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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여름나기 생강·대추 활용 음식 도움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5-06-05 (목) 13:53 조회 : 23


강동민 제세한의원 원장

예부터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뚜렷한 나라라고 얘기해왔다. 그런데 요즘은 기후위기로 봄 가을은 짧아지고 여름이 길어진다. 5월 말인 지금 벌써 덥게 느껴진다. 이 추세라면 추석 때까지도 더위가 이어질 듯하다. 한의학적으로 여름은 사계절 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시기다. 양기가 왕성하다는 게 좋은 의미로 들릴 수도 있지만, 그만큼 열기가 강하고 지치기 쉽다는 의미도 있다. 뜨거운 햇볕과 높은 습도의 여름철은 기력과 면역력이 약한 노인층에는 더욱 조심해야 할 계절이다. 여름이 길어지는 만큼 여름철의 건강관리 역시 더욱 중요해졌다.

한의학에서는 계절에 따라 인체의 장부 기능도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 여름은 특히 심장과 비위의 건강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여름은 불(火)과 심장(火)의 계절에 해당한다. 심장의 주요 기능이 혈액을 전신으로 보내며, 에너지를 발산하기 때문이다. 다만, 불이 너무 강하면 타버리는 것처럼, 심장 내부의 기운과 외부 열기가 너무 강해지면 과열에 의한 문제가 생기기 쉽다. 심장의 기운에 이상이 발생하면 가슴이 두근거리는 심계와 정충, 불면과 불안 등으로 안절부절못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럴 때는 맑고 시원한 차를 마시거나 편안한 환경에서 심호흡을 하며 명상을 하는 것이 좋다. 또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통해 심장의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

여름에는 식욕이 줄고 소화가 잘 되지 않는다는 이가 많다. 날씨가 더워 차가운 음식을 많이 먹고, 체내외의 온도차가 커져 비위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비위가 기혈의 근원이라 하여 중요하게 여긴다. 노인은 비위허약에 의한 설사 복통이 쉽게 나타날 수 있다. 비위에 무리를 주지 않기 위해 음식을 따뜻하게 조리해 섭취하고, 생강이나 대추와 같이 소화를 돕는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만드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 규칙적인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지나치게 땀을 많이 흘리면 인체의 진액이 소모되고 기력이 약해진다. 노인은 탈진이나 어지럼증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단순히 물만 마시는 것보다는 한방차나 전해질이 포함된 음료로 수분을 보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땀이 너무 많이 나면 맥문동탕이나 보음익기전과 같이 기를 보하고 땀을 안정시키는 한약을 처방 받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한여름 에어컨 사용도 주의해야 한다. 땀을 흘린 직후 에어컨 바람을 맞게 되면 몸에 한기를 침투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직접적으로 찬 바람을 쐬는 경우 관절통이나 복통, 심지어는 소화 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실내외 온도 차이를 적게 유지하고, 관절 부위는 가볍게 덮어주는 등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외출 할 때는 햇볕을 바로 받지 않도록 얇은 겉옷이나 모자 등을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여름은 생동감이 넘치는 계절이지만, 동시에 인체의 균형이 무너지기 쉬운 시기이기도 하다. 노년층은 체내 조절 능력이 떨어지므로 작은 변화에도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계절의 흐름에 순응하며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한의학적 지혜를 실천한다면, 더위 속에서도 건강하고 평온한 여름을 보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