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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변·복통·설사 계속되면 염증성 장질환 의심해봐야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1-10-12 (화) 09:05 조회 : 373

서구적 식습관 등 영향 환자 급증

- 궤양성 대장염, 대장암 위험 높여
- 만성 재발성 크론병 완치 어려워
- 인플릭시맙 등 약물 치료로 관리

염증성 장질환은 글자 그대로 장에 염증이 생기는 모든 질병을 말한다. 흔히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두 가지로 나뉜다. 서구적 식습관의 영향으로 최근 한국 일본 등 아시아에서도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대한장연구학회의 2019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2.3배 증가했고 5만 5902명이 염증성 장질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궤양성 대장염 악화로 사임했고, 최근 가수 윤종신이 크론병을 고백하는 등 주변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원인은 아직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요인, 식습관 및 생활 환경 변화, 장내 미생물 변화와 맞물려 장관 내 과도한 이상 면역 반응이 이 질환을 유발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부산 웰니스병원 내과 장예수 원장이 염증성 장질환으로 의심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대장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궤양성 대장염 환자 90%가 혈변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 점막 또는 점막하층에 국한된 염증이 특징이다. 혈변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대장 점막의 염증 정도(내시경 중증도)와 질병의 범위에 따라 다양하다. 무른 변이 6주 이상 지속되면 의심해야 한다. 복통 잔변감(뒤무직) 점액변 야간설사, 배변 전 좌하복부 통증 및 불쾌감 등도 나타난다.

직장에서부터 연속적으로 대장을 침범하며 직장에만 염증이 있는 직장염, 직장 및 구불 대장에 염증이 있는 좌측 대장염, 그리고 광범위 대장염으로 분류한다. 표준화된 진단 방법은 없다. 해서, 병력과 임상 양상, 전형적인 내시경검사 및 조직검사 소견을 종합하여 진단한다.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에는 간격을 두고 내시경검사 및 조직검사를 반복 시행하여 확인한다.

확진 환자 중 10% 정도는 5년 내 크론병으로 진단이 바뀌며, 대장암이 발별할 가능성은 2.5배 더 높아진다. 대장염 환자 중 일부는 처음부터 염증성 장질환 중 어느 것이라 분류하기 어려운 경우도 더러 있다.

꾸준한 약물 치료를 해야 하며, 조절되지 않는 출혈, 천공 등이 나타나면 수술을 해야 한다.

■완치 방법 없는 만성질환 크론병

크론병은 위장관 전체를 침범할 수 있는 만성 재발성 염증성 질환이다.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의 어느 부위에서나 생길 수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군데군데 떨어져 있지 않고 이어져 있는 반면 크론병은 여러 곳에 떨어져 생긴다. 증상은 아주 다양하다. 주된 증상으로 복통 설사 체중 감소 발열 혈변 등이 있다.

크론병은 여러 가지 방법을 이용해 종합적으로 진단한다. 우선 면담(병력 청취)과 신체검진이 중요하다. 경증 환자는 정상 소견일 경우가 많으나 중증 환자는 체중 감소나 영양 실조 등의 소견을 보일 수 있다. 간혹 빈혈이나 저알부민혈증 등으로 부종이 나타나기도 한다. 복부 압통과 함께 궤양성 대장염과는 달리 오른쪽 복부 아래 종괴가 촉진되는 경우도 흔하다. 이 외에도 혈액검사, 대장내시경 및 조직검사, 소장 조영술, CT·MRI 등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합병증도 다양하다.

▷염증으로 장이 좁아지거나 아예 막히는 장관 협착이나 폐쇄 ▷전 층에 염증이 진행한 후 결국 장이 파열되는 장 천공 ▷치루, 주위 농양, 치열 등 항문 주위 질환 ▷장에 심한 염증으로 헐게 되면 장 연동 운동이 감소하고 심지어 마비와 함께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심한 복통이 생기고 열이 발생하는 독성 거대결장 ▷장기간 염증이 지속되면 대장암 소장암의 위험이 증가한다.

크론병은 만성 질환으로 아직 완치 방법은 없다. 관해기(증상이 완전히 가라앉은 기간)를 장기간 유지하고 합병증 발생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인 약물 복용이 필요하지만 치료 도중 장관 협착, 장 천공, 농양, 누공, 심한 출혈 등 합병증이 발생할 땐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 후에도 완치되는 것은 아니고 남은 장에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 지속적인 약물 치료가 필수다.

약물 치료로는 항염증제와 부신피질호르몬제 등이 가장 흔히 사용되며 환자 상태에 따라 면역억제제, 항생제, 기타 여러 가지 약제가 사용된다. 최근에는 인플릭시맙을 이용한 치료법이 널리 사용된다.

웰니스병원 내과 장예수 원장은 “염증성 장질환은 평생 치료를 요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라는 인식 때문에 처음 진단을 받으면 낙담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하지만 치료제의 발달로 증상이 유지되는 환자가 늘고 있는 만큼 좌절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극복 의지를 갖고 주치의와 함께 장기적인 관리 계획을 세워 꾸준히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흥곤 선임기자 hung@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