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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실에서] 술 대신 커피 권하는 사회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17-09-12 (화) 09:26 조회 : 856


신정범 동래유유요양병원장·재활의학과 전문의

[진료실에서] 술 대신 커피 권하는 사회

뇌졸중의 위험 인자 중에 고혈압이 꽤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고혈압 조절에는 약물적 요법과 비 약물적 요법이 있다. 약물적 요법은 병원에서 상태에 맞는 약을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다. 비약물적 요법에는 체중조절, 식이조절, 소금 섭취 제한, 운동 및 음주량 제한 등이 있다.

오늘은 중독성이 강하고 금단 증상이 심한 술에 대해 말해볼까 한다. 술은 오래전부터 마셔왔던 성인들의 기호식품이다. 최초에는 과실주의 형태로 마셨으며, 산업의 발달로 증류수 형태의 술이 많이 생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문헌상 삼국시대부터 술을 마셨다는 기록이 있고, 그 이후로도 과실주나 민속주의 형태로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사회생활을 위해 즐겨 마시는 술, 즉 에탄올은 의학적으로는 진정제로 분류되며 이런 종류에는 대표적으로 모르핀 등이 포함돼 있다. 심지어 모르핀은 알코올 중독자들의 파괴적인 음주 습관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 약물로까지 거론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제시하는 알코올 적정 섭취량은 남자 40g(소주 5잔), 여자 20g(소주 2.5잔). 이 이상의 알코올 섭취는 인체 여러 가지 장기의 손상을 초래하며 숙취와 수면 부족 등으로 일상생활에 능률 저하를 일으키기도 한다.

한국인들은 급하고 다혈질적인 성격이 잘 나타나는데 특히 술자리의 문화가 그렇다. 적어도 여러 곳에서 다양한 술을 마시는 것을 대체로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보건소에서 시행했던 절주사업의 슬로건이 ‘119’. 이 말은 1차로 소주 1병 이하로 마시고 밤 9시 이전에 귀가하자는 얘기다.

또한, 알코올은 마신 양과 기간에 따라 다양한 중독 증상과 금단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치료를 필요로 한다.

술은 정신을 흥분시키기 때문에 기분이 좋아지고 자기중심적이 되며 내가 이 세상의 주인공인양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황홀경에 빠지는 것도 문제다. 술자리가 종종 말다툼이나 싸움으로 발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술이란 좋은 사람과 가벼운 한잔은 즐겁지만, 폭음은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실수와 후회를 만들 수도 있다. 지인들과 그냥 인사말처럼 되어버린 ‘술 한잔 합시다’라는 말을 커피나 식사로 바꿔보는 건 어떨까?

2017년 9월 12일
국제신문 25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