 한다. 후유증으로 불임 골반염 조산 등이 있다.

질염이 생기면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문진과 함께 골반 검사를 하고, 경부나 질 내의 분비물을 채취해서 배양검사를 한다. 필요 시 성관계 파트너도 함께 치료받아야 한다.

세균성 질염은 경구로 항생제를 투여하거나 질 내에 젤이나 크림을 바른다. 칸디다성 질염은 항균 경구약, 항균 크림이나 좌약으로 치료한다. 트리코모나스 질염은 항생제를 투여하며, 위축성 질염은 질 크림이나 경구약 형태의 에스트로겐이 효과가 있다.

■꽉 조이는 옷 가급적 피해야

서면 루이송여성의원 송근아 원장이 질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질염은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스키니진이나 레깅스 등 신체를 꽉 조이는 옷은 피하는 것이 좋다. 속옷은 가급적 면소재의 제품을 이용하고, 생리 땐 세정제로 세척해주는 것이 좋다. 질 세정제 사용 시 주의 사항 하나. 질 내부에는 자체적으로 정화작용을 하는 이로운 세균들이 있기 때문에 매일 세정제로 씻어내면 오히려 이로운 세균까지 제거돼 염증균에 대한 방어력이 약해진다. 해서, 세척을 할 땐 겉 부위만 샤워 정도로 청결하게 하는 게 좋고 질 내부까지 씻어내는 것은 질 건강상 좋지 않다.

물이나 땀 비에 젖은 옷이나 운동복을 장시간 착용하지 않아야 하며, 사용 후에는 빨리 세탁해주는 것이 안전하다. 근본적으로는 질염 유산균 등 여성용 유산균을 섭취해 질 건강을 유지하는 방법도 있다. 여성용 유산균은 질 내 유익균 증식을 돕고 유해균 생성을 억제해 질염 등 여성 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서면 루이송여성의원 송근아 원장은 “면역력이 떨어지거나 몸이 피곤한 상태, 수면 부족, 꽉 끼는 옷이나 바람이 통하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때 질염이 발생할 수 있다”며 “질염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전문의를 찾아 상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