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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음주 후 물놀이 심장마비 위험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5-07-21 (화) 10:48 조회 : 1172


[송준영 세흥병원 내과 과장]

< 음주 후 물놀이 심장마비 위험 >

맥주(beer)의 어원은 '마신다'는 의미의 라틴어 '비베레 (bibere)'다. 이제 현대인들에게 맥주는 술이 아닌 일상의 생활 음료로 통한다. 무더위가 기승하는 여름이면 퇴근 후 시원한 맥주 한 잔이 하루의 낙이 됐다. 일과 후 마시는 적당한 맥주는 피로마저 싹 풀리게 해 무더위를 잊게 해준다. 

하지만 더운 여름 마시는 술은 더 빨리 취하고 숙취도 오래 남을 수 있다. 땀으로 인해 체내 알코올 농도가 더 급하게 상승함에 따라 더 빨리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체온을 낮추기 위해 혈액 순환량이 늘어나면서 더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간에서 알코올을 처리할 능력도 상대적으로 줄어 숙취가 심해질 수 있다. 특히 전신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 술을 마시면 팽창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면서 혈압이 급상승하기 때문에 부정맥, 심근경색 등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육류, 해산물 등 고단백질 음식을 과다 섭취하거나 과음하는 경우 많이 발생해 '왕의 병'이라는 별명을 가진 통풍과 수두 바이러스가 잠복해 있다 면역력이 저하되면 발생하는 대상포진 또한 음주가 한몫해 여름철에 많이 생기는 질환이다. 

물놀이 갔을 때 가장 피해야 할 행동 또한 음주이다. 국립공원관리공단에 따르면 지난 5년간 국립공원 내에서 일어난 18건의 여름철 익사사고를 분석한 결과 익사자의 30%가 음주와 관련돼 있었다. 술을 마시게 되면 충동성이 높아져 겁 없이 물에 풍덩 뛰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음주 후 수영을 할 때 가장 큰 위험은 심장마비이다. 술을 마시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혈관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때 갑자기 찬물에 뛰어들면 늘어났던 혈관이 급격하게 줄어들면서 심장에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술은 사람의 판단력을 약하게 하는 반면 과감한 행동을 유발한다. 평소라면 들어가지 않을 위험한 지역에 쉽게 들어가 사고를 당하게 하고 한기를 느끼는 반응 정도를 경감시켜 저체온증에 빠지기 쉬운 상태를 유도한다. 아무리 수영에 자신 있는 사람이라도 균형 감각이 무뎌지면 평소처럼 헤엄치지 못해 물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건강한 음주는 반드시 지켜야 할 건강 음주 지침을 성실히 따르는 것이다. 특히 여름철에 적정 음주량 이상의 음주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본인의 주량을 정확히 인지해서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충분한 물과 함께 마시는 것이 좋다고 권고하고 있다. 자칫 소홀해지기 쉬운 여름철에 더 철저한 음주 습관이 필요한 이유이다.


2015년 7월 21일 국제신문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