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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욱 박원욱병원 병원장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6-07-26 (화) 13:44 조회 : 1763
< 황병욱 박원욱병원 병원장 >

- 의료 수준 수도권과 대동소이
- '무작정 서울행' 현상 아쉬워
- 척추 전문 병원은 오히려 앞서
- 사회 보탬되고자 봉사 노력도


부산 우리들병원 황병욱(54) 전 병원장이 지난 1일부터 척추 전문 박원욱병원에서 병원장으로 새롭게 진료를 시작했다. 장삼이사들은 병원장 한 명의 이직 정도로 여길지 모르겠지만 지역 신경외과·정형외과쪽에선 상당히 관심이 가는, 그래서 신경이 쓰이는 큰 뉴스이다. 황 병원장이 부산 의료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그가 걸어온 길 때문이다.

(황병욱 박원욱병원 병원장은 "진료와 수술뿐 아니라 의료봉사 활동 등으로 지역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황 병원장은 전문의 취득 후 1996년부터 정확하게 20년간 우리들병원에서만 근무했다. 첫 직장이었다. 대학병원이 아닌 병원급에서 의사로서 장기 근무했다는 사실 자체가 생소하게 들리는 것이 이쪽 업계 현실이다.

그는 우리들병원에서 과장 부장 의무원장 진료원장을 거쳐 2006년부터 병원장을 맡았다. 이때부터 2012년까지 6년간 매년 평균 15%의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우리들병원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양지가 있으면 음지도 있는 법. 그는 하루 60명 안팎의 외래 환자를 보고, 다음 날은 종일 수술실에서 살았다.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쉴 새 없이 찾는 바람에 늦은 밤까지 수술실에 있어야 했다. 이렇다 보니 한 달 평균 수술건수가 60건이 넘었다. 자신의 삶을 돌볼 여유도 없이 병원에만 매진하다 보니 건강이 급격히 나빠졌다. 급기야 2014년 도저히 수술을 못 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돼 난생 처음 입원을 해야 했다. 극심한 스트레스가 주범이었다. 퇴원 후 2주가량 쉬면서 앞만 보고 달려온 삶을 되짚어봤다.

병원 복귀 후 살림살이를 챙겨보니 엉망이었다. 일부 직원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 있었다. 개인 사재로 땜질을 하며 버텼지만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였다.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쳐 더는 리더로서 병원을 끌고갈 힘이 없었다. 혈혈단신 홀로서기를 준비해야만 했다.

이즈음 구원의 손길을 내민 이가 부산대 의대 2년 선배 박원욱병원의 박원욱 병원장이었다. 수년 전부터 부울경 지역 척추 관련 병원장들의 비공식 모임에서 만난 그는 그간의 병원 및 개인 사정을 듣고는 함께하자고 권유했다. 하지만 즉답을 할 수 없었다. 오랫동안 희로애락을 함께한 가족 같은 직원들이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었다. 고민 끝에 결국 그는 지난 4월 병원장직을 내려놓고 6월 첫 직장 우리들병원을 나왔다.

사실 지역 의료계에선 황 병원장이 우리들병원을 그만둘 것이라는 소문은 이미 수개월 전부터 공공연히 떠돌았다. 덩달아 지역의 내로라하는 척추 전문 병원 몇몇이 영입 의사를 밝히며 관심을 내비쳤고, 모 대학병원 교수도 러브콜을 보냈다. 개업하면 같이하겠다는 의사도 적지 않았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황 병원장은 목·허리 디스크 내시경 수술, 최소상처 내시경 척추 수술, 디스크 탈출증·협착증 등 미세 수술 전문가이다. 척추측만증·척추후만증 등 큰 수술을 주로 하는 박원욱 병원장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황 병원장은 지역 환자들의 '무작정 서울행'에 대해 아쉬움을 표했다. 일부 질환을 제외하고는 이제 수도권 병원과 비교해도 의료수준이 대동소이하다는 것이다. 특히 척추 질환의 경우 박원욱병원을 비롯한 다수의 정형외과·신경외과 척추 전문 병원은 서울의 '빅5' 병원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고 오히려 낫다고 강조했다. 지역의 병·의원은 지역민들이 믿고 찾아야 그 사랑으로 성장,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허리 아픈 환자들을 위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과거 환자들은 수술에 대한 두려움으로 억지로 참으며 병을 키운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최근 주사요법이나 꼬리뼈성형술 등의 시술이 성행하면서 병이 재발되는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 그는 수술과 시술의 중간 단계쯤 되는 최소상처 미세수술을 소개했다. 1시간 정도의 간단한 수술로 바로 활동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각오도 내비쳤다. 황 병원장은 "과거 환자 수술에 매진하느라 지역 사회에서의 역할을 망각하며 살아왔다"며 "앞으로는 박원욱 병원장과 함께 틈틈이 시간을 쪼개 의료봉사 등 지역 사회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 출신인 그는 신경외과 전문의도 따기 어려운 미국최소상처척추수술 전문의·영국왕립외과학회 학사원을 취득했으며, 미국 미세척추수술학회, 국제 최소상처척추수술학회, 국제 근골격계 레이저학회 정회원이다.


2016년 7월 22일 금요일
국제신문 26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