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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신부전 환자의 건강한 여름나기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6-08-30 (화) 10:17 조회 : 1048


[김정희 동래유유요양병원 원장]


< 신부전 환자의 건강한 여름나기 >

여름이라는 계절은 무더위와 장마 등 변화무쌍한 날씨로 인해 건강한 사람들이 생활하기에도 신체에 부담이 적지 않다. 하물며 일반인에 비해 생체 조절 능력이 떨어져 있는 만성콩팥병 환자들이 건강하게 여름을 나기란 아주 어려운 일이다. 만성콩팥병(신부전) 환자들이 여름을 건강하게 보내려면 꼭 지켜야 할 사항이 몇 가지 있다.

우선 과일과 야채의 지나친 섭취를 피해야 한다. 여름철에 즐겨 먹는 과일과 야채에는 칼륨 성분이 많이 들어있다. 그런데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콩팥 기능이 저하돼 칼륨 배설 능력이 떨어진 만큼 칼륨 성분이 많은 과일과 야채를 지나치게 많이 섭취할 경우 고칼륨혈증에 빠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근육쇠약과 부정맥 증상이 나타날 수 있고, 심하면 심장마비도 유발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수분 섭취도 적절히 해야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들은 수분이나 전해질(나트륨, 칼륨 등)을 조절하는 능력이 감소되어 있기 때문에 땀을 많이 흘린 후 맹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이 발생해 심한 경우 의식 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말기 콩팥병 환자들은 수분 섭취가 과도하게 되면 체중 증가와 함께 심할 경우 폐부종까지도 발생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 그렇다고 해서 수분 섭취를 너무 줄이면 탈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에 물은 갈증을 느낄 때 개인의 콩팥 기능 상태에 따라 적당히 마셔야 한다.

피부감염도 주의를 해야 한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전신 피부 가려움증을 흔하게 호소한다. 가려움을 참지 못해 자꾸 긁게 되면 피부에 상처가 생겨 이를 통해 피부감염이 발생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하루 1회, 10~15분 정도 미지근한 물로 가볍게 목욕하고, 목욕 직후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장시간 햇볕 노출 시에는 긴 옷을 입거나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야 한다. 특히 복막투석을 받는 환자일 경우 복부에 관을 삽입하고 있으므로 더운 날씨에 관의 출구 및 입구가 습해질 수 있어 감염 예방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음식 조절도 필요하다. 날음식은 피하고 어패류는 익혀서 먹는 것이 좋다. 만성콩팥병 환자는 식중독 등으로 인해 설사나 구토를 하게 되면 탈수현상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따른 전해질 장애도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식중독 예방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행 출발 전엔 반드시 주치의와 상의를 해야 한다. 현재 자신의 건강상태에서 여행이 가능한지 우선 상의하고, 떠나게 될 경우 준비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좋다. 복용할 약은 충분히 준비하고, 처방전 사본을 지참해 유사 시에 대비해야 한다. 환자뿐 아니라 가족들도 약 이름과 주의사항, 응급처치 등을 숙지해야 한다. 여러 가지 돌발상황에서 대처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2016년 8월 30일 화요일
국제신문 2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