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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통, 한약으로 근본 치료 가능하다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1-09-01 (수) 11:36 조회 : 329


강종근 광도한의원 원장


생리통 안면신경마비 뇌혈관 후유증 2023년 11월까지 국민건강보험적용


생리통이라는 병명은 저에게는 조금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한의대 예과 시절, 그 당시 여친이었던 지금의 와이프에게 조금이라도 잘 보일 목적으로 도서관에 있는 책이라는 책은 다 뒤져 가면서 생리통에 대해 공부를 했기 때문입니다. 당시 본격적으로 질병에 대해 배우지 않았던 예과 시절이라 그 책들을 읽고 이해하기가 참 난감했고 어려웠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책을 공부해 생리통에 좋은 비법을 찾아 처방한 덕분에 여친의 증상이 많이 개선돼 어깨를 쫙 피고 폼을 잡았던, 저에게는 정말 은인과도 같았던 병명이기도 합니다. 아마 이때를 계기로 한방부인과에 크게 관심을 가졌고, 이후 대학병원 시절 전문의 과정에서 한방부인과를 전공으로 택하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빙산의 일각’이라는 말이 있지요. 겉으로 보이는 거대한 빙산 그 아래는 상상하기 어려운 만큼의 거대한 빙산이 있다는 것이죠. 우리가 보는 것이 정말 그 본질의 일부도 되지 않는 다는 그런 말이죠.

제가 오랜 시간 생리통에 대해 관찰해보니 생리통이야말로 그 말에 딱 부합되는 것 같습니다. 매월 때가 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설명이 어려운 그 통증. 하지만 그 통증 이면에는 너무나도 복잡한 원인들이 내재돼있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진통제 광고 문구 ‘두통 치통 생리통’을 늘 볼 수 있어 그런지 생리통을 잠시 우산 쓰고 말면 되는 소나기 정도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론 그리 만만한 질병이 아닙니다.

생리통은 속발성과 원발성으로 구분 할 수 있습니다. 자궁이나 골반 내 특정한 다른 병소를 가진 것이 속발성인 반면 다른 질환 없이 생기는 것을 원발성이라고 합니다. 속발성에는 자궁내막증, 자궁선근증, 자궁근종, 골반 염증 및 감염, 자궁 내 피임장치, 골반울혈증후군, 자궁 전후굴 등의 많은 질환이 포함됩니다.

한의학에선 생리통의 원인을 ‘불통즉통 불영즉통(不通卽痛 不營卽痛)’으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불통즉통’이란 스트레스가 많거나 몸에 기운이 막히는 ‘기체증’, 몸의 순환 등이 떨어져 아랫배나 손발이 차서 생기는 ‘한증’ 등으로 통하지 못해 생기는 통증을 말합니다. ‘불영즉통’은 신체 에너지가 떨어져서 생기는 ‘기혈허약증’, 타고난 선천적인 허약증세인 ‘간신허약증’으로 신체가 약해져 생기는 통증입니다. 여기에 체질적인 문제, 평소의 생활 습관, 직업 및 사회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 등도 함께 고려가 돼야 합니다.

사정이 아렇다 보니 생리통의 진단과 치료에도 많은 공이 들어가게 됩니다. 초경 시기, 생리주기와 기간, 생리 혈의 색과 점도 등 기본 문진부터 발병 시기, 생리주기와의 관계, 통증 시작 및 지속 기간을 비롯해 전신적인 불균형과 기혈 상태 등이 면밀하게 조사돼야 하는 것이죠. 매번 아프다고 진통제 몇 알 먹기에는 뭔가 아쉬운 마음이 들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요즘 ‘나심비’라는 신조어가 있습니다. ‘가성비’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셨을 테죠. 나심비는 가성비를 넘어 가격이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얼마나 만족할 수 있느냐 하는 그런 용어입니다. 제가 한의사이긴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생리통의 한방치료는 나심비가 뛰어난 치료입니다. 편의점에서도 구할 수 있는 진통제에 비하면 가성비가 떨어지는 것이 항상 마음이 불편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일부 제한 적이며, 모든 한의원에 적용되진 않지만 ‘첩약 시범사업’을 통해 생리통의 탕약이 시한부로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시점에선 생리통의 한방치료가 가성비에 더해 나심비까지 모두 충족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애오라지 치료에만 집중할 수 있어 한의사로서 홀가분한 심정이기도 합니다. 

생리통은 그저 하루 내리고 마는 소나기가 아닐 때가 많습니다. 정밀하게 진단하고 몸 상태를 파악하여 치료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인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