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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진단에 대한 진실과 오해
글쓴이 : 메디클럽 날짜 : 2024-07-02 (화) 09:33 조회 : 92


강동민 제세한의원 원장

영화 ‘범죄도시3’에서는 부하직원들에게 몸에 좋은 귀한 보약이라면서 공진단을 나눠주는 장면을 볼 수 있다. ‘더 지니어스’ 같은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머리를 좋아지게 하는 약으로 소개된다. 이처럼 공진단은 비싸고 귀한 한약의 대명사처럼 등장하곤 한다. 그런데 정작 공진단의 효능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비싼 만큼 만병통치약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그저 비싼 보약 정도로만 알고 있는 사람도 많다. 과연 공진단은 어디에 쓰는 약일까.

공진단의 약재 구성은 사향 녹용 당귀 산수유 등으로 이뤄져 있다. 몸의 진기를 보강하고 막힌 혈맥을 뚫어주어 기혈 순환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다. 한의학적으로는 수승화강이라고 표현하는데, 차가운 물의 기운을 위로 끌어올려주고, 뜨거운 불의 기운을 아래로 내려주어 순환이 잘 되도록 만들어주는 것이다. 이런 효능이 어우러져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면역력이 증진되며 피로회복과 함께 활력을 높여주게 된다. 이와 더불어 막힌 곳을 뚫어주는 사향의 효능으로 인해 신경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주므로 만성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현대인에게는 좋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공진단의 이런 효능은 대부분 사향의 약효에서 기인한다. 공진단의 가격이 비싼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사향이다. 사향은 사향노루의 향낭을 건조하여 만든 것으로, 구하기 힘든 약재이기도 하고 그만큼 비싼 약재이다.

그렇다면, 공진단은 ‘황제의 보약’이라고 칭송받을 만큼 최고의 한약인 것일까. 꼭 그렇다고 할 수는 없다. 공진단은 약재 구성 상 모든 사람이 두루 복용할 수 있는 좋은 처방인 것은 맞지만, 그것이 모든 사람에게 최적의 보약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사람의 체질과 증상이 동일하지 않은 만큼 각자에게 필요한 약도 달라지기 때문이다. 상처가 있어 아픈 사람에게는 한 알의 소염진통제나 항생제가 더 효과적이고, 과식으로 체한 사람에게는 소화제가 더 효과적이다.

하지만 스트레스와 만성피로로 지친 현대인에게는 공진단만큼 무난하게 쓸 수 있는 보약이 없다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중풍 치매 파킨슨병 등의 중추신경계 질환이나 협심증 하지정맥류 등의 심혈관계 질환에서 보여주는 공진단의 예방 효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공진단이 무난하게 복용하기 가장 좋은 한약인 또 한가지 이유는 특별히 체질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공진단만큼이나 유명한 처방인 경옥고 역시 비교적 무난한 보약이지만, 경옥고는 당뇨가 있는 환자에게는 적합하지 않으며, 비만인 사람도 조심해서 복용해야 한다.

아쉽게도 모든 사람에 만병통치약인 약은 아직 없다. 공진단이 비싼 만큼 좋은 보약인 것도 맞고, 선물용으로 쓸 수 있을 만큼 대부분의 사람이 복용해도 되는 약이지만, 만병통치약까지는 아니다. 자신의 체질과 상태에 대해 정확히 진단받고, 평소 적당한 운동과 건강관리를 통해 병이 오기 전에 미리 예방하는 것이야 말로 가장 좋은 보약이다.