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민 제세한의원 원장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 즉 ‘다이어터’들에게 있어서 명절 연휴와 함께 가장 큰 고비가 되는 시기는 바로 휴가철이다. 보통 휴가를 가기 전에 열심히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바다가 보이는 수영장에서 멋진 인생샷을 만들기 위해 굳은 결심을 하고 다이어트에 돌입한다. 하지만 정작 휴가를 떠날 때는 그런 결심을 남겨두고 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듯하다. 바쁜 일상 생활에서 벗어났다는 해방감과 함께 여러 맛집을 찾아다니며 온갖 산해진미를 즐기게 된다. 더욱이 애주가들이라면 술이 빠질 수 없는 노릇일테다.
그렇게 달콤한 며칠 간의 휴가가 끝난 후 정신을 차리고 나면 체중계에 올라가는 것이 무서워진다. 체중계에 오르지 않더라도 이미 온몸으로 자신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다. 후회를 하고 다시 다이어트를 시작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내년 여름이 오기 전까지 애써 체중계를 외면하는 것보다는 낫기 때문이다.
이렇듯 짧은 기간에 극단적인 다이어트를 하고, 다시 폭식으로 체중이 늘어나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흔히 ‘요요현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힘든 다이어트를 통해 줄어든 몸무게가 다시 원상태로 돌아가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기 전 원래의 몸으로 돌아왔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요요현상은 원래의 몸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원래의 몸보다 더욱 나쁜 상태가 되는 것이다. 체중이라는 숫자만 놓고 보면 분명 원상으로 복귀하는 것이지만, 체지방과 근육의 비율이라는 체성분을 보면 요요현상은 최악의 결과를 가져온다.
보통 요요현상이 일어나면, 처음 다이어트를 하기 전과 비교할 때 근육량이 줄어들고 체지방은 늘어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근육량이 줄어든 만큼 기초대사량은 떨어진다. 그런 후에도 체중이 점점 증가하기 쉬워지게 된다. 그리고 같은 몸무게일 경우에는 근육보다 지방의 부피가 더 크기 때문에 지방이 늘어난 만큼 겉으로 볼 때 살은 더 찌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요요현상은 살이 찌기 쉬운 체질인 ‘목음 체질’(열태음인), ‘토음 체질’(열소양인)뿐만 아니라 본래 살이 잘 찌지 않는 ‘금음 체질’(한태양인), ‘수음 체질’(한소음인)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체질적으로 마른 체질인 사람에게 살이 붙으면 좋은 현상이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것은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본래 타고난 체질상 마르기 쉬운 사람에게 살이 찐다는 것은 그만큼 자신의 신체 밸런스가 무너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살이 찌기 쉬운 사람의 비만보다 훨씬 위험한 상태라는 뜻이다.
이렇듯 휴가를 위한 짧은 기간의 극단적인 체중 감량과 휴가 기간 며칠의 방심이 체성분에 미치는 악영향은 지극히 크다. 만약 지금 읽고 있는 이 글의 내용이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된다면, 내년 여름에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본인의 체질에 맞는 체계적이고 장기적인 관리를 실시해 건강한 ‘다이어터’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