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철 웅진한의원 원장
수능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수험생들은 체력이 저하되고 불안감 때문에 정신적으로도 힘들어 하는 시기이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자주 졸거나 두통 비염 과민성 대장증후군 등이 발생하고 짜증이 잦아지면서 음식 양이 줄어들고 수면도 불안정해진다면 학습능률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학습 능률이 좋다는 것은 공부시간 대비 학습효과가 뛰어난 것을 말한다. 이를 위해서는 집중력·기억력을 항상시키고 책상 앞에 오래 앉아 있을 수 있는 지구력까지 길러주면 더 좋다.
그런 점에서 수험생은 집중력 저하를 막을 수 있도록 일단 ‘소식’(음식을 적게 먹는 것)을 해야 한다. 천천히 꼭꼭 씹으면, 침이 많이 분비돼 위장 운동에 부담이 줄어들게 된다. 또한 피가 위장 쪽으로 몰려가기보다 머리 쪽으로 많이 흐르게 됨으로써 머리가 훨씬 맑아진다. 1시간에 한 번씩, 백회(머리의 제일 높은 부위)와 풍지(귀 뒤쪽의 뒷머리 부분)를 마사지하듯이 수시로 문지르고 손끝·발끝을 자극하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눈을 감싸고 있는 눈 주위의 뼈를 엄지손가락으로 눌러주면 눈이 맑아진다. 두번 째는 장시간의 앉은 자세로 목·허리에 통증이 있다면 학습능률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1시간마다 잠깐씩 스트레칭과 허리를 돌려주는 체조로 굳은 근육을 풀어주고 혈액순환을 도와주어야 한다. 여기에는 견정 마사지 척추 기립근 마사지가 좋다.
다음 세 번째는 제일 중요한 수면 관리다.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때문에 수면시간을 줄여서 공부하는 것보다 푹 자면서 머리를 맑게 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다. 또 시험 일정에 맞춰 자신의 생체리듬이 최고가 되도록 조절해야 한다. 잠을 쫓기 위한 약물이나 카페인 복용은 오히려 긴장감과 불안감 등을 초래하고 숙면을 방해하게 된다. 그것이 장기간 지속되면 집중력 장애와 손떨림, 체력 저하로 수험에 나쁜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산조인(맷대추씨)이란 약재는 생으로 다려 마시면 잠을 쫓는 효력이 있지만 까맣게 볶아서 차로 마시면 잠이 잘 오게 한다. 대추차도 편안한 수면을 유도한다.
네 번째는 수험생이 가장 많이 겪는 증상 중 하나인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다. 새로운 음식이나 야식 찬 음식을 피해야 하는데 특히 회는 찬 성질이므로 과하게 먹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있을 때는 백작약을 감초와 1 대 1로 달여 먹으면 도움이 된다. 예를 들면 감초 4g, 백작약 4g, 물 200㏄를 약한 불에 다려서 차처럼 복용하고, 급한 통증일 때는 각각 20g에 물 500㏄를 약한 불에 250~300㏄가 될 때까지 달여서 진하게 먹는다.
총명탕은 학습과 기억에 도움을 주는 처방으로 백봉령 원지 석창포 등의 약재로 구성돼 있다. 한의서에 따르면 총명탕을 오래 복용할 경우 하루에 3000마디를 외울 수 있다고 한다. 총명탕은 두뇌 환경을 개선해 뇌 기능을 향상시키고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따라서 시험을 앞두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수험생들뿐만 아니라 치매가 걱정되는 어르신들에게도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